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힘들다는 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프린스턴이란 세계 최고의 명문대 생도 경제난 앞엔 무력할 뿐이다. 그래도 대학은 다니는 대학생 신분이니 그나마 낫다는 생각도 들지만 최고의 명문대생이 제대로 된 직장을 찾기 힘든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위로도 되지만 그래도 좀 씁쓸하다. 사회의 엘리트로 공인 받을 수 있는 학교 출신도 저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을 어떨까 하는 묘한 슬픔을 느낀다. 우린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영화 주인공 ‘리치 퍼스트(저스틴 팀버레이크 역)’는 아슬아슬하게 산다. 잘 나가던 그가 한순간에 몰락했고 등록금 마련이란 절박한 순간, 그가 선택할 것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사실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각종 대출 광고를 보면 혹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지금, 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사들의 전략이기도 하지만 남의 일 같지는 않다. 우리는 그렇게 위험한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선택이 무엇이든 그리 우아한 것들은 아닐 것이고 사실상 영화 속에서 그렇게 했다. 문제는 그런 유혹에 빠져든 것이 그 혼자만은 아니란 점이다. 그리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은 아니지만 명문대 친구들이 가담했다. 사실 학벌에 굶주린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이 세상에 돈 보고 어떤 것이나 마다않고 선택할 이들은 당연히 많을 것이고, 어쩌면 돈 이외의 것으로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갖고 있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인류는 아무리 발전해도 아직 먹고 사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있는 자들과 없는 자들의 끊임없는 반목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인류는 아직 구석기 인류의 답습일 뿐이다. 리치 퍼스트는 위험한 곡예 속에서 산다. 그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의 위기를 해결해 줄 ‘아이반 블락(벤 애플렉 역)’의 유혹은 벗어나기 힘들다. 어느 순간 그의 손아귀에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맞이한다. 마치 우리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런 위험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 현재의 우리들이고 보면 리치는 자신의 이름처럼 행복한지 모르겠다. 리치가 뛰어난 수재이니 얻은 행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수재라도 갑작스런 행운이 온다면 그 뒤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법이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음산하게 그의 주변에서 맴돌 때 어느 순간 그는 도망갈 구석이 좁아졌다. 세상사가 그렇듯 그곳에서 벗어나기도 힘들 때가오며, 그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순간, 진퇴양난에 빠지는 법이다. 똑똑한 그의 처지를 봤을 때, 관객들은 그가 그런 위기를 벗어나길 모두가 바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자신도 험악한 이 세상의 위험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리만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본다고 자신의 인생에 쉬운 환희가 올 것이라고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런 상황을 몸으로 느꼈을 테니까. 영화는 액션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긴장감에 숨이 막힌다. 웃음기가 사라진 이면엔 현실의 냉혹함이 자리 잡고 있고, 긴장감 있는 스토리 속에서 끝나는 그 순간까지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방황하는 어느 젊은 남자의 처절한 발버둥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장면들 속에서 속의 잠재되어 있던 삶의 긴장감이 다시 떠오를 것도 갔다. 아이반 블랙이 말한 한마디 한마디 대사 속에 숨겨진 삶의 무서움과 리치의 애절한 움직임 속에서의 삶의 고단함을 함께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리치의 삶을 위한 몸부림이 몸으로 느껴질 것이다. 나하고 그리 다르지 않으니까. 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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