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화가>는 <전국노래자랑>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이 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수지의 주연작이라는 것이다. 이야기는 실존 인물인 신재효와 그의 제자이자 최초의 여성소리꾼 진채선에 대해 전개된다. 당시엔 여성이 소리를 한다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재능과 열정이 있더라도 무대에 서지 못했었다. 하지만 언제나 개척자는 있듯이 진채선이 이를 해낸다. 첨엔 남장도 시도하지만 쉽게 사람들에게 들통이 나서 결국 정면 돌파를 해내려고 한다. 신재효 또한 첫 대면에선 반대를 하지만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는 적극적으로 돕다가 결국 스스로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영화는 진채선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된다. 수지는 영화 내내 뛰어나진 않지만 어김없이 중요한 장면에서 스타성을 내뿜는다. 그리고 류승룡 역시 극의 중심을 잘 잡아주는 연기를 보여줬다. 문제는 역시나 이야기였다. 음악을 다루는 영화답게 클라이맥스에서 꽂히는 음악으로 감동을 주어야하는데 대원군 앞에서 부르는 심청가는 수지 매력이 돋보이는 장면이긴 하나 결국 이 장면은 클라이맥스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왜냐면 뒤에 이야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장르가 갑자기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신재효와 대원군 사이의 진채선이 놓인 멜로드라마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재효와 애틋한 장면이 좀 더 부각되었어야 후반부가 좀 더 살았을 것인데 그러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수지에게 모든 포커스가 맞춰진 작품이었다. 그 만큼 그녀의 스타성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승기가 주연한 <오늘의 연애>를 보고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배우에게 스타성, 존재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꼈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작품을 온전히 만들기 위해서는 그 보다도 기본이 되는 이야기가 우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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