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적인 라이벌의 존재. 그리고 경쟁과 우정 사이.
<아폴로13>, <뷰티풀 마인드>, <신데렐라 맨>,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등의 명작 영화들을 여럿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의 신작 <러시 : 더 라이벌>을 보았습니다. 사실 근래에 론 하워드 감독을 잊고 있었던 느낌인데, 역시나 그의 영화 답게 믿음직스럽고 묵묵하게 나아가는 영화였다고 생각되네요. 실재했던 전설의 F1 레이서 두 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다소 잔잔하게 느껴짐과도 동시에 심장을 뛰게하는 폭발적인 레이싱 장면들이 함께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그런 실화 영화였습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묵직하고 진지한 톤으로 일관하는데 뭔가 더 사실적이었네요. 개인적으로 보면서 뭔가 모르게 자꾸 화면의 질감이나 느낌이 괜시리 <아르고> 를 떠오르게 만드는 느낌이었던... ㅎ
최근에서야 F1 레이싱 대회가 우리나라에서도 열리게 되었지만, F1은 사실 외국에서나 인기 있는 스포츠이죠. 하지만 F1 을 잘 몰라도 영화는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F1 이 워낙에 그저 자동차의 스피드로 승패를 가리는 그런 경기이기에 그저 빠른 스피드감을 즐기면서 흥미롭게 볼 수 있지요. 스포츠 영화는 선수들의 역경과 고난, 극적으로 가려지는 승패만 있으면 관객들로 하여금 자동적이고 쉽게 감동 코드를 자아낼 수 있기에 <러시 : 더 라이벌> 도 그런 스포츠 영화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그렇게 엄청난 폭풍 감동이나 큰 울림은 없을 수도 있기도 했네요. 보시면 알겠지만, 다소 보는 이에 따라 이둘의 경쟁과 승부가 그렇게 불꽃튀게 느껴지지 않고 어찌보면 심심하게도 느껴지는 연출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 실화라니 이 정도만으로도 가짜 이야기 보다 더욱 극적인 대단한 두 라이벌의 모습이었다는 느낌이네요.
시놉에도 나와있는 내용이긴 한데 영화를 감상하면서 스포일러의 느낌이 되는지라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만, 영화를 보다보면 두 주인공 중 한명에게 정말 크나큰 시련의 고통이 찾아오지요. 저 같으면 당연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는 레이싱을 하지 않겠노라 생각할 법도 한데, 끝까지 레이싱에 임하려는 그 열정과 투지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것은 절대 저 놈(?) 에게 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라이벌 의식으로 비롯된 인내와 끈기의 인간 승리였습니다. 여기서 영화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라이벌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는 느낌이었지요. 정말 생각해보면 라이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능력치를 최대한 이끌어 내는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자신의 의지를 더욱 다지고 확고히 하게끔 만드는 선의의(혹은 악의라도..?) 라이벌의 존재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라고 느끼게되었네요. 라이벌이 없다면 자신도 모르게 나태해지고 현재에 안주하게 되기 마련이죠.
이런 전설의 두 라이벌 레이서를 '제임스 헌트' 와 '니키 라우다'를 각각 연기한 '크리스 햄스워스' 와 '다니엘 브륄' 의 연기를 보는 맛도 괜찮았습니다. 요즘 '토르' 로 주가를 올리고 이런 저런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크리스 헴스워스의 다소 쬐금 홀쭉해진 모습의 외모도 신선하고 플레이보이의 호탕한 레이서 연기는 딱 제격이었습니다. 철두철미한 계산과 노력파의 레이서 '니키 라우다' 를 연기한 다니엘 브륄의 연기도 만만치 않구요. 영화는 '제임스 헌트' 보다 덜 극적일 것 같지만 오히려 훨씬 더 극적인 '니키 라우다' 의 인생에 초점이 더 맞춰진 느낌도 있는데, 그의 극적인 인생이 무엇일지 스크린으로 맛 보시길 바라보네요. 과연 이 둘은 어떤 숙명적 라이벌 관계인지, 그들의 불꽃튀는 경쟁의 모습과 어찌보면 원수일 것만 같은 치열한 경쟁관계의 그들이 빚어내는 묘하게 감동적이기까지한 우정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마블 영웅 토로보다 더 존재감이 빛났던 '니키 라우다'.
- 최근의 레이싱 경기 장면 중에서는 가장 신선한듯한 리얼한 묘사의 F1 경기 장면.
- 웅웅웅~ 부아아아아아앙!! 질주하는 F1 자동차. 모터. 타이어. 스피드.
- 내 인생의 라이벌은... 으하. 누구지?! 라이벌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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