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엑스맨 시리즈 답지 않았던 스핀 오프 / 미국 / 15세 관람가 / 125분 / 제임스 맨골드 감독
휴 잭맨, 윌 윤 리, 브라이언 티.. / 제작비 1억2천만불 / 개인적임 평점 : 3.5점
안녕하세요?? ^^ 오늘은 지난 수요일(24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더 울버린」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사실 제가 이번 주 개봉작들 중에서 가장 먼저 보고 싶었던 영화는 「링」시리즈를 만들어낸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신작 공포 영화 「콤플렉스」였는데요. 대구에는 상영관이 하나도!! 전혀!! 완전히!! 없지 뭐에요. 아~ 슬퍼라. ㅠ.ㅠ
에공,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 개봉 전 주연 배우인 휴 잭맨이 네 번째 방한을 하는 등 대규모 시사회를 개최하며 관객몰이에 나섰던 「더 울버린」인데요. 과연 제가 보고 느낀 엑스맨 시리즈의 여섯번째 이야기, 「더 울버린」은 흥행에 성공할만한 영화였는지 지금부터 한 번 말씀드려볼께요. ^^
[ 엑스맨 시리즈들의 흥행 성적표 ]
「엑스맨:최후의 전쟁」, 그 직후의 이야기 「더 울버린」
「엑스맨:최후의 전쟁(2006)」에서 폭주해버린 연인 진 그레이(팜케 얀센)에게 안식을 안겨주기 위해 직접 자신의 Claw로 찔러 죽이고 말았던 로건(울버린, 휴 잭맨)은 연인을 잃은 슬픔과 그녀의 목숨을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 빼았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외딴 산 속에서 짐승과 다름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산 속 생활의 유일한 말동무였던 그리즐리 베어에게 독화살을 쏜 사냥꾼을 찾으러 마을로 내려왔다가, 자신을 1년 넘게 찾아 헤맸다는 유키오(후쿠시마 리라)를 만나게 되죠. 그리고 그녀로부터 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던 그날, 자신이 구해줬던 야시다(야마노우치 할)가 지금 죽을 병에 걸렸으며 죽기 전에 자신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되는데요. 유키오의 간곡한 부탁에 마지 못해 작별 인사만 하고 바로 돌아오겠다고 말하며 일본을 향해 떠나는 로건. 그의 일본 여행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된답니다. ^^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더 울버린」은 2006년에 개봉했던 「엑스맨:최후의 전쟁」 직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엑스맨:최후의 전쟁」에서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강력하면서도(「엑스맨:최후의 전쟁」에서 4등급 뮤턴트인 찰스 교수를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 메그니토를 아기다루듯 했었죠. ^^) 유일한 5등급 뮤턴트임을 마음껏 뽐냈던 울버린의 연인 진 그레이가 자신의 또 다른 어두운 인격인 다크 피닉스에게 점점 잠식 당하며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순간, 세상의 구원을 위해서가 아닌 사랑하는 연인의 안식을 위해 직접 자신의 손으로 그녀를 죽여야만 했던 로건이 깊은 슬픔과 죄책감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목표 얻는다는 꽤나 심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죠.
하지만 「더 울버린」은 이렇게 심플한 스토리에다가 이런저런 잡다한 사족들을 덧붙이는 바람에 어수선하기 그지 없게 되어버린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는데요. 게다가 엑스맨 시리즈의 최대 장점인 뮤턴트쇼(?)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체 난데 없이 조폭 영화와 로봇 영화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등 '과연 이 영화가 내가 알고 있던 엑스맨 시리즈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의 엑스맨 시리즈와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를 보여주더라구요. 그리고 전 그렇게 바뀐 「더 울버린」의 색깔이 영~ 마음에 들지가 않았답니다. ^^;;
엑스맨에 뮤턴트가 나오지 않는다니!! 뮤턴트가 씨가 말랐다니!!
「더 울버린」의 이야기가 일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만큼 영화 속에는 여러 일본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요. 울버린을 일본으로 초대한 야시다 회장에서부터, 야시다 회장이 후계자로 지명한 손녀 마리코(오카모토 타오), 아버지가 그룹의 후계자로 자신의 딸을 지명한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는 야시다의 아들 신겐(사나다 히로유키) 그리고 마리코의 절친이자 뮤턴트인(마블 매니아님들께 질문!! 유키오 정도면 2등급쯤 될까요?? ㅎ) 유키오(후쿠시마 리라), 700년간 야시다 가문을 모셔온 블랙 클랜의 리더이자 마리코의 죽마고우 하라다(윌 윤 리) 여기에 마리코의 정략 결혼 상대자인 일본 법무부 장관 모리 노부로(브라이언 티) 등 울버린과 닥터 그린(스베트라나 코드첸코바), 진의 환영을 제외하고는 온통 일본인 캐릭터뿐인데요. 아마도 일부 관객분들은 일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더 울버린」의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불쾌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지난 주 개봉한 「미스터 고」만 하더라도 중국인 배우가 주연급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쾌감을 나타내신 관객분들이 실제로 상당했던 대한민국이니 말이죠. 에휴.. ^^;;
다행히도 전 딱히 일본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터라 일본 위주의 스토리 전개는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더 울버린」의 전반에 깔려 있는 '어설픈 느낌' 때문에 스토리에 집중하기가 살짝 힘들더라구요. 모델 출신 연기자인 오카모토 타오와 후쿠시마 리라 두 사람의 연기에서 느껴지는 어색함은 차치하더라도, 헐리우드 영화 특유의 어설픈 동양 묘사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은근히 신경을 긁어데는 통에 영화에 집중하기가 힘들더라구요. 물론 저만 그렇게 느낀걸 수도 있을테지만요. ㅎ 그나저나 왜 「더 울버린」속 야쿠자들은 죄다 상의를 탈의한 상태가 아니면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건지.. ^^;;
하지만 제가 「더 울버린」에서 가장!! 너무나!! 완전!! 아쉬웠던 점은 다름 아닌 엑스맨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최대 강점인 다양한 뮤턴트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었는데요. 모든 금속 물질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매그니토, 강력한 텔레파시를 비롯해 그 능력의 끝을 알 수 없는 찰스 교수(이번 「더 울버린」의 보너스 영상에서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을 보여주기도 하죠. ^^),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미스틱, 그 외에도 사이클롬, 아이스맨, 파이로, 로그 등등 매 시리즈마다 다양한 뮤턴트들이 등장해 관객들이 스크린을 누비고 다니는 그들의 활약을 재밌게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엑스맨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확실한 장점이었는데(사실, 그 동안의 엑스맨 시리즈마다 매 번 새로운 작품이 개봉할 때 마다 뮤턴트들의 활약이 미흡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더 울버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오히려 그동안의 엑스맨 시리즈들이 뮤턴트의 활약에 엄청나게 큰 비중을 할애한 것 처럼 느껴지실꺼에요. ^^;;), 이번 「더 울버린」에서는 바로 그 엑스맨 시리즈의 확실한 장점을 포기하고 말았더라구요. '독'에 대한 스페셜리스트 바이퍼와 상대방의 죽음을 미리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키오, 이 두 명이 그나마 「더 울버린」에서 로건을 뺀 유이한 뮤턴트 캐릭터인데 그나마도 본인들의 능력을 사용한 활약은 미미했으니까 말이죠.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순정파(?) 닌자 리더, 하라다를 연기한 윌 윤 리의 영어 발음 말인데요. 일본인처럼 보이기 위해서 일부러 발음을 이상하게 한건가요?? 그가 출연했던 다른 영화에서는 교포답게 영어 발음이 매끄러웠던 것 같은데 「더 울버린」에서는 웬지 자꾸 어색하게 들려서 말이죠. ^^;;
일본인들은 물론 국내팬들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을 것 같은 「더 울버린」
「더 울버린」은 러닝 타임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일본을 배경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일본 개봉은 여름 성수기가 끝난 후인 9월로 잡혀있는데요. 「더 울버린」이 일본을 워낙에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죠. 무능력한 정부로 인해 야쿠자 천하가 된 일본 사회부터 바로 옆에서 사람이 쓰러져 죽어도 눈길 한번 주지 않을만큼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일본인들, 게다가 돈과 권력 등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서라면 설사 상대가 생명의 은인이라 할지라도 서슴없이 등뒤에 칼을 꽂아 버리는 탐욕스러운 종족으로 묘사하고 있는 까닭에 일본 관객들 앞에 자랑스럽게 작품을 내놓기가 민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요. ㅎ 그동안 「더 울버린」이 일본을 선택했다고 삐치셨던 분들, 어떻게 기분 좀 풀리셨나요?? ^^
다른 분들은 「더 울버린」을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에게 있어서만큼은 단 하나의 장점도 발견하기 힘들었던, 정말 희귀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기억될 것 같은데요. 제가 정말 웬만해서는 영화보고 이런 말씀을 드리진 않는데, 「더 울버린」만큼은 나중에 집에서라도 안 보시는게 좋을 것 같은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로건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홍보를 했었지만, 정작 베일을 벗고 보니 엑스맨 시리즈로써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던 영화, 「더 울버린」. 과연 엑스맨 시리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은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봐야겠네요. 아참, 엔딩 크레딧 후에 보너스 영상이 있으니 다들 놓치지 마세요. ㅎ 그럼 이만 「더 울버린」 리뷰는 마치고 이번 주말 유료 시사회가 열리는 하정우씨의 「더 테러 라이브」 리뷰로 조만간 또 인사드리도록 할께요. 다들 즐거운 불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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