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이 되어 있을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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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 누군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 물건에 손을 뻗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군 복구 당시에는 '맥심'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일단 봐야한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처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커피와 관련된 간단한 말만 들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의 향과 맛을 떠올리곤 할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그 이름만으로 열광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름이 가지는 효과란 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제목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광고 전문가들, 포스터 제작자들은 다양한 문구와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말들을 인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면, <지구를 지켜라!(2003)>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포스터에 나타난 코믹이라는 단어 때문에 많은 관객들은 단순한 코믹물로 보고 극장을 찾았다.
결과적으로 대 실패였다.
뛰어난 시나리오와 연출력 등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영화제에서도 상을 수상한 작품.
하지만 외면 당했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이 포스터 때문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된다.
본론으로 돌아와 이러한 제목을 포함한 사소한 한마디가 영화에 끼치는 영향을 말하자면 정말 길고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이하 월터)는 원제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와는 다르게 국내 개봉시 변경이 된 부분이다.
물론 다양한 외화가 이처럼 국내에서 개봉될 때 국내에 맞추어 제목이 변경되곤 한다.
사랑과 영혼이 그랬고, 미녀 삼총사가 그랬다.
국내의 정서에 맞게 변경이 되는 이러한 제목은 흥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본다.
월터 미티의 비밀스러운 삶이라는 제목이었다면,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니었다라고 생각한다.
원작이 어떠한 작품인지(심지어 영화인지 소설인지 조차) 모르는 나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할 법한, 누구나 한번쯤(이라고 쓰지만 사실 그런지는 모르겠다)은 상상하던 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꿈 꾸곤 한다.
초등학교 시절,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미래의 내 방 꾸미기 놀이를 할 때, 늘 빠지지 않던 화상전화(이 때도 이런 명칭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개인 영화관(무려 안경을 쓰기만 하면 영화관이 되었다), 버튼이 없는 전화기(동그랗게 혹은 네모낳게 그리고 버튼없음 혹은 음성명령 이런식으로 썼다)등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조금 다른 느낌으로 변경이 되었지만, 그 상상들은 현실이 되었고, 그의 상상이 어떠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물론 어릴 때 필자가 갖고 있던 상상력과는 조금 다른 방향인 다소 허구가 뒤섞인 유쾌하고 가벼운 느낌이 진한 상상력 이었지만, 그러한 상상을 필자가 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나의 어린 시절보다 마흔이 넘은 월터의 상상력이 더욱 인생을 살기에는 즐거울지 모르겠다.
그가 상상하는 모습들을 보면 그의 직업과 유사하게 굉장하게도 아날로그 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늘어나기만 할 뿐인 인형으로 인해서 벌이는 전투의 장면은 오래전부터 보여지던 액션 영화같이 펼쳐진다.
또 표지모델에서 튀어나오는 여행가(이자 월터)의 모습 또한 그렇다.
어찌보면 그의 상상력은 자신의 생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지 모른다.
네거티브 필름이라는 이제는 아날로그라고 불리워지는 필름을 관리하고 현상을 하는 그의 업무는 정말 아날로그 적 감성이 가득하다.
그러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소유한 그가 하는 상상력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이어서 오히려 더욱 미소짓게 만든다.
최첨단의 기기들을 이용한 모습들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다소 지금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써 어디선가 한번쯤은 봤을 법한 모습으로써 등장한다.
말하자면 뻔하디 뻔한 이야기를 화려하고 즐겁게 풀어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지루하게 다가오지 않고 즐겁게 다가오게 된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 유일하게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사용하는 세대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말하자면 그 구분이 모하할 수 있으나, 필자도 이 두가지를 모두 접하는, 그리고 접하고 있는 세대라고 본다.
물론 아날로그를 접한 기간이 디지털을 접한 기간보다 극히 짧을지 모르나 현실에서도 아직까지 아날로그적 감성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디지털이 팽배한 시대에 다가오는 아날로그는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손을 뻗게 만드는 마력아닌 마력이 있다.
그것이 필자가 필름카메라를 들고다니면서 필름을 감고 현상을 하고(물론 사진관에서 하지만) 필름을 갈아 끼는 이유인 것 처럼.
월터 또한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소유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그때를 자극한다.
그가 계속해서 해 왔던 상상들은 정말로 그의 눈앞에 다가오게 되고, 지속적인 상상으로 인해 이러한 현실들을 즐겁고 유쾌하게 이끌어 나간다.
솔직히 누가 상어가 눈 앞에 있는데 가방으로 쳐내면서 목숨을 건질 것이며, 화산이 폭발하는 곳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바람을 느낄 것인가.
그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도 상상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상상같아 분명 누군가가 들으면, 농담이라며 웃어 넘길 것 같은 모습들은 영화적 효과를 극대화 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비범한 상상력과 함께 비범한 현실이 아날로그와 이루어져 그 가치를 더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 5개 만점
★★★☆(스토리 6 연출 7 비쥬얼 8 연기 7) 언제나 상상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나는 어느 순간부터 로또 1등만을 꿈꿔오는 제대로 생각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되었다. 어릴적 수 많은 스케치북을 빼곡하게 채워넣던 그 아이는 어른이 되었고, 월터라는 사나이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남자가 되었다. 그의 상상력이 우습다고 말하지만 그 웃음 뒤에 나 스스로 느끼는 슬픔은, 어릴적 상상해오던 모습이 아닌 지금의 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비록 영화가 보여주는 모습이 시종일관 밝고 즐거운 모습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이러한 감정들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삶이라는 세상속에서 점차 상상력을 잃어가는, 점차 '나'라는 존재를 잊어가는 지금의 시대에 어찌보면 더없이 어울리는 킬링타임용 영화는 아니었을까.
누구나 말하는 흔한 스토리,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엉망인 연출은 아닌, 화려한 자연경관과 보는이에게 미소를 주는 연기. 분명 별 것 아닐 수 있는 조합은 묘한 즐거움을 불러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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