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유 데이>는 그 동안 공포스릴러 각본을 꾸준히 써 왔고 몇 해 전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한 <우먼 인 블랙>을 연출한 제임스 왓킨스의 작품이다. 이 전에 보여줬던 작품과는 전혀 다른 본격 액션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야기는 소매치기로 파리에서 한탕 한 후 의대 진학을 꿈꾸는 마이클(리차드 매든)이 의문의 여성의 가방을 훔치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폭탄이었고, 테러범으로 몰린 마이클은 cia요원 션(이드리스 엘바)에게 쫓기게 되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마이클이 진범이 아님을 직감하고 누군가가 일부러 테러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 쪽으로 수사방향을 돌리고 마이클은 누명을 벗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션과 함께 그들을 쫓게 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프랑스 내에 테러를 미국인이 저지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내부의 문제를 외부인이 저지한다는 점은 흥미롭지만 그들이 미국인이라는 것에선 <에어 포스 원>과 같은 작품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소매치기와 cia요원의 조합은 또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인물과 캐스팅이 꽤 잘 어울렸다. 이드리스 엘바는 수많은 헐리웃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액션으로 믿음을 주었고, 리차드 매든도 <왕좌의 게임>을 통해 미드 팬에겐 많이 알려진 배우이다. 특히 둘의 케미가 생각보다 좋았고 조이(샬롯 르 본)과 함께하는 마지막 액션 장면도 꽤 흥미로웠다. 기대했던 파리 도심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곤 그 동안 봐왔던 다른 액션물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고, 후반부에 반전은 너무 예상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몰입감이 조금씩 떨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액션영화들이 국내에 수입되어 나름 괜찮은 흥행성적과 작품성을 보여줬다. <바스티유 데이>는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조금 아쉬운 점은 있지만 캐릭터의 새로운 조합과 캐스팅이 또 다른 매력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악역의 캐릭터가 좋지 않거나 신선하지 못하면 작품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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