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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오롯이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고 계신가요? (스포 있음!!) 버드맨
jojoys 2015-03-06 오후 4:55:09 2834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아카데미 4관왕의 이유를 작품을 통해 여실히 말해주고 있었던 황홀한 블랙코미디 / 청소년 관람불가 / 119분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나오미 왓츠,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개인적인 평점 : 8.5점 (IMDB평점 : 8.0점, 로튼토마토 지수 : 93%, 3월6일 기준)

 

    안녕하세요? 네이버 파워블로그 엠블럼을 달고 처음 올리는 포스팅이네요. 영화에 대한 지식도 일천하고, 글솜씨도 많이 부족하기만 한 저를 이렇게 파워블로그로 선정해주신건, 성실하고 진실된 리뷰를 써 달라는 격려의 뜻으로 여기고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

 

    자, 그럼 오늘은 어제(5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버드맨>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다들 잘 아시다시피 <버드맨>은 북미 현지 시각으로 지난 2월 22일에 열렸던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각본상)에 오르며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함께 최다 수상작의 영예를 차지한 작품이죠.

 

    북미에서는 지난 10월 17일에 개봉해,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초현실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를 통해 관객을 압도하는 놀라운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93%의 높은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버드맨>인데요. 하지만 제81회 작품상 수상작이었던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112만5,032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5년 연속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들이 국내 개봉에서 누적관객 100만명조차도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차치하더라도, 일찌감치 웹하드에 영상이 유출된 것도 모자라 극중 엠마 스톤의 한국인 비하 대사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는 등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하기도 전부터 많은 부침을 겪고 있는 <버드맨>이기도 하죠.

 

■ 최근 5년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들의 국내 흥행 성적

    자, 그럼 과연 전 <버드맨>을 어떻게 관람하고 왔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 이 포스팅에 사용된 데이터들은 IMDB, 박스오피스모조, 로튼토마토,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한 것입니다.

개봉일은 북미기준이며, 각 데이터는 3월5일까지 집계된 수치입니다.

※ 이 포스팅은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작품의 실제 의도와는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이 포스팅에는 직간접적인 스포가 다량 포함되어 있으니, 스크롤을 내리시기 전에 이점 신중히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

다시 한 번 저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줄거리 1990년대 초, 코믹북무비 '버드맨' 시리즈를 통해 ​최고의 무비스타로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었지만, '버드맨' 시리즈가 끝남과 동시에 대중들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잊혀지고 만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은 자신이 직접 각색, 감독, 주연을 맡아 브로드웨이 44번가 세인트 제임스 극장에서 공연하는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 하는 것'이라는 연극을 통해 화려한 재기를 꿈꾸고 있는데요. 하지만 리건이 그토록 바라던 재기의 꿈은 부상당한 배우 랄프(제레미 샤모스)를 대신해 투입된 브로드웨이의 터줏대감 마이크 샤이나(에드워드 노튼)와의 갈등과 리건의 면상을 향해 "난 당신의 연극을 죽일꺼예요."라는 말을 날리는 타임지의 저명한 평론가 타비스 디킨슨(린제이 던컨)의 선전 포고와 마주하게 되면서 정식 공연을 시작하기도 전에 위기를 맞게 되죠. 과연, 리건은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저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될까요? ^^

    개인적으로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마이클 키튼의 개인사가 영화 속 리건의 사연과 너무나 닮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인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마구마구 샘 솟았던 탓에, <버드맨>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기 훨씬 이전부터 국내 개봉일만을 애타게 기다려 왔었는데요. (비록, 마이클 키튼 본인은 <배트맨> 이후에도 더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버드맨>을 촬영하는 내내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노라 털어놓긴 했지만 말이죠. ㅎㅎ) 그리고 마침내 상영관에서 마주하게 된 <버드맨>은 마치 저의 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놀라우리만치 황홀했던 블랙코미디를 통해 저의 정신을 쏘옥~ 빼놓고 말았답니다. ^^


대중문화예술의 허상에 대한 신랄한 풍자

 

    데뷔작 <아모레스 페로스>를 통해 신인 감독답지 않은 대담하고 강렬한 연출력을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 영화팬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인해 서로 엮이게 된 인물들을 통해 사랑과 증오의 무게에 대해 논하고 있었던 <21그램>, 한 소년의 사소한 장난에서 비롯된 비극을 통해 점점 소외화되어 가는 현대인들을 그려내고 있었던 <바벨>, 그리고 시한부 판정을 받은 욱스발(하비에르 바르뎀)을 통해 삶의 무게와 고통을 처절하게 전하고 있었던 <비우티풀>을 거치는 동안 어둡고 묵직한 작품색을 고수해왔었는데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연출작 <버드맨>은 그동안 그가 보여줬었던 작품의 기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더라구요. ^^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연출작

 

    대중적인 유명세와 진정한 연기자로써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 사이에서 극심한 내면의 갈등을 겪고 있는 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버드맨>의 이야기는, 극초반 샘(엠마 스톤) 앞에서 서슴 없이 자신의 알몸을 드러낸 마이크처럼 대중문화예술의 비루하기 이를 데 없는 허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었는데요.

 

    싸구려 위스키에 쩔어 쓰레기 더미 옆 길바닥에서 깨어나서는 아직도 술이 덜 깬 표정으로 어느 옥상 난간에 올라서 있는 것 처럼 구질구질하고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배우로써의 알량한 자존심 하나에 의지해 건너편 옥상의 노파를 향해 "나, 지금 연기하는거요!!"라고 외치며 근근이 버텨나가고 있는 리건을 비롯해, 바지 한 가운데에서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거시기(^^;;)처럼 무대위에서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모든 비평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명배우이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틈만 나면 가증스러운 거짓말로 어떻게든 자신을 포장하려고만 드비열한 사기꾼일 뿐인 마이크작품의 홍보를 위해서라면 3류 가십 전문 기자가 쓴 수준 미달의 기사에서부터 리건의 자살 미수에 이르기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뭐든지 동원하는 속물 제작자 제이크(자흐 갈리피아나키스), 그리고 리건에게 고매한 예술가 정신을 들먹이며 편견과 아집으로 가득찬 혼자만의 전의를 활활 불태우지만 결국에는 리건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내는 대중들의 환호성 앞에 빠드득 이를 갈며 돌아서서는 마음에도 없는 호평을 내놓는 위선적인 비평가 타비스에 이르기까지 <버드맨>은 소위 대중문화예술이라고 불리우는 직종에 발을 걸치고 있는 모든 이들을 향해 바짝 날이 선 비난을 퍼붓고 있더라구요.

 

"사람들은 피와 액션을 좋아하지. 말 많고 우울한 철학 따위엔 관심이 없어!!"

 

    버드맨이 리건을 향해 내뱉는 이 말처럼 <버드맨>은 대중들을 향한 날카로운 독설도 빼먹지 않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버드맨>은 작품의 내용과 완성도보다는 팬티 바람으로 타임 스퀘어를 누비고 우스꽝스러운 애드립 연기를 펼치는 리건의 모습에 열광하는 대중들을 노골적으로 비웃는가 싶다가도 "이런 관심도 힘이에요."라는 샘의 말을 통해 결국에는 대중의 힘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더라구요. ^^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연기하며 살아가는 우리

 

    개인적으로 <버드맨>을 보면서 대중문화예술에 대한 힐난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름 아닌 '오롯한 자신의 삶'을 살기보다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 대한 메타포(은유)들이었는데요.

 

    겉으로는 고등학교 시절 레이먼드 카버가 냅킨에 휘갈겨 쓴 "진실된 연기 고맙다."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듣기 위해 예술혼을 불태우는 것 마냥 굴지만 실제로는 자살 직전에서 생존 본능을 일깨워준 해파리의 독과도 같은 유명세를 그리워하며 연극에 매달리고 있을 뿐인 리건을 비롯해, 리건이 장미꽃을 싫어하는걸 알면서도 일부러 장미꽃을 사다준 것처럼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더 삐뚤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샘, 지금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쌓기 위해 온갖 치졸한 거짓말을 일삼는 마이크,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브로드웨이 데뷔에 스스로 만족하기 보다는 타인으로부터 인정 받기만을 갈구하며 불행해 하는 레슬리,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로써한 아이의 엄마로써 살고싶었던 자신의 소망을 가슴 깊이 숨긴 채 리건의 사랑을 구걸하며 거짓 미소를 짓고 살아온 로라(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등을 통해 <버드맨>은 마치 가발과 분장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긴 채 타인의 삶을 연기하는 배우들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위선과 가식으로 얼룩진 거짓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일깨워주고 있기도 하더라구요. ^^

황홀한 전율을 선사해준 매혹적인 블랙코미디 <버드맨>!!

 

    그뿐만이 아니라 <버드맨>은 작년의 <그래비티>에 이어 2년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의 위업을 달성한 엠마누엘 루베즈키가 촬영한 극단적인 롱테이크 영상을 통해 단 한 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흡입력을 선사해주고 있기도 했는데요. 스크린 속 인물을 팔로잉하며 작품의 주무대인 세인트 제임스 극장을 비롯해 타임 스퀘어 거리 곳곳을 끊김 없이 롱테이크로 훑어내고 있었던 <버드맨>의 영상은 극에 생생한 현장감을 불어넣으며 작품의 감동을 배가시켜주고 있었죠. 한마디로 말해 영화 속 미스 타비스가 쓴 평론 속 표현처럼 슈퍼리얼리즘 그 자체를 보여주는 <버드맨>이었달까요?? ^^

 

    솔직히 말씀드려서 <버드맨>을 관람하시는 분들 중 대다수는 <버드맨>이 담아내고 있는 블랙코미디적인 감성에 질려버리신 채, '역시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은 이따위군!!' 하는 볼 멘 소리를 말씀하시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것이 사실이였는데요. 하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시고 <버드맨>을 곱씹어 보신다면 환상적인 연출, 연기, 촬영, 시나리오가 어우러진 <버드맨>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시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제가 블랙코미디 성애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버드맨>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조만간 <순수의 시대> 리뷰로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금요일 저녁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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