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땐 몰랐는데 이 영화가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제작진이 총 출동한 영화군요. 소품이나 장소가 예쁘긴 했어요. 하지만 특유의 색감이 기억에 남았던 내아모에 비해선 영상미는 되게 없었어요. 제주도를 배경으로 저렇게 밖에 못 찍었나? 싶었어요. 이연희씨는 초반에 가볍고 상큼한 연기는 좋았는데, 진지해질수록 몰입을 방해하는 발성이나 술취한 연기가 이 영화의 큰 함정이었어요. 아 그리고 어쩌다보니 예고편을 자주 접했는데, 재밌는 장면을 다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바람에 김 빠지는 느낌이었고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지루한 갈등을 참고 보는 느낌이었어요 커플들의 갈등을 다룬 장면을 보고서는 <연애의 온도>가 떠올랐어요. 연애의 온도에서는 오래된 커플의 갈등을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공감했는데 결혼전야에서 싸우는 커플을 보고 있자니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여러모로 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으나, 소재만 있고 그걸 잘 풀어놓지는 못한 영화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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