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의 <극비수사>는 78년 부산에서 실제 일어난 33일간의 유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김윤석이 담당형사로 유해진이 사주를 통해 사건에 참여한 김도사로 출연한다. 이 작품이 다른 유괴 영화들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톤이다. 무거운 소재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톤을 유지하면서 극을 끝까지 유지한다. 이 점이 이 작품의 존재의 이유이자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 해 동안 발표한 작품들이 조금씩 아쉬운 점이 있었던 곽경택 감독이었는데 마치 필모그래피의 처음 돌아간 작품으로 보인다. 소재는 유괴와 황당한 수사 방식(점)이지만 이외에도 권력과 집단 이기주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사건이 부산에서 서울로 옮겨지면서 특별수사본부가 만들어지고 서울팀과 부산팀 그리고 독고다이(?) 공길용(김윤석)이 각자의 다른 방식과 목표로 아이를 찾는다. 영화 중반 약간 지루할 때쯤 이 세 분류의 갈등이 극의 흥미를 더 해준다가 공사장 장면에서 몰입도가 최고로 치닫게 해준다.
최근 관객들은 범죄스릴러물이 점점 센 강도의 적응하면서 좀 더 강한걸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강하지 않고 어쩌면 너무나 착한(?) 범죄물도 얼마든지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이 보여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