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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동물실험을 반대한다... 프로젝트 님
ldk209 2012-08-13 오후 4:24:27 393   [1]

 

무책임한 동물실험을 반대한다... ★★★☆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젝트 님>은 태어난 지 고작 2주 만에 인간에 의해 어미에게서 강제로 떼어져 인간들의 손에 의해 키워진 침팬지 님의 고단한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연구를 한다며 어린 침팬지를 데려왔음에도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종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심했고, 선의를 가지고 님을 대한 사람들조차 끝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낯선 곳에 자신을 버리고 일 년 만에 찾아온 교수를 알아보고 기뻐하며 새로운 희망을 품었던 님의 믿음은 인간에 의해 밟혀졌고, 님은 좌절하고 울부짖는다.

 

다큐멘터리 <맨 온 와이어> 감독인 제임스 마쉬의 <프로젝트 님>은 기본적으로 전작과 동일한 구성과 느낌을 가지고 있다. 대단히 풍부하고 다양한 과거의 자료들과 관계했던 인물들의 인터뷰를 결합한 방식, 음악의 적극적인 활용과 같은 것들. 인터뷰에 응한 인물들 중에는 분명 악당으로 묘사될 인물들이 있고, 심지어 아마 이들이 자료의 상당 부분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이면에 감독을 포함한 제작진의 엄청난 고생이 담겨있음을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언어를 가르치겠다는 의지로 님을 데리고 온 컬럼비아 대학의 허버트 교수, 처음으로 님을 맡아 인간 자식과 똑같이 키우려고 노력한 스테파니, 체계적인 교육을 도입하려 했던 로라, 조이스, 빌, 허버트에게 버림받은 님과 친구가 되어 성심껏 보살펴 준 밥, 백신 실험용 동물이 된 님에게 동정을 보인 뉴욕대 제임스 박사,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려 했지만 침팬지를 잘 몰랐던 클리브랜드와 마리온 등, 영화에 등장하는 침팬지 님과 관계된 인물들은 어떻게 보면,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연상하게 한다. 사실 현실 사회에서 의도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없는 것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이들도 의도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은 없다. 이들은 대게 인간을 위해서(!) 또는 자금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악당 역할을 떠맡을 뿐이고, 의도하지 않은 악행을 저지를 뿐이다. 그러나 의도한 악행보다 의도하지 않은 악행이 더 끔찍한 결말을 가져올 수 있다.

 

영화는 주제로만 본다면 그렇게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라 보기는 힘들다. 사실 왜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 했는지 주제 의식도 모호하다. 천재 침팬지 님의 일생을 보여주기 위해? 아니면 동물실험에 대한 환기를 위해? 영화는 두 가지 모두 모호하게 다루고 있으며, 특히 동물실험과 관련해선 좀 더 체계적인 자료와 통계 등을 인용, 집중적으로 다뤄야 하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일종의 출입문 역할에 스스로를 위치시킨다는 입장이었다면 충분히 가능한 전략이라고는 본다.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한 자료에서, 침팬지, 토끼, 비글 등을 이용한 온갖 동물실험에서 얻어진 결과는 ‘이런 동물실험이 인간의 안전에 유의미한 결과를 별로 가져오지 못했다’라는 것이라고 한다.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 결과가 이러함에도 동물실험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왜? 우선 ‘신화’에 대한 믿음이다. 이는 동물실험의 주체들보다는 실험을 거친 제품의 사용자들에게 더욱 강력한 신화다.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은 인간에게도 안전하다라거나, 좀 찝찝하기는 해도 그래도 동물보단 인간이 중요한 거 아니냐는 믿음이 그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왜 인간들의 안전을 위해 동물들이 극심한 고통과 죽음을 당해야 하는냐’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해 봤자 별 필요가 없다. 이건 결국 가치관의 문제일 테니깐.

 

더 중요한 건, 동물실험의 목적이다. 별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함에도 꾸준히 동물실험이 계속되고 있는 건 바로 일종의 면책사유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 미국에서 화장품이나 의약품의 부작용으로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 제조사에서 제일 중요하게 제출하는 서류가 동물실험 자료라고 한다. 그러니깐 동물실험을 통해 안정성을 입증했으므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동물실험이 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거 뭔가 뒤바뀐 거 아닌가? 결국 동물실험은 결코 인간을 위한 실험이 아니며, 무책임한 자본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실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저러한 생각 속에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건 차라리 침팬지들이 인간을 지배하는 <혹성탈출>이 지금보다 훨씬 인간적(!)인 사회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 침팬지 님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장면을 보면 영화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이 떠오른다.

 

※ 고릴라가 고양이를 안고 귀여워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프로젝트 님>의 침팬지 님도 고양이가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이 나온다. 고양이를 이뻐라 하는 건 영장류들의 공통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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