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포함된 지난 주말에 멀리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 딱히 할만한게 뭐가 있을까 찾던 중 매드맥스가 30년만에 개봉하게 되어 극장을 찾았다.
매드맥스 개봉전 케이블에서 심야에 오리지널과 전작들을 연속 방송해주었는데 당시에 제작된 영화치곤 참신할만 했다.
특히 이번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편이 기대된 이유는 30년만에 후속편이 만들어진 데다 조지 밀러 감독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지 밀러가 제작한 영화 [이스트윅의 마녀들], [로렌조 오일], [환상특급] 딱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영화일이었다.
그동안 귀엽고 아기자기한 [해피피트], [꼬마 돼지 베이브]의 가족 영화를 만들어온 그, 그 작품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액션은 지금까지의 모든 액션을 뛰어넘는 작품으로 평가되기에 더할 나위없이 기대감이 폭풍 상승!!!
(평론가 평점과 관객 평점이 동등하게 상위권에 머물기는 쉽지 않은 일!! 꼭 강추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었다)
기본 줄거리는 이렇다.
“세상이 멸망하면서 누가 미친 건지 알 수 없어졌다. 나인지 이 세상인지..”
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 조가 살아남은 인류를 지배한다. 한편, 아내와 딸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사막을 떠돌던 맥스(톰 하디)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노예로 끌려가고,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는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여인들을 탈취해 분노의 도로로 폭주한다. 이에 임모탄의 전사들과 신인류 눅스(니콜라스 홀트)는 맥스를 이끌고 퓨리오사의 뒤를 쫓는데... 끝내주는 날, 끝내주는 액션이 폭렬한다!
영화 초입, 전작에서 주인공 맥스의 사연은 어느정도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사막을 헤매면서 죽은 딸과 아내의 환영에 시달리는 맥스의 모습을 보면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난 대충 줄거리와 내용의 흐름상 아~ 아내와 딸을 구하지 못해 죄책감에 시달려서 저런 환영을 보는 거겠거니~~하고 봤다.)
맥스는 독재자 임모탄의 수하들에게 붙잡혀 끌려간다. 그들 수하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하얀 얼굴, 혈색없는 입술, 퀭한 눈가 등 같은 모습들이다.
(성인 워보이를 보고 있노라면 영화 [팬도럼]에 나오는 괴생명체가 떠올랐다.
그러다 어린 워보이를 보는 순간 마치 영화[주온] 그 토시오가 자동 연상되었다. ㅋㅋ 토시오의 형제들이라 해도 될 걸~)
워보이들은 Only 임모탄 해바라기로, 그가 그들을 구원해줄 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 충성심의 최고봉은 자기 희생이고, 그들의 죽음은 임모탄이 그들을 천국들으로 이끌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맥스는 지하 감옥에 붙잡혀 다친 워보이들에게 피를 공급하는 피주머니가 된다.
그가 피를 수혈하는 동안 임모탄이 이끄는 부대의 최고사령관 퓨리오사가 목적지에서 이탈한다.
퓨리오사가 임모탄의 아내들(5인)과 함께 이탈한 것~
여자를 오로지 애 낳는 번식기계로만 취급하고 있으며, 특히 임모탄의 여자들은 그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던 것이다.
퓨리오사와 그녀들(?)은 임모탄의 독재와 탄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머니들의 땅이라 일컫는 녹색의 땅을 찾아 간다.
(녹색의 땅은 어린시절 퓨리오사가 살았던 곳으로 퓨리오사가 임모탄에게 납치되었다고 한다.)
아내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임모탄은 총인력을 동원하여 휴리오사를 쫓는다.
퓨리오사를 잡아 공을 세우고 싶었던 워보이 중에 하나인 눅스는 피를 공급받기 위해 맥스를 데리고 출전한다.
(청년 워보이 눅스를 보며 든 생각, 니콜라스 홀트는 은근 이런 그로테스크한 분장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전 출연 작품들 중 영화 [웜바디스]에서의 좀비로 변신한 그가 다시 등장한 느낌이었다.
좀비쪽이 더 혈색 돋지만 언제 봐도 참 매력적인 훈남 배우이다.~~)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이며 출전하는 임모탄과 그의 수하들의 모습이 단연 하이라이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거대한 전투차들,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 혹은 공연장에 와있는 듯한 신들린 기타 연주와 드럼 소리..
웅장함과 아드레날린을 마구 솟구치게 하는 사운드에 사로 잡혀 스크린을 보고 있노라면 순간의 긴장감도 놓치기 싫을 정도이다.)
사막위에서 펼쳐지는 쫓고 쫓기다 도중에 맥스는 간신히 풀려나고 같은 도망신세인 퓨리오사와 마주친다.
서로를 적이라 생각하고 잠시(?) 몸싸움을 벌였지만 이내 같은 목적(그것은 자유!!)을 띄고 함께 임모탄을 따돌린다.
임모탄의 아내들 중에는 임산부가 더러 있었는데 그 중 아끼는 아내는 스플랜디드였다.
스플랜디드가 달리는 차바퀴에 깔려 죽고, 그녀의 배를 갈라 꺼낸 아이가 아들이었음을 알게 되자 임모탄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한편, 임모탄 해바라기인 워보이 눅스가 맥스를 뒤쫓다가 점차 자괴감에 빠져 우울해 할때, 임모탄 아내 중 하나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들 일행을 돕는다.
(끝까지 그들과 함께 하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결국 죽음까지 마다않는 어딘가 불쌍하고 안쓰럽고 정감가는 캐릭터이다.)
맥스와 퓨리오사 일행이 드디어 도착한 그들의 땅...
그곳에 남아있는 사람은 몇 안되는 여자들 뿐. 까마귀떼만 가득하고 늪지대처럼 암흑 그 자체였음을 알게된 퓨리오사는 크게 절망하고,
이윽고 살기 위한 곳을 찾아 다시 움직인다.
잠시 생각에 잠긴 맥스는 퓨리오사 일행을 세우고, 임모탄이 지배하는 그 땅으로 가야 된다며 회유한다.
물과 식량이 풍부하고, 농사도 지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퓨리오사에게 그들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방법뿐이라며 설득한다.
퓨리오사와 맥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을 목격한 임모탄과 그의 수하들은 맹렬히 뒤쫓고 격렬한(?)
추격전 끝에 쌍방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드디어 임모탄이 죽는다.
임모탄이 돌아오는 줄 알고 몰려드는 사람들..
그러나 임모탄이 죽은 것을 알자 어린 워보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퓨리오사와 맥스를 환대하고 맥스는 퓨리오사에게 무언의 'Goodybye'를 보내며 유유히 사라진다.
그동안 본수많은 액션 영화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한작품인 것 같다.
짧막하게 적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도가 높은 것은 나뿐만 아니란 것을 느낄 정도였다.
(솔직히 극장에서 꼭 연인티를 내는 행위, 아이들 울음소리 혹은 팝콘 씹는 소리와, 콜라 빠는 소리, 휴대폰 키고 문자질 하는 비매너들이 내 시야에 잡힐때면 상당히 거슬리곤 했었는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는 그런 잡소리, 잡동작들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만큼 다들 몰입하며 본 거 겠지요!)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화면과 사운드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관객의 만족도를 이끌었고,
사막위에서 펼쳐지는 시원시원한 추격전은 묘한 긴장감을 끝까지 늦추지 않게 하는 스릴감도 있었다.
분노의 도로는 광란이라는 이름의 태풍의 눈안에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 휘감는 짜릿함이 있다.
온갖 파괴력을 탑재한채 저마다의 분노로 가득한 사막위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그야말로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보내준다.
퓨리어사가 절망에 빠져 있을때는 그 감정이 이내 감정이입되어 잠시나마 슬픔에 잠겼고,
전투중 죽는 그 순간까지 끝까지 기타를 손에서 놓치않는 빨간내복(?)차림의 워보이를 보며 직업의식(?)이 상당히 투철함을 느꼈다. ㅋㅋ
CG가 아닌 실제로 장대에 사람을 매달아 왼쪽, 오른쪽 휘어지는 장면을 찍었다는데,
조지 밀러가 외과 의사 출신이라 촬영중 스턴트맨이 부상을 입노라면 바로 달려가서 응급처치를 하곤 했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한 평론가는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다, 주인공인 맥스의 입지가 너무 적다. 여자가 남자한테 명령해선 안된다며 반발했다는데
"왜~~~!?" 라고 하고 싶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매드맥스 시리즈가 다소 남성취향이라 다수의 격한 공감을 이끌기에는 부족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 영화가 페미니즘에 입각했다기 보다, 인류애 그 휴머니즘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전과 달리 여성의 입지가 여자니까가 아닌 여자도로 변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대세~!!
수동적인 이미지에서 진취적이고 능동적으로 변모해가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고, 특히 맥스와 1:1 몸싸움에서도 지지 않는 샤를리즈 테론의 그 카리스마가 참 빛났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으로 이런 자막이 올라온다.
"희망없는 시대를 떠돌고 있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 최초의 인류 -"
인간의 본성과 인성 내면속 싶은 자아를 한층 보여준 작품이지 않을까!
먼 미래를 다룬 영화지만, 현실도 갈피 잡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 좀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와 액션, 기괴한 워보이들의 분장과 미래지향적(?)인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강추하는 바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