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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사랑의 독약을 마시다... 봄날은 간다
voice1 2001-09-18 오후 2:31:43 887   [2]
누군가...사랑이 없으면...세상은 지옥일꺼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때문에...종종...지옥을 만난다...
사랑해서 기쁘고...사랑때문에 아프고...
사랑이 가지는 이 기막힌 모순...
비록 사랑이...죽음을 가장한 향긋한 포도주라할지라도...
아마...우리는 행복해하며...기꺼이 축배를 들지는 않을까?

...허진호 감독이 4년만에 내놓은 영화 [봄날은 간다]...
[신라의 달밤]이 그랬고 [친구]가 그랬듯이 복고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혹자는 시류의 편성의 얄싹한 상술이 아닐까 라고 의심하기도 하지만- 제목의 이 영화는...마치...달콤한 포도주 같기도 하고...아주 쓴 독약같기도 한 영화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사랑때문에 행복했고 사랑때문에 아팠던 지난 기억이 떠올라...몸서리를 쳐야했다.
1시간 40분동안 오르내린 지옥과 천국의 엘리베이터.
마지막 크레딧 타이들이 올라갈때...나는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다,

.....
...영화는 겨울부터 여름의 끝자락에 이르기까지...사랑의 희노애락을 노래한다.
때론 빠르게...때로는 느리게...그러나 대부분은 아주 천천히...
관객은 굳이 영화 스토리를 따라가려고 머리를 굴리거나...
어설픈 분석을 위해 잔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좋다.
영화는 아주 천천히, 창호지에 물이 배이듯...조금씩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느순간...은수가 되고...상우가 되어...스크린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허진호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보여줬던 절제된 감정과 고정된 샷, 그리고 다른 영화에 비해 확연히 긴 호흡을 통해 다시 한번 관객을 유혹한다.
그러나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느꼈던 이질감이나 생경스러움보다는... 오히려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 혹은 가장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이라고 표현한다면...허진호다움을 왜곡하는 말이 될까?

그렇다고 해서...허진호를 결코 친절한 감독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관객은 가끔 배우들의 심리와 이질감을 느끼기도 하고...어느순간 단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들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이 얼마나 기막힌 호흡인가?)

......
겨울부터 여름의 끝자락까지 모두 아우른...정성스런 화면과...
마치 관객을 응시하는 듯한 자잘한 소품들...
그리고 오랜동안 고민한 듯한 셈세한 미장센과 카메라 워킹...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건... 그저 예쁘기만 했던 이영애와 어설픈 연기로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던 유지태가 드디어 영화속에서 배우로 환골탈태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특히 늘 단아하고 정갈한 모습만 보여줬던 이영애의 연기변신은...
그녀의 팬이기 전에,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슬픔을 강요하지는 않지만...왠만한 최루성멜로 영화보다 강한 슬픔을 느끼게 만든다.
...사랑이...어떻게 변할 수 있니...?라는 상우의 나즈막한 읊조림...
그러나...사랑이 끊임없이 움직이라는 걸 알고 있는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그의 공허한 읊조림에 다시한번 가슴을 쓸어내릴 수 밖에 없다.
귓가에 맴도는 쏴~쏴~하는 대밭과 철썩이는 파도소리....
그리고...바닷가에서 이영애가 흥얼거리던 노랫소리...

마지막 타이틀이 다 올라갈때까지...나는...사랑에 취한 사람처럼, 아니...떠난 사랑이 주는 달콤한 아픔에 취한 사람처럼 멍한히 넋을 놓고 앉아있었다.

...그리고..조용히 읽어서면서 되뇌었다...
그래도 사랑이 하고 싶다...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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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2001, One Fine Spring Day)
제작사 : (주)싸이더스, Applause Pictures, Shochiku Films Ltd.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Applause Pictures, Shochiku Films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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