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치>는 선택의 자유와 그 선택의 응답으로 가해지는 사건의 반동, 즉 인과응보에 대한 감정을 폭발적으로 다룬 일종의 야단법석-난봉 파티와 같은 영화다. 우리가 이곳의 거주자들과 만날 때까지 이름만으로는 매혹적으로 끌려 보이는 나라 영국의 평판 나쁜 무자비한 주먹세계의 현실의 세계를 알지 못한다. 그렇다,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인 쌩양아치들의 뒷마당을 영국 런던의 시점에서 관람한다. 총알 이빨 토니(bullet tooth tony)와 4손가락 프랭키(Franky four fingers) 그리고 위풍당당 보리스(borris the blade)중 어느 누구도 신중한 결정을 하지 않으면 엿먹을 처지다. 그렇게 되고싶지 않으면, 대가를 치러라. 가이 리치 영화에서 나쁜 선택에 대한 대가는? 생각하기도 싫겠지만, 팔이나 머리를 잘리거나 아님 총알세례를 받거나 아무튼 결국 갈아만든 돼지용 사료가 되고싶지는 않겠지? 이상 그 목록을 더 나열하자면 하루 반나절은 걸리겠지만..... 만일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주어진 임무에 실수를 반복할라치면 일찌감치 짐싸서, 토끼는게 상책!......
<록 스톡 앤 투 스모킹 배럴스>와 같이 <스내치>의 초점은 '불로소득'에 혈안이 돼있는 하지만, 마차바퀴처럼 돌고 도는 그들의 비열한 범죄의 악순환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뒷골목 뜨내기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미국, 영국, 러시아, 덤으로 랍비를 등장시킨 이스라엘까지 다국적 암흑조직(호의적인 뉘앙스)-깡패(직설적인 뉘앙스)들이 좌충우돌하는 '그들만의 리그'는 각 국적에 맞게 마돈나의 댄스(Lucky Star), 펑크(Specials), 폴카 등의 음악을 아우르며 뒤적박죽된다. 화기와 흉기, 얼간이 폭력단, 건방진 영국 양아치의 악센트와 뻣뻣한 엉덩이를 내미는 험악한 행태들로 가득한 판도라의 박스를 열면, 어떤 하나의 결정과 그 이후의 결과를 집중 조명하는 인과관계를 묘사하는 가이 리치의 공식이 담겨있다. 이 결심들 뒤에 배치된 캐릭터들은 보통 자만심으로 가득 차고, 서로 공모한 불한당 같은 놈들로 그려진 3류 만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이 인물들이 쫓고 쫓기는 설상가상의 스토리를 보는 재미는? 예! 당연히 재밌죠. 가이 리치영화의 특징은 <스내치>나 <록 스톡 앤 투 스모킹 배럴스>나 모두 극중 캐릭터들이 쫓는 건 단순히 돈이라는 단순 명료한 명제가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 무식, 과격으로 대변되는 물고 물리는 스피디한 전개와 엉뚱깽뚱함이란.....
포커 게임이나 골동품 장총 두정 대신에 이번에는 왕방울 만한 86캐럿 다이아몬드가 "자! 이제부터 이걸 손에 넣는 놈이 임자다, 가져봐, 가져봐!"라는 식으로 허영과 방종의 심벌을 드리 내민다. 물론, 이 단순, 무식, 과격한 분자들은 앞 뒤 가리지 않고 "뭐! 짓깐게 대수남유! 어차피, 피장파장 찜한게 임자래유"라는 식으로 달려든다. '죽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고..... 별 재미도 없는 진부한 농담만 씨부렁거리는 긴털 수염과 뚜껑이 긴 모자를 눌러쓴 유태인 랍비같은 떼거지들이 보안카메라에 잡히는 색다른 장면을 시작으로 필름의 뚜껑은 뽕! 하고 열린다. 지금 여기가 어디야!-생각을 미쳐 정리하기도 전에 알게 모르게 필름은 푱! 급작스런 점프를 하고 보석강도인지 아닌지도 분간도 못할 찰나네 그들 중 한 맴버인 베니치오 델 토로는 그의 팔에 귀중품을 담은 서류가방을 달고 있다. <록 스톡 앤 투 스모킹 배럴스>에도 출연했었던 재이슨 스태이섬(Jason statham)의 낯익은 얼굴과 함께 장황한 오프닝 모놀로그(독백) 디테일링(세부묘사)속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에 그의 극중 이름은 터키쉬(Turkish)란다. 터키 사람인가? 아님...터키탕...켄 터키(?) 후라이드 치킨...
각자 그들의 캐릭터들은 각각 약간은 다른 동기에 의해 서로 군침을 삼키며 기다린다. 집시 믹키 오닐(브래드 피트), 와우! 한방에 속전속결로 끝내버리는 엄청난 괴력의 펀치를 가진 그는 덕분에 엄청 골치 아픈 난관 속으로 빠져든다. 브릭 톱(알란 포드)은 돼지들의 소화불량을 막기 위해 인육을 갈아서 먹이는 별난 취미를 가진 최 악질 중 악질 보스로 등장한다. 터키쉬(스태이섬)그리고 그의 가장 친한 친구 타미는 복싱경기의 흥행주최자가되고 결국 브릭 톱의 밥이 되버린다. 한마디로 ×××(엿)된 거다. '라스베가스에서 주색을 잡으며'가 주특기인 게임광 프랭키 포 핑거스(베니치오 델 토로)는 다이아몬드가 든 가방을 가능한 한 안전하게 라스베가스로 배달하는 것이 임무다. 이들 각자의 연기는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다.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알란 포드를 필두로, 브래드 피트는 수수께끼 같은 집시 떨거지 무리의 장을 마다 않고 맡아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다. <파이트 클럽>이후 최고의 불한당 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근육질의 몸매에 쌈박질로 연명하는 싸움꾼의 이미지에서 이전 영화<조 블랙을 만나라>에서의 표지모델과같은 그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연기만 가지고 따지자면, 날로 일취월장하는 남성적 이미지가 정말 인상적이고 돋보인다.
그런데 사실, 이 뒤죽박죽 얽히고 섥힌 캐릭터들과 그 자극동기들은 조금은 혼란스럽습니다. 도저히 그들이 아니라 관객이 앞 뒤 분간 못 할 정도로 구성된 가이 리치의 폭주 기관차 같은 이야기 전개 때문인지..... "잘못하면 당신(관객)이 엿 먹습니다". <스내치>는 <록 스톡....>보다 조금 더 아니 한참을 더 나아간 복잡한 내러티브(이야기) 구조를 가지고있다. 또 엄청 꼬고 비틀고, 한편으로는 지리멸렬 하다고 느껴버릴수 있을 정도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끊임없는 액션과 분위기를 방방 띄우는 음악이 있다는 건 보장할 만 하다. 그런데 이런 남성 마초적인 파워풀한 액션에 왜? 가이 리치는 여성 캐릭터에는 관심이 없는지.... '총열에 별무늬가 새겨진 샷건을 든 다이크(Dike)들이 "이런, 젠장 네가 원하는 게 뭐야?"라고 외치는 장면을 상상해 보는 것도 가이 리치표 영화라면 전형적인 틀의 하나로 내세울 수 있는 살인 청부 캐릭터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 까도 싶다. 차기 작에는 혹 페미니즘 아님 동성애...
그러니까... 결국, 한 마디로, 이 영화 <스내치>는 그런 대로 괜찮은 영화다. 훌륭한 제작자와 멋진 캐릭들이 꾸민 가판대 만화같이 짧고 굵직한 속 시원한 맛이 있는 그런..... 각양 각색의 언어(특히 집시들의 언어는 도대체 이 놈들이 뭐라고 씨부렁거리는 겨?)는 골 깨는 수준이다. 타란티노식의 폭력이 난무하는 단순한 영화라고 결론 내리는 섣부른 비교보다는 '음, 스내치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라는 점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록 스톡....> 그리고 타란티노의 치즈버거, 프랜치 후라이운운하는 <펄프 픽션>과는 다른 가이 리치만의 독특한 흔적을 볼 수 있는 영화..... 장면 장면을 바꾸는 편집에 총알장전 롤의 회전에 겹쳐지는 장면전개, 몽타주처럼 , 카메라 셔터처럼 착착 넘어가는 현란하고 숨가쁜 화면. 그리고 장면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절묘한 음악의 삽입은(자기 마누라'마돈나'의 '럭키스타'를 몰래 삽입하는 구여운 짓을 감히...), 어쨌든 <록 스톡 앤 .....>로 보편적인 호평을 받았던 가이 리치의 비슷비슷한 캐릭터들과 자극제를 새로이 가공해서 전편과는 다른 무언가를 창출해 내려한 노력이 보이는 작품이다. 그런데 한가지, 언제부터 이탈리아의 시실리안이 주름잡던 마피아 시대는 가고 영,미,러의 뒷골목 건달들이 판치는 수준 떨어지는 조잡한 스토리가 영화의 주 매뉴로 떠오른 거지? 그래도, 깡패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은 대부 못지 않던데?...... 정말 아이러니야, 아아....아아 아이러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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