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너무나 사랑한다는 괴수 캐릭터, 일명 '일본판 용가리'(혹자는 용가리가 고질라를 베꼈다고 하는데...그 선후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비교표현으로 봐주시면...)가 리뉴얼되어 더 크고 더 강해진 채 돌아왔다. 90년대 고질라 (1998년 이란다)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됐을때 그 참혹했던 관개과 평단의 평가와 보기 민망할 정도로 쫄따닥 망한 박스오피스의 쓰라린 기억이 있는데 어떻게 다시 부활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서 개봉한 다음날 아침 조조를 관람하기로 했다.
시작은 흥미로웠다. 핵발전소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고, 그리고 그즈음 발견된 필리핀 광산의 이상한 물체,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가족애까지... 전형적인 할리우드영화의 공식을 따랐음에도 초반 전개는 속도감이 있어서인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어른이 되고 사건의 핵심을향해 다가갈수록 영화는 조금씩 지루해진다. 일본인 박사 부분을 굳이 그렇게까지 길게 풀어야했을까 싶게 이야기는 장황했고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사건에 가담하기까지도 이야기는 늘어진다. 괴물 무토가 나오고나서부터 조금 탄력이 붙는가 싶더니 또 이야기는 제자리걸음. 고질라가 등장하면서부터 그나마 이야기는 스펙타클해진다. 차라리 주인공의 아버지를 초반에 죽이지말고 일본박사의 비중을 줄이고 아버지의 활약을 더 풀어냈다면 되려 이야기는 조금더 긴장감이 있지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은 뭔가 큰 한방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괴물앞에 한없이 무기력하고 고질라가 괴물을 물리쳐주길 기다리는 것 밖에 없다-물론 자연앞에 한없이 나약한 것이 인간이다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면 이해는 하겠으나 이것이 영화인 이상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것은 이 영화의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겠다. 게다가 주인공의 캐릭터나 배우 자체도 매력적이지 않다. 그러니 보는 관객입장에선 지루할밖에)
고질라와 괴물 무토커플의 쌈질씬은 꽤나 흥미롭다. 하지만 엄청난 할리우드 cg의 위엄을 보면서도 예전 일본 실사 영웅물들-벡터맨 비슷한 류의 일본 어린이물이 한때 우리나라 안방극장에서도 대박을 쳤었다-이 떠오르는건 왤까?
아무튼 대부분의 할리우드 sf영화들이 그저 치고박고싸우고이기는데만 집중하는데 반해 고질라는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경고라는 확실한 메세지는 전해준다. 그리고 자연은 스스로 치유하는 힘이 있다라는-그게 고질라라는 게 억지스럽긴하지만-메세지도 꽤나 기억에 남기는 한다.
초중반 살짝 지루하기는 하지만 초딩중딩들을 위한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나쁘지않을 것 같다. 하지만 뻔한 스토리, 뻔한 결론은 차지하더라도 지루한 전개와 그닥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와 배우들은 아쉬운 부분이다.
예상 관객은 많으면 300만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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