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저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를 진짜 안 좋아합니다.
예전에 '억수탕'이란 영화를 비디오로 보고 참 독특한 영화가 있네 라고 생각하면서 곽경택 감독에 대한 기억보다는 그냥 그런 영화를 지나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주 촌구석 영화관에서 줄서서 보는 일이 발생한 엄청난 영화 '친구'가 세간에 회자 되었을 때, 별로 보고 싶지 않았지만 다들 아는 대화거리에 뒤쳐지기 싫어서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그 영화 보고 난 뒤 저의 생각은 영~아니올시다 였습니다.
경상도에 살았지만, 부산건달에 대한 되도 않는 깡패물에 그렇게 난리를 친 부분이 이해가 안되었고,돈도 아까왔습니다.
그 이후 곽경택 감독에 대한 작품에 대해서는 별 기대를 가지지 않았고,영화를 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챔피언,똥개,태풍,사랑,눈에는 눈 이에는 이,미운 오리 새끼,그리고 최근에 친구2까지 귀에는 들려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친구2는 영화 다운로드 까지 받았다가 계속 보지 않고 있다 하드용량이 부족해지니까 먼저 삭제해버린 영화이기도 했습죠.
이렇다는 것은 어찌보면 곽경택 감독의 영화에 대해서는 완전 비호의주의자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인터넷을 통해서든, 영화 예고편이든을 통해서 '극비수사'에 대한 영화를 들어왔고,스토리 등을 접하면서 슬슬 땡겨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다른 사람과 달리 영화는 그때의 촉을 믿고 선택하는 편이거든요.
100%는 아니라도 흥행이 되었든 안되었든 제가 만족하면 그 영화는 제가 잘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마음에 땡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예매를 했고, 봤습니다.
아내와 두딸은 바로 옆 7관에서 '쥬라기월드'보는데 혼자서 '극비수사' 보러 들어간 것입니다.
이 영화 보고 나오면서 나름 만족했습니다.
물론, 경상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속에 사람들의 대화 등이 잘 들리지 않고 무슨 소린지 잘 모르는 그런 병폐는 있을지언정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곽경택 감독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 영화도 다른 비슷한 영화들 처럼 유괴와 관계되는 범죄영화임에도 인상을 찡그리게 하진 않습니다.
범죄물,수사물 등을 보다보면 피가 낭자하거나,너무 폭력적인 장면, 영화를 보면서도 짜증나는 욕설 때문에 피하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정말 영화속에도 보면 알다시피 이 두 주인공은 범인을 잡기 위함보다 유괴소녀의 무사귀환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가슴에 짠합니다.
단지,영화상 큰 자극과 큰 반전 같은 것을 바라고 보는 관객이라면 별로라고 평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두 배우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윤석 배우.
그는 예전 추격자를 통해서 그의 강렬한 인상을 처음 접했고,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습니다.
알고보니,타짜라는 영화에서 '아귀'라는 역으로 한번 접했기 했더라구요.
그 후, 전우치, 완득이, 도둑들, 쌔시봉 등에서는 好 느낌을, 황해,화이,해무 등에서는 不好 느낌을 가졌던 배우기도 했습니다.
아마도,연기력이 있는 배우가 너무 악랄하거나 한 배역으로 나오면 그 자체가 너무 싫은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극비수사에서의 느낌은 추격자에서 본 그 모습을 느꼈습니다.
유해진 배우.
대부분, 영화에 감초로 많이 나왔고, 나름대로 연기력도 탄탄할 뿐만 아니라 코믹적인 요소가 참으로 강한 배우였죠.
얼마전, 작품 '해적'이라는 영화는 정말 유해진을 위한 영화가 아니었나라고 치부하고 있었던 것이었죠.
그런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웃음기 보다 소임을 갖고 노력하는 진지한 캐릭터로서 나옵니다.
저는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곽경택 감독의 초기 영화였던 '억수탕'을 기억하며 뿌듯해 했습니다.
거의 마지막 장면인가, 빼짝 마른 때밀이 아저씨가 씨름 선수 만한 아이를 때 밀면서 땀을 뻘뻘 흘리는 장면이 있었고, 그로 인해 아이에게 '저놈, 진짜 나쁜 시키'라고 할 무렵. 목욕탕에서 때밀이 아저씨와 그 씨름선수 같은 아이가 같이 나오면서 서로 부자지간이었고, 서로 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 아닌 감동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이 '극비수사'는 지금까지의 그의 자극적인 다른 영화보다 초기의 억수탕과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영화가 아주 최고라는 생각은 할 수 없을지언정, 곽감독의 최선의 영화였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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