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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들의 성향과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 역린
jojoys 2014-05-02 오후 4:08:25 19706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135분 안에 압축해 놓은 대하 사 / 15세 관람가 / 135분

이재규 감독 /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 개인적인 평점 : 7.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수목 이틀 연속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역린>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다들 잘 아시다시피 올해는 <역린>을 비롯해 7월 23일 개봉 예정인 하정우, 강동원 주연의 <군도:민란의 시대>를 비롯해, 7월 30일 개봉 예정인 최민식, 류승룡 주연의 <명량:회오리 바다>, 잠정적으로 7월 중에 개봉 예정인 김남길, 손예진 주연의 <해적:바다로 간 산적>, 여기에 올해 후반기에 개봉할 것으로 보이는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협녀:칼의 기억>등 제작비 100억 이상의 시대극들이 줄줄이 개봉을 예고해 수 많은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역린>은 과연 국내 영화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만 한 작품이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한 번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정유역변이 일어난 1777년 7월 28일, 그 날의 이야기

 

줄거리 스스로 "두렵고 불안하여 차라리 살고 싶지 않았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항상 목숨의 위협을 받았던 세손 이산. 그는 자신이 왕위에 오른 첫날인 1776년 3월 10일 조회에서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천명함으로써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았던 노론과의 사실상에 정면대결을 선포하죠. 연산군과 광해군이 왕위에 올았을 당시에 불었던 처절한 복수의 피바람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노론들은 그 날 이후, 정조(현빈) 역시도 언젠가는 그들 두 임금처럼 자신들을 척살하려들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정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역천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지난 1777년 7월 28일, 홍지해의 아들인 홍상범을 중심으로 정조의 목숨을 빼앗기 위한 암살 작전이 비밀리에 시작되면서, 정유역변을 둘러싼 하룻동안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답니다. ^^

 

★ <역린> 예고편 ★

 

    아시는 분들은 다들 잘 아시겠지만 <역린>은 현빈씨의 군 복귀작임과 동시에 첫 번째 사극 출연작이면서, 또한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등의 인기 드라마를 연출하신 이재규 감독님의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한 작품인데요. 앞서 말씀드린데로 <역린>이 올해 개봉 예정된 제작비 100억 이상의 시대극 중에서 첫 번째로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작품인 까닭에, 언론시사회 후 쏟아져나온 혹평에도 불구하고 변함 없이 국내 관객들로부터 굉장히 높은 관심을 받았던게 사실이죠. 그렇게 <역린>은 자신에게 쏟아진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말해주듯 개봉 첫 날인 430일, 일일 전체관객수(52만9,155명)의 절반이 넘는 28만7,872명의 일일 관객수를 기록한데 이어, 노동절이었던 5월1일에도 35만9,265명의 일일 관객수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압도적인 스코어로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는데요. 그렇게 개봉 이틀만에 누적관객 65만3,500명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역린>이지만, 한편으로는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과 극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탓에, <역린>이 흥행 여부는 아직까지 좀 더 두고 봐야할 것 같긴 하지만요. ^^;;

    제가 생각하기에 <역린>​의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들이 널리 좋아할만 한 영화'의 형태로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시 말해, 한국형 천만영화들의 공통된 특징인 단순하기 그지 없는 내러티브, 적당한 웃음과 억지 신파를 통한 감정 착취 그리고 적당한 볼거리 등의 조건 중, <역린>은 극히 일부만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이죠.

    제가 첫 날 관람한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만 하더라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관객분들이 <역린>을 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찾으셨었는데요. 영화가 끝난 후,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나는 이해가 안되서 그림만 봤다."라는 식의 대화를 나누시는 관객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더라구요. (특히, 여성 관객분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군요. ^^;;) 물론, <역린>이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들을 일일이 하나씩 다루고 있다보니, 장면의 전환이라던지 플래시백 등이 잦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에 <역린>관객들이 어렵지 않게 스토리 라인을 따라갈 수 있도록 충분히 알기 쉽게 각 장면들을 편집해 나열하고 또 자막까지 삽입해 넣고 있었던터라, 전 솔직히 <역린>을 보고 난 후에 "영화가 이해가 안된다.", "스토리가 산만하다."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의 말씀에 전혀 공감할 수가 없는데요. 차라리 너무 많은 인물들의 사연을 다루고 있는 탓에 "스토리에 깊이가 없다"라는 말씀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말이죠. ^^

​    여기에 또 다른 목격담을 더하자면, 어제(1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는 동안에는 남성 관객들의 불만에 가득 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제가 일부러 엿듣고 그런건 아니랍니다. 워낙에 대구분들이 목소리가 크셔서 안들을려고 해도 다 들리거든요. ^^;;) 그분들이 <역린>에 표하고 있는 불만은 "현빈씨의 비중이 너무 적다!", "군사들은 잔뜩 모아 놓기만 하고 정작 대규모 전투씬은 왜 없느냐!", "이건 뭐 내 돈 내고 지겹기만 한 유교 경전 수업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등 굉장히 다양하더라구요. 반면에 목요일에 목격한 여성분들의 반응은 수요일과는 달리 굉장히 좋았었구요. 그렇게 제가 이틀 동안 본의 아니게 목격한 여러 관객분들의 반응을 취합해 보니, 역시 영화는 100명이 관람하면 100가지 서로 다른 평이 나오는 컨텐츠라는 뻔하디 뻔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네요. ^^;;

 

 

 

효과적인 압축이냐, 억지로 구겨넣은 것이냐 그것이 문제!! ^^;;

    <역린>은 1777년 7월 28일 하룻동안, 시간의 흐름에 따라 궁궐 안팎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 속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둘 풀어놓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그리고 <역린>의 바로 이러한 전개방식이 관객들의 호불호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더라구요.

    솔직히 말해 전 <역린>이 풀어놓는 그 이야기 보따리들을 꽤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는데요. 정조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이 촘촘하게 짜여진 저마다의 사연의 끈을 타고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결국에는 정조에게까지 도달하게 되는 그 이야기 보따리들이, 저에게 있어서는 마치 대하 사극을 한 편의 영화 속에 압축해 놓은 것 같은 재미를 선사해줬거든요. 하지만 언론 시사회 직후 <역린>에 대해 혹평을 쏟아낸 여러 영화 전문 기자분들이나 제가 <역린>을 관람한 상영관에서 터져나왔던 수 많은 관객들의 원성을 봐서는, 저처럼 <역린>이 가지고 있는 플롯과 내러티브를 이 영화의 장점으로 느끼시는 분들보다는, <역린>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

대중들의 성향과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역린>

 

    개인적으로는 이재규 감독님께서 수 년간 TV드라마를 통해 쌓으신 내공이 여실히 느껴졌던터라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관람한 <역린>이었는데요. 전 관람 전 이미 언론 시사회 이후 쏟아져 나온 수 많은 혹평들을 미리 접했던 덕분에 <역린>에 대한 기대치가 전혀 없었던 것도 제가 <역린>을 흥미롭게 관람하는데 분명 일조 하긴 했겠지만, 그보다는 <역린>이 보여주고 있는 입체적인 내러티브가 저에게 있어서만큼은 <역린>의 확실한 장점으로 느껴졌던 것이, 저로 하여금 스크린 속 1777년 7월 28일의 그날 속으로 깊게 빠져들 수 있게 해줬던게 아닌가 싶네요.물론, 지금까지 온라인 상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반응을 봐서는 저와는 정반대로 느끼신 분들이 훨씬 많은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 

 

    아무래도 <역린>은 여러면에서 지난 2012년에 개봉했던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비교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단순한 플롯과 내러티브, 웃음과 눈물을 통한 감정 착취, 여기에 기득권층에 대한 국민들의 울분 등을 교묘히 건들여줌으로써 대중들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했던 덕분에 1,232만3,291명이라는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4위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데요. 그에 반해, <역린>은 등장 인물들의 화려한 복색을 비롯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은 것만 같은 아름다운 영상등을 통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 밖에 부분에 있어서는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비해 대중적인 요소가 많이 부족했던게 사실이죠. (대신, <역린>은 <광해, 왕이 된 남자>처럼 표절은 안했지만요. ^^;;)

    리뷰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 관객들은 단순한 내러티브 속에 어떻게든 웃음과 눈물을 뽑아내는 감정 착취, 여기에 화려한 볼거리나 대중 선동성 코드등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는 종합선물세트형 작품을 선호하는 까닭에, 이같은 대중들의 취향에 부합하지 못한체(물론, <역린>도 웃음과 눈물, 대중 선동성 코드를 담아내려고 시도는 했지만, 말 그대로 '시도'만 하고 있을 뿐이었던터라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죠. ^^;;) 드라마에만 치중하고 있는 전개를 보여주는 <역린>이 과연 얼마만큼의 최종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긴 하네요. ^^

    <역린>​이 정유역변을 모티브로 완전히 새롭게 쓰여지다시피 한 픽션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제 사건과 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고 관람하시면 조금이나마 더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래에 정리해 놓았으니(정조, 정순왕후, 혜경궁 홍씨는 위에 있는 가계도를 참고하시면 된답니다. ^^), 영화를 보시기 전에 한 번쯤 읽어보고 가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ㅎ

    전 그럼 이쯤에서 <역린>​ 리뷰는 마치고 또 다른 영화 소식으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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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2014, 逆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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