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HIS LOVE IS REAL BUT HE IS NOT... 에이 아이
tonypooh 2004-01-26 오후 7:10:47 2012   [9]

생각치도 못한 먼 미래의 모습이었어.

생명은 서서히 꺼져가고, 인간은 살기 위해 서로를 제한하고.

모든 게 인공으로 가득찬 어두운 도시들 뿐인 세상이었어.

그 속에서 나 역시 인공으로 태어난 데이빗을 만났고, 넌 감정없는 로봇이었어.

7개의 단어를 입력시켜 주기 전까지는 그냥 돌아다니기만 하는 인형같은 존재였으니까.

엄마만을 쫓던 깜빡이지 않는 눈동자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말야.


그런데 어느 순간, 인공적이었던 네가, 사람처럼 느껴지더라.

엄마를 따라하는 호기심어린 눈빛에, 그리고 날 깜짝 놀라게 해버린 깔깔대던 그 웃음 소리에.

물론 그 웃음은 프로그램에 의한 조작된 웃음이었고

늘 그랬던 것처럼 인공적인 것들은 존재의 위기를 겪게 되는 것 같았어.

엄마의 사랑을 받던 데이빗 너 마저도 말이야.



"엄마! 만약 피노키오처럼 내가 진짜 아이가 되면 집에 가도 되나요?"

"그건 그냥 이야기일 뿐이란다, 데이빗."

"하지만 그 이야기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얘기해줬잖아요."

"이야기는 진짜가 아니야. ... 넌 진짜가 아니야!"



그렇게나 널 아껴주던 엄마의 입에서 네가 진짜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때, 마치 난..

벌어진 내 상처를 누군가가 깍지 낀 두 손으로 내리치는 것처럼 아팠어.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말야.

네가 그토록 사랑했던 네 엄마의 사랑은 이런 식으로밖에 끝을 볼 수 없었던 걸까?

원망스러웠어. 참 많이도.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에 이렇게 낙심한 적... 아마 없었을 거야.

그 정도로 네가 안쓰러웠고, 우는 모습조차 사랑스러웠고, 널 순간 진짜 아이라고 생각했었어.

그 후로 너에게 찾아온 수많은 역경과 고난은 무거웠던 내 가슴을 완전히 내려앉게 만들더라...



mecha 보다는 Orga이길 바랬고,

먹어서 고장날 네 몸 걱정 보다는 엄마와 함께 앉을 수 있는 식탁이 좋았고,

2000년이 넘는 고된 여행 보다는 엄마와의 단 하루가 절실했던 너였으니까.



그랬던 너였으니까... 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네게 미안했고, 또 안쓰러웠어.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너의 사랑을 내게로 맞춰놓고도 싶었어.

하지만 흘려버린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나 역시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는 없었어.



... 그렇게 시간은 2000년이 지나버렸고 힘겹게 얻은 엄마와의 하루에서 

난 네가 슬플 때 어떻게 우는 지 알고 말았어.

사랑에 목말라 항상 젖어있던 네 눈이긴 했지만, 그 때면 난 언제나 네 눈물을 보지 않으려 눈을 감곤 했거든.

근데 넌... 이렇게나 예쁘게 울었었구나.

정말 슬픈 순간에 떨어지는 눈물 방울이 이토록이나 구슬프면서도 애잔했었구나.

깊은 눈동자를 붉게 만들지도 않고, 얼굴을 찡그리지도 않고,

눈썹 사이만 살짝 구겨 또로록 눈물만 흘려냈었구나.

네 하얀 피부에 눈물이 닿지도 않는 듯, 아주 매끄럽고 빠르게 말야...

이 표정이 너의 긴 여행과 늘 같았다면, 진작에 기억해둘 걸 그랬어.

눈을 감아도, 우리가 다시는 못 볼 사이가 되더라도 그 예뻤던 모습을... 기억해낼 수 있게 말야.


하지만...


사람들은 너의 이런 아픔도 모른 채, 자신들이 존재하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진짜와 가짜에 대해 논했겠지.

자신들이 만들어 낸 너와 같은 존재는 가짜, 그리고 자신들은 진짜라고 말야.

하지만 세상에 진짜다운 진짜가 있기는 한 걸까?

엄마를 향했던 너의 그 사랑보다 더 진짜같은 사랑이 존재할 수는 있는 걸까? 응?

넌 누구보다 사랑을 잘 알았고, 사랑을 위해 살은 아이야, 데이빗. 난 그걸 알아.

사랑이 없던 세상에서 넌, 살아있다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아이였고,

너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넌, 진짜 아이가 되어 있었어. 네가 굳게 믿었던 피노키오 이야기처럼 말이야.





"데이빗은 11살입니다." (David is 11 years old)

"그의 몸무게는 60파운드 입니다." (He weighs 60 pound)

"그의 키는 4 feet, 6 inches 이구요." (He is 4 feet, 6 inches tall)

"그는 갈색머리를 가졌습니다." (He has brown hair)



그리고...


"그의 사랑은 진실했지만 그는 가짜였습니다." (His love is real but he is not)


하지만, 적어도 제 눈에는...



데이빗은 버려지던 순간부터.. 진짜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진실했던 사랑과, 그 자신은 모두 진짜였습니다.


데이빗, 부디 엄마와 함께 꿈이 태어난 곳에서 행복하렴.

 

 


(총 0명 참여)
1


에이 아이(2001, A.I. : Artificial Intelligence)
제작사 : DreamWorks SKG, Warner Bros., Amblin Entertainment, Stanley Kubrick Production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공식홈페이지 : http://aimovie.warnerbros.com/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75907 [에이 아이] 데이빗이 인간이 되는 지점 (2) hwangtejya 09.08.25 1282 0
60352 [에이 아이] 가슴뭉클한 영화 (2) remon2053 07.11.01 2678 6
59452 [에이 아이] 에이 아이 (1) hongwar 07.10.11 2019 5
31861 [에이 아이] tuck&patti의 i will을 들으며 a.i를 추억한다... leonheart2 05.12.02 1851 2
현재 [에이 아이] HIS LOVE IS REAL BUT HE IS NOT... tonypooh 04.01.26 2012 9
13770 [에이 아이] 영화인이라면 꼭 봐야함(절대강추) jinabc2 03.07.05 1547 8
6417 [에이 아이] A.I 감동적인데... 어제 내가 올린글 삭제했네. (1) zeppelin 02.03.30 2030 5
5872 [에이 아이] ★☆ ** 우리에게 보내는 작은 메세지 ** ★★ (1) monono1997 02.02.10 1915 8
4055 [에이 아이] 어쩌면... 모든사람들이 이 영화를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monono1997 01.10.14 2659 15
3485 [에이 아이] [A.I.]를 보 았 다 yomyo 01.09.08 1632 9
3463 [에이 아이] 너무 재미 있어요 (1) tisue1234 01.09.07 1160 4
3419 [에이 아이] 넘넘 슬퍼요~~★ x-zzo 01.09.03 1293 3
3418 [에이 아이] [A.I.]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동화〈데이빗 이야기〉 happyend 01.09.03 2684 13
3353 [에이 아이] 왜 이 영화를 보냐구요? (1) dalsory 01.08.29 1591 6
3274 [에이 아이] 이룰 수 없는 피노키오의 꿈 googoodolly 01.08.25 1581 5
3273 [에이 아이] 나 혹시...로봇아냐?? limes7 01.08.25 1292 4
3230 [에이 아이] [A.I] 데길...ㅡㅡ kek0426 01.08.24 1683 7
3228 [에이 아이] 인간보다 순수한사랑 hiphopdd 01.08.24 1537 4
3222 [에이 아이] 생각할 수 있는 영화 aqumm 01.08.24 1314 4
3214 [에이 아이] 정말 괜챦은 영화!!!! juvis7 01.08.24 1341 2
3206 [에이 아이] A.I.는 한마디로.. hbgn101 01.08.23 1814 3
3195 [에이 아이] 나는 A.I를 보고 왜 인간들이........... shshin129 01.08.23 1540 4
3190 [에이 아이] 인간이기에...... vhrtm 01.08.23 1058 2
3187 [에이 아이] 에이아이......감동의 휴먼스토리... jwmc10 01.08.22 1399 4
3182 [에이 아이] 역쉬 헤일리였다. (1) loveae84 01.08.22 1020 4
3175 [에이 아이] [A.I]를 보고 iaoi 01.08.22 1027 1
3158 [에이 아이] [A.I] 역사는 되풀이 된다 laputa80 01.08.21 1019 3
3127 [에이 아이] [A.I]를 보고 ddno30 01.08.20 1062 1
3112 [에이 아이] (영화사랑)A.I★★★★★ (1) lpryh 01.08.19 1353 3
3096 [에이 아이] [<쩡] 인간이 되고픈... (1) MI1029 01.08.18 852 1
3095 [에이 아이] 데이비드는 정말 기계인간인가? (2) ssamjjang 01.08.17 1058 3
3087 [에이 아이] 난 재미있던데... albbu 01.08.17 854 1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