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많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실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실화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7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가 해외 감옥에서 겪은 일들...
영화 시작 전에는 해외 여행간 주인공이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가방에 넣은 마약 때문에 ‘오해’를 받아서 억울한 옥살이를 한정도로 여겼다. 실제로 그렇게 억울하게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본인도 외국에서 남이 주는 선물을 함부로 전해주면 안 된다고, 조심하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시사회가 시작되고 보니 예상과 완전히 다른 내용이었다.
주인공은 불법적인 것을 운반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게 마약이던 원석이던 간에 법을 어기는 행동을 저질렀으며 그게 마약인지는 몰랐으나 프랑스에서 체포되었고 그 국가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상 우리나라는 범죄자를 다시 데려와야 할 의무가 없다.
리뷰를 읽다 보니 주인공이 억울하다는 글을 몇 개 읽었는데 그녀가 법을 어겼다는 것을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녀의 수감생활은 오해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가방이 바뀌어서 남의 가방을 들게 되는 오해가 아니며
그녀가 실수로 남의 가방을 날라준 것이 아니다.
그녀의 가방이었으며 그녀가 나서서 한 일이었고 이로 인해 그녀는 법을 어겼다. 재판을 받아야 확정이지만 그녀가 체포되고 프랑스의 절차가 그러한 것에 우리나라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
해외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한국인도 있고 실제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되는 한국인도 있다. 이들 모두가 억울함을 호소할 때 정부가 그들 모두를 우리나라로 데려와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
거꾸로 생각하면 간단해진다. 우리나라에 어느 외국인 주부가 30kg이 넘는 마약을 운반하다가 체포된다. 이 여자는 우리나라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아무것도 몰랐다며 억울함만을 호소한다면, 이게 옳은 일인지? 그 외국 정부는 타지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 때문에 돈을 들여 통역을 보내야 하는가?
또 한가지 이해할 수 없던 부분이 있다. 영화에선 영사관에 일하는 직원이 마르트니크에 교민이 없다고 이야기하여 준다. 주인공의 남편은 나중에 교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사람들은 영사관에서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는 점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실적으로 정부의 직원이 아닌 평범한 교민에게 그 지역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가? 통역을 해줄 수 있는가?라고 대사관/영사관에서 부탁을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일인가?
또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해외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유학생이던 개인사업 혹은 이민으로) 갑자기 영사관에서 전화가 걸려와서 ‘이러이러한 이유로 한국인이 수감되어 있는데 그쪽의 시간을 내주셔서 통역을 해주고 그 사람 좀 챙겨주실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영화에서처럼 그 유일한 교민께서 도와주셨다면 다행일 뿐, 외교부에서 그런 도움을 평범한 교민에게 요구할 수 없고 통역 또한 지원해주는 것 역시 정부의 의무가 아니다.
영사관에서 국회의원을 맞이하는 것이 ‘큰 건’이라며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대사관/영사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각할 경우 이것 역시 비현실적이며 우리나라 ‘국회의원 이미지’만을 이용한 다소 유치한 장면이었다. 영사의 직책에서 아래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명령을 내리고, 대사에게 비밀로 한 것, 영사님 앞에서 울지 말라는 것, 카리브해의 휴양지로 생각하며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는 장면들 ? 할말없이 비현실적이며 실제와 너무 다른 과장이다.
만약에 영사관에서 실제로 문서를 잃어버렸다면, 그로 인해 재판이 늦어졌다면 그것은 영사관에 잘못을 따질 수 있으나 그 이상을 바랄 수 없다.
‘집으로 가는 길’은 주인공이 주부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그녀가 겪은 일들을 미화시키고 있다.
안타깝다.
사기를 당한 상황이 안타깝다.
홀로 있어야 했던 딸이 가엽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뿐.
한 국가의 국민이라는 이유로 정부에게 책임을 미루며 정부와 외교통상부를 비난하는 일은 억지이다. 이 영화는 한 개인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무지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말했듯이 실제 범인이 잡히지 않은 이상 기다릴 수 밖에 없으며 아무런 증거 없이 도와줄 수 없다.
냉정하게 바라봐야하는 사건을 미화하고 있는 영화.
함께 영화를 본 친구가 영화는 영화라며 평점 2점은 가혹하다고 말해주었다.
물론 영화는 영화이다. 영화에는 과장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실화’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에게 그릇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고 본인은 그게 더 안타까울 뿐이다.
그 당시 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7&oid=078&aid=0000027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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