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쉬>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 한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작품이라고 하면 믿고 보기 때문에 <위플래쉬>도 얼마나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진짜 이 영화를 보는 순간 전율했고, 끝나는 순간에도 전율했다.
<위플래쉬>는 어찌보면 전형적인 사제지간을 다룬 영화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폭력적이고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지만 사람 보는 눈만큼은 확실한 스승과 천재성을 갖고 있는 제자. 그들은 서로 투닥거리지만 어느새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는 줄거리의 영화는 많았고 이 영화도 그런 듯 보였다. 그러나 <위플래쉬>의 사제지간은 조금 동떨어져 있다. 둘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이상의 끈끈한 관계로 나아가지는 못한다.
광기에 휩싸인 그들은 스릴러를 방불케 할 정도로 물어뜯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래처 교수와 앤드류가 만들어내는 힘의 시너지는 엄청나다. 서로 격한 광기가 부딛쳐 폭발하는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데, 이 장면은 음악 영화에서 가장 독특한 장면이자 끝맺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하기 힘든 '위플래쉬'의 드럼 독주 부분을 성공하고자 피투성이가 된 채 연습에만 매진하는 앤드류와 독설로 그를 채찍질하는 플래처의 모습이 반복되면서 긴장이 점점 높아져만 가는데 그 둘이 마지막에 맞붙는 것이다.
또한 긴장과 전율이 최고조에 오른 상태에서 영화는 툭 끝나버리는데, 이런 방식이 오히려 영화의 여운을 더 길게 했다.이 장면을 또 보고 싶어서 <위플래쉬> 시사회에 다시 한 번 참석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위플래쉬>는 포스터의 문구처럼 정말 100분동안 전율했다. 이렇게 좋은 영화를 시사회로 이렇게 많이 풀어버리면 개봉 후 성적이 낮아지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멋진 영화를 미리 만나보게 되어서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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