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은 감독의 <숙희>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간병인 숙희와 철저한 금욕주의자 철학 교수와의 이야기다. 두 캐릭터를 보면 어떤 이야기로 진행될지는 예상이 된다. 숙희의 간병을 받게 되는 교수는 숙희의 특이한 간병을 치욕스럽게 생각하지만 결국엔 그도 다른 환자들처럼 병을 낫게 된다. 하지만 그 특별한 간병이 금욕주의자였던 교수를 완전히 다른 욕망을 갖게 되는 인물로 변모시킨다. 여기까진 예상은 되지만 흥미롭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신비스럽고 독특한 캐릭터인 숙희와 교수의 캐릭터가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큰 사건이 없음에도 충분한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엔딩에 가서 너무 후다닥 정리해버리는 느낌이 들었고 특히나 마지막 장면은 숙희의 캐릭터를 너무 쉽게 혹은 너무 판타지스럽게 마무리를 지어 조금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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