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향 감독의 <드래곤 블레이드>는 이 천년전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역시나 성룡이다. 헐리웃 진출 성공 후 본 국으로 돌아가서 찍은 작품 중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 작품은 하나도 없었다. 이 작품은 존 쿠삭, 에드리언 블로디라는 연기 잘하는 스타들까지 대동하면서 만든 작품이었지만 실망감은 여전했다. 특히 이러한 역사물을 다룰 때의 사실성은 매우 중요하다. 말이 안 되는 장면들이 꽤 많지만 캐릭터 간의 관계가 너무 쉽고 우연성이 많다. 성룡과 존 쿠삭이 정치적으로 같은 생각을 갖는 밤 장면 등은 그렇다 하더라도 성룡에 대한 다른 민족들이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일관적이지 못하다. 필요에 의해서 캐릭터가 능력에 지니는 것도 아쉬웠다. 성룡이 존 쿠삭을 처음 만날 때 바로 영어를 해(?)버리는 장면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너무나 영웅화되어버린 성룡의 캐릭터는 오히려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그 나마 괜찮았던 것은 에드리언 브로디의 연기였다. 물론 캐릭터 자체는 클리셰로 뭉쳐진 인물이었지만 얼굴 자체에서 나오는 포스와 연기는 얼마 등장하지 않는 작품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재작년에 개봉한 <폴리스 스토리2014>가 그나마 성룡 영화 중 볼만한 작품이었지만 여러모로 힘든 현재를 살고 있는 그에게 과거의 영광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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