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호 감독의 <살인의뢰>는 자신의 여동생을 살해한 살인마와 아내를 잃은 남자(주인공의 처남)에 대한 이야기다. <추격자> 이후 사이코패스 형의 연쇄살인마 캐릭터는 수도 없이 등장해서 그런지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작품도 악역 중 대세(?)인 박성웅을 캐스팅 했음에도 캐릭터와 연기 모두 조금 아쉬웠다. 그 이전에 <살인의뢰>가 갖는 개성과 돌파구 과연 무엇이 되어야할까? 주인공인 태수(김상경)가 형사라는 점이 흥미롭긴하다. 하지만 이 캐릭터가 나가는 방향은 이미 정해져있고, 주인공임에도 다른 인물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분야의 현재 최고는 이선균일듯. 암튼 그렇다면 이 작품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내를 잃은 승현(김성균)이 아닌가싶다. 매형이 형사임에도 아내를 잃었다면 어떤 기분일지 정말 상상이 안 갔다. 영화 중반에 사라진 인물이 다시 돌아와 벌이는 전개는 꽤 흥미로운 편이었다.(물론 어느 정도의 클리셰들이 포함 되어 있다) 클라이맥스 이전까지 볼만했던 작품이 엔딩에서 조금 무너진 느낌이 들었다. 감독은 마지막 형사의 행동을 질문이 아니라 결론을 내렸다. 인터뷰에선 관객에게 질문을 던졌다고 하지만 주인공의 액션은 분명했다. 영화에서 보이는 것과 감독이 관객들이 봐줬으면 하는 것에 대한 괴리(작년 <역린>도 비슷한 결과가...)가 생김으로써 혼돈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원칙(법)과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행동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분명해야 했다. 물론 이런 중요한 현상을 공론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나, 감독의 생각은 분명해햐 하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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