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하고 쫄깃한 피랍 실화.
캡틴과 해적, 군의 심리전이 너무나 재밌었던.
(스포일러 할수가 없음. 영화는 '피랍 사건 구출 실화' 임.)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이 두편의 이름만 들어도 확실한 신뢰가 가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3년만의 신작 <캡틴 필립스> 를 보았습니다. 일주일 먼저 개봉한 미국에서의 평도 상당히 좋았는데, 그 평가가 수긍될 만한 '역시! 폴 그린그래스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완성도의 피랍 실화 영화였네요. 미국 역사상 무려!! 200년만에 벌어졌다던, 2009년에 실제로 일어난 소말리아 해적단의 미국 화물선 '앨라바마' 호 납치 사건을 소재로 했다는데 그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생생하게 재현해준 듯한 영화였습니다.
<캡틴 필립스> 를 다른 영화와 빗대어 말해보자면, 올해 초 엄청난 진중함과 묵직함으로 소리 없이 강한 숨막히는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진압 작전 실화를 보여주었던 <제로 다크 서티> 가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너무나 묵직한지라 초중반부가 일부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루즈하게 받아들여질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영화였지요. 반면에 이 <캡틴 필립스>는 그보다 좀 더 대중적이고 더욱 더 쉽고 빠르게 몰입할 수 있었던, 쫄깃한 해상판 <제로 다크 서티> 였다고나 할까요. 134분의 러닝타임 동한 지루함을 느낄새가 없습니다. 영화 속에서 진행되는 장면들간의 상대적인 편차는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부분을 봤을때는 정말 전혀 피로함이나 루즈함을 느낄새는 없었네요.
그리고 별거 아닌듯하지만 각박한 현 사회와 세태를 풍자하는 듯한 의미있는 대사들도 있어서 좋았구요. 보다 빡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진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 남기는 더욱 힘들어 지고 죽어나는 통에... 삐쩍 곯은 소말리아 해적단들도 알고 보면 다 나름대로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 해적질... 캡틴 필립스와 선원들에게는 안됬지만 납치범과 인질들의 양쪽 입장을 왔다 갔다 볼 수 있는 시각으로 연출한 느낌이 참 아이러니하게 재밌었습니다. 특히나 전개를 알 수 없는 해적과 캡틴간의 심리전, 수싸움도 정말 쫄깃하고 재밌게 볼만했구요. 더군다나 엄청난 위용과 압박감, 듬직함을 드러내고 등장하는 미해군이지만 섣불리 작전에 임하지 않고 납치범들의 심리를 꿰뚫어 보면서 디테일한 부분 하나 하나 놓치지 않으면서 세심하게 구출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정말 사실적이었습니다.
폴 그린 그래스 감독 영화의 주특기가 바로 고정된 카메라로 화면을 찍는게 아니라 손으로 들고 찍는 헨드 헬드 기법의 카메라 연출인데, 이보다 더 생생한 현장감을 표현할 만한 기법이 없죠. 이번에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헨드 헬드 기법으로 쭉 갑니다.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직접 빠져들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관객에 따라서 다소 어지러울수도(?) 있겠으나 이번 영화는 그렇게 심한 편도 아니고 아주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 흔들어 놓은 화면이기에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말했다시피 헐리우드에서 가장 헨드헬드 기법을 효과적으로 잘 적용시키는 마스터가 폴 그린 그래스 감독이니까, 브랜드 마크라고 할수도 있겠죠. 더군다나 이번에는 워낙 급박한 상황속의 쫄깃한 긴장감이 휘몰아치는 사건을 다룬지라 오히려 정적인 느낌의 카메라 워킹이었다면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탁월한 선택의 헨드헬드 였네요.
그리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당연히 언제나 믿고 보는 배우 톰 행크스입니다. 납치당한 배의 선장 '리치 필립스' 역을 정말 훌륭하게 소화해내 주었는데,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이 톰행크스가 맡은 선장 '리치 필립스' 역의 심리 속으로 어찌나 빨려들어가던지요. 후반부에서 그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연기가 아니라 실제 사건의 현장 속, 그 선장의 행동과 모습 심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완전 선장 캐릭터에 푹 빠져들어서 공감을 하지 않을수가 없는 몰입감을 선사해주었네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가 될지 궁금합니다.
<캡틴 필립스>를 보면서 관객들은 그저 평범한 소시민에 불과했던 선장 '리치 필립스' 의 입장에서 납치를 당하고 구출당하기 까지의 전 과정을 목격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캡틴 필립스는 선장이긴 하지만 <에어 포스 원>, <본>, <007> 같은 액션히어로는 절대 아니기에 그저 당하는 입장에 처할수 밖에 없죠. 하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 최대한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혹은 인간적으로 그 위급한 상황 속에서 대처를 하는 그 모습이 정말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 끈질기고 숨가쁜 고군분투의 현장을 이토록 리얼하고 생생하게 연출해낸 폴 그린 그래스 감독의 능력은 대단하구요. 이 영화~ 놓치지 마시길.
+ 톰 행크스 형님. 살아 있눼!!!? ㅋㅋㅋ
+ 폴 그린 그래스 감독님... 첩보나 액션물로 컴백. 어떻게 안될까요. ㅋㅋ
+ 어디서 캐스팅 했는지 소말리아 해적들은 진짜 해적들스러운 삐쩍 곯음. ㅋㅋ
(실제 소말리아 일반인들을 배우로 썼다고 하네요 ㄷㄷ)
+ 생생하게 펼쳐지는 피랍 실화의 현장!! 실화라 더욱 극적인.
+ 소말리아 해적 부대 소탕한 '청해부대' 도 떠오르면서 한국이 자랑스러워지던. 한국이 이런작전을?! 우어!!
+ <캡틴 필립스> 음악 쩔어요. 엔딩크레딧 올라갈땐 <다크나이트> 시리즈 떠오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