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키아누 리브스의 개인사에 대한 자전적 은유를 품은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던 느와르
청소년 관람불가 / 101분 / 채드 스타헬스키, 데이빗 레이치 감독 / 키아누 리브스, 윌렘 대포, 이안 맥쉐인..
개인적인 평점 : 7.5점 (IMDB평점 : 7.4점, 로튼토마토 지수 : 83%, 1월23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22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존 윅>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
다들 잘 아시다시피 <존 윅>은 10여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스피드>, <매트릭스>, <콘스탄틴> 등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액션스타였지만, 최근에는 수 많은 영화팬들로부터 퇴물 취급만을 받고 있었던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은 액션영화인데요. 북미에서는 작년 10월24일에 개봉해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최근 몇 년 동안 만들어진 작품을 통틀어 가장 액션다운 액션을 보여주는 하드코어 액션영화'라는 호평을 받으며 83%의 높은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부 북미 평론가들은 '스타일리쉬하고 잔인한 액션씬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영화'라는 혹평을 말하고 있기도 한 것이 사실이죠.
자, 그럼 제가 직접 극장에서 보고 느낀 <존 윅>은 과연 어느 쪽이었을지, 언제나 그렇듯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아내의 남기고 간 강아지를 잔인하게 죽인 자를 쫓는 전설적인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
줄거리 러시아 마피아 보스인 비고 타라소프(미카엘 니크비스트) 밑에서 일하며, 암흑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넘어 경외심을 품게 만들었던 업계 최고의 청부살인업자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사랑하는 헬렌(브리짓 모이나한)과의 평범한 결혼 생활을 위해 갑자기 암흑계 생활을 청산하게 되는데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오랜 투병 생활 끝에 헬렌이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게 된 존 윅은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헬렌의 흔적들에 가슴 아파하며 깊은 실의에 빠져 있던 중, 헬렌이 죽기 직전에 존 윅을 위해 주문한 강아지 데이지를 배달 받고는 조금씩 삶의 활력을 찾아가게 되죠.
그러던 어느 날, 존 윅은 주유소에서 우연히 마주친 비고의 아들 요제프 타라소프(알피 알렌)의 빈정을 상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게 되고, 바로 그 날 한밤중에 찾아온 요제프 패거리의 습격으로 데이지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요.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는 것도 모자라 코털을 왕창 뽑아버리고 만 요제프는 과연 존 윅으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까요?? ^^
★ <존 윅> 예고편 ★
사실 전 영화를 보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존 윅>을 그저 R등급에 걸맞는 하드코어액션 위주의 적당히 즐길만한 킬링타임용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존 윅>은 <매트릭스> 시리즈를 비롯해 <300>, <아이언맨2>, <닌자 어쌔신>, <익스펜더블2>, <레드2> 등 수 많은 헐리우드 액션영화에 액션스텝으로 참여한 데이빗 레이치와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제가 직접 극장에서 관람한 <존 윅>은 단순한 R등급 액션영화 그 이상의 강력한 의미를 품고 있는 작품이더라구요. ^^
키아누 리브스의 개인사에 대한 자전적 메타포(은유)를 잔뜩 품고 있었던 <존 윅>
영화 속 존 윅이란 캐릭터는 키아누 리브스 자기 자신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인물이었는데요. 연인이었던 제니퍼 사임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깊은 실의에 빠져 오랫동안 노숙생활을 해왔던 키아누 리브스처럼, 사랑하는 아내 헬렌이 세상을 떠난 뒤 거대한 슬픔의 늪 속에서 허우적데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존 윅의 모습은, 마치 도입부에서부터 키아누 리브스가 관객들을 향해 '이 영화 사실은 내 이야기야'라고 외치고 있는 것만 같았죠. ^^
그뿐만이 아니라 <존 윅>은 키아누 리브스가 2000년대 초반,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세계 넘버원 액션 스타의 명성을 얻었던 것처럼 업계 최고의 청부살인업자로써 명성을 떨친 존 윅이라든지, 역시 2000년대 초반 키아누 리브스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올블랙 의상을 경건하게 차려입고 적들을 거침없이 죽여나가는 존 윅의 모습 등을 통해 키아누 리브스의 개인사에 대한 메타포를 러닝타임 내내 진하게 품어내고 있었는데요.
특히, 경찰 지미(토머스 새도스키)에서부터 시작해 청소부 찰리(데이비드 패트릭 켈리), 컨티넨탈 호텔의 카론(랜스 레드딕)과 바텐더 애디(비리짓 리건), 컨티넨탈 비밀클럽의 오너 윈스턴(이안 맥쉐인), 레드서클 클럽의 문지기 프랜시스(케빈 내쉬), 러시아 마피아 보스인 요제프의 아버지 비고, 그리고 존 윅의 절친 마커스(윌렘 대포)로까지 계속해서 이어지며 반복되는 존 윅을 향한 "너 다시 돌아온거야?"라는 질문(혹은 뉘앙스)은 마치 키아누 리브스를 향해 "너 이제 정말 정신차린거야?"라고 묻고 있는 것만 같아, 저에게 깨알 같은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었죠. 게다가 그들의 질문에 두리뭉실한 답변만을 거듭하던 존 윅이 비고의 질문을 받고는 마침내 폭발하고 마는 장면에서는, 마치 키아누 리브스가 관객들을 향해 "다들 나보고 이제 진짜 노숙 생활 청산했느냐고 자꾸 묻는데, 나 이제 정말 정상으로 돌아왔다고!!"라고 말하는 음성기능이 지원되는 것 같아 폭소를 터뜨리고야 말았답니다.
그런데 <존 윅>에 담겨진 이같은 키아누 리브스의 깨알 같은 셀프 디스가 다른 관객분들은 별로 재미가 없으셨는지, 아니면 <존 윅>이 품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의 개인사와 관련된 메타포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셨기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상영관 안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셀프 디스에 웃음을 터뜨린 관객은 저 혼자뿐이라서 살짝 당황스럽긴 하더라구요. ^^;;
리얼 Gun투액션을 통한 즐거움은 보너스!! ^^
이처럼 키아누 리브스의 개인사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스토리 외에도 <존 윅>은 우리나이로 올해 52살이 된 키아누 리브스의 나이를 잊은 듯한 리얼 Gun투액션(총기액션+격투액션)을 즐기는 재미 또한 제법 쏠쏠한 작품이었는데요. 비록, <존 윅>의 Gun투액션은 이미 <이퀄리브리엄>에서 크리스찬 베일이 보여준 바 있기도 하고, 키아누 리브스의 몸놀림이 <매트릭스>에 비해 살짝 무뎌진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CG범벅인 요즘 영화들과는 달리 스턴트 위주의 리얼액션을 보여주고 있었던 <존 윅>에게서 기분 좋은 액션 쾌감을 느끼시는 관객분들도 결코 적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
리뷰 서두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었지만, 관람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존 윅>을 통해 연출 데뷔를 하게 된 데이빗 레이치 감독과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컸었던게 사실이었는데요. 실제로도 <존 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스토리라든지 매끄럽지 못한 전개 등의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었구요. 하지만 두 감독은 그와 같은 문제점들을 느와르적인 색감을 잔뜩 품고 있는 미장센과 영화 속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강렬한 OST를 통해 어느 정도 상쇄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양질의 느와르 영화를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
개인적으로는 리얼 Gun투액션보다 재밌었던 키아누 리브스의 자학 개그에 푹 빠져 꽤 재밌게 관람했던 <존 윅>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게요.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