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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 감독이 아내 순이(혹은 세상)에게 전하는 연애편지 매직 인 더 문라이트
jojoys 2014-08-23 오후 4:18:13 1464   [0]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우디 앨런 본인의 이야기를 우디 앨런스럽게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 / 12세 관람가 / 97분

우디 앨런 감독 / 엠마 스톤, 콜린 퍼스..

개인적인 평점 : 7점(IMDB평점 : 6.9점, 로튼토마토지수 : 48%, 8월23일 기준)

 

    안녕하세요?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22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이야기를 해볼께요. ^^

 

    커리어 내내, 주류영화와 비주류영화의 경계선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벌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색을 오롯하게 지켜온 이 시대 최고의 거장 중 한 명인 우디 앨런 감독의 45번째 작품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비록, 사생활적으로는 끊임 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우디 앨런 감독이지만,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이기에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때 마다 전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는 하는데요. 저 또한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라면 시눕이나 캐스팅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고 무조건 예매부터 하고 볼 정도로 그의 광팬인 탓에 <매직 인 더 문라이트>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는 내내 가슴이 콩닥콩닥거리기까지 했죠. ^^;;

 

    이처럼 영화를 보기 전부터 저를 설레이게끔 만든 우디 앨런 감독의 45번째 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를 과연 전 어떻게 관람하고 왔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작전명. 미녀 심령술사의 실체를 밝혀라!!

 

줄거리 세계 1차 대전의 상처가 꽤 아문 1928년에 베를린. '동양의 위대한 마술사, 웨이링수'라 불리우며 유럽 전역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최고의 마술사 스탠리(콜린 퍼스)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마술을 공부한 오랜 친구 하워드(사이먼 맥버니)의 방문을 받게 되는데요. 하워드로부터 광산재벌 캐틀리지 가문 사람들을 현혹해 돈을 뜯어내고 있는 미녀 심령술사 소피 베이커(엠마 스톤)의 트릭을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 스탠리는, 약혼녀 올리비아(캐서린 맥코맥)와 떠나기로 한 갈라파고스 여행도 미룬체,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캐틀리지 가문의 별장으로 향하게 되죠. 과연, 스탠리와 하워드의 생각처럼 소피는 정말 사기꾼인걸까요? ^^

 

★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예고편 ★

 

    여러분은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라고 하면 어떤 점이 떠오르시나요? 전 평범한 일상마저도 매혹적으로 느껴지게끔 만들어주는 스토리텔링과 신랄한 사르카즘, 그리고 냉소적인 시선 속에 묻어나오는 익살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또한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그러한 특징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작품이었답니다. 다만, 그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다소 장황한 사르카즘과 살짝 약한 익살들을 가지고 조금 덜 매혹적인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긴 했지만 말이죠. ^^

사랑이라는 이름의 마법에 관한 이야기

 

    <매직 인 더 문라이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지독한 염세주의자이자 이성주의자인 스탠리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성향을 지닌 소피를 만나, 자신도 모르게 사랑이라는 이름의 마법에 걸리게 되면서, 그 누구도 무너뜨리지 못한 차가운 철옹성 같았던 스탠리의 지성과 마음을 순식간에 핑크빛 기운으로 물들여버린다는 내용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평생동안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거야.", "인간의 본성 중에 '행복'은 없어."라는 등의 염세주의적인 사고 방식에 사로잡힌체, 인간의 냉철한 이성이야말로 이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진리라는 신념을 신앙처럼 굳게 신봉하며 살아 온 스탠리는 우디 앨런 감독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과 신랄한 사르카즘의 집합체 같은 인물이죠. 특히,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 인간의 이성을 굳게 믿었던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등의 말을 인용하며 툭하면 스탠리가 늘어놓는 일장연설들은 구구절절 옳은 소리들뿐이기에, 이를 지켜보는 동안 저도 모르게 스탠리의 지독한 염세주의에 물들어버리기까지 했죠.

 

    하지만 이처럼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스탠리의 철옹성은, 미시건주 칼라마주 출신의 다소 엉뚱하고 살짝 맹한 대다가 먹을 것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천진난만한 소피에 의해 흔적도 없이 무너져내리게 되는데요. 소피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난생 처음으로 길을 걷다 꽃향기에 취해보기도 하고, 따뜻하게 내려쬐는 햇살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하는 스탠리의 모습은, 그를 키워준 바네사 이모(에일린 앗킨스)의 "신이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가지 분명한 마법은 사랑이야."라는 말처럼 사랑이라는 마법같은 감정이 만들어낸 기분 좋은 변화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었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직 인 더 문라이트>가 워낙에 담백하고 잔잔한 플롯&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는 작품인 탓에, 평소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를 즐기시는 분들이 아니시라면, 상영시간 내내 몸을 배배꼬며 마냥 지겨워하실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제가 관람한 상영관에서도 영화가 끝나자마자 분노의 괴성(?)을 지르시는 관객분들이 엄청 많으셨거든요. ^^;;

아내 순이(혹은 세상)에게 전하는 우디 앨런 감독의 연애편지 같은 영화

 

    아시는 분들은 다들 잘 아시겠지만, 우디 앨런 감독은 항상 자신의 작품에 본인의 이야기를 투영시켜놓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단편적인 사건이나 인물, 대사들을 통해 본인의 이야기를 아주 적은 비중으로 삽입했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영화 전체가 우디 앨런 감독 스스로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더라구요.

 

    쉽게 말해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등장하는 스탠리라는 인물은 우디 앨런 감독 본인을, 그리고 소피는 그의 아내 순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기의 스캔들'이라 불리우며 회자되는 우디 앨런 감독과 순이의 개인사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금방 눈치채실 수 있을 정도로 작품 속에서 노골적으로 묘사되고 있었죠. ㅎ

 

    일단, 관객들을 상대로 한 쇼라는 점에 있어서 일맥상통하는 마술과 영화를 시작으로, 평소 '내 영화가 한 사람이라도 더 비참하게 만든다면 내가 할 일을 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라고 말해 왔을 정도로 냉소적인 우디 앨런을 쏙 빼닮은 스탠리, 여기에 부성애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아버지뻘인 스탠리를 연모하게 되는 소피는 누가봐도 순이를 상징하고 있었는데요.

 

    아마도 우디 앨런 감독은 <매직 인 더 문라이트>를 통해 '지난 수십년동안 너희들이 나와 순이를 향해 더럽고 불결하다고 말해왔을지라도, 나와 순이가 기억하는 우리의 사랑은 이들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은 역시 진리인 것 같아요. ㅋㅋ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들 중에서 뛰어나다고까지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나쁘지만도 않았던 <매직 인 더 문라이트>. (개인적으로 로마 홍보 브로셔 같았던 <로마 위드 러브>보다는 살짝 더 좋았어요. ^^)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우디 앨런과 순이의 개인사를 알고 계신분들이라면 나름대로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

 

    전 그럼 이쯤에서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리뷰는 마치기로 할께요.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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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인 더 문라이트(2014, Magic In The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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