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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했지만 특별함은 없었던 호러킹의 SF 퍼시픽 림
jojoys 2013-07-14 오후 3:25:34 838   [0]

오타쿠분들은 열광할만한 SF / 미국 / 12세 관람가 / 131분 /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찰리 헌냄, 이드리스 엘바, 키쿠치 린코.. / 제작비 1억9천만불 / 개인적인 평점 : 6.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목요일(11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3D로 관람하고 온, 호러킹이 만든 SF영화 「퍼시픽 림」이야기를 해볼께요. ㅎ 햇볕 속에서도 마음껏 활보할 수 있는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블레이드」, DNA 조작으로 탄생된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미믹」, 지옥에서 온 히어로가 지구를 구하는 독특한 상상력의 영화 「헬 보이」등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영화를 추가할 때 마다 길예르모 델 토로스러운 상상력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에는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8.5m라네요. ㅎ)보다도 10배는 더 큰 거대 로봇 예거와 우주 괴물 카이주의 싸움을 그린 「퍼시픽 림」을 관객들 앞에 내놓았는데요. ^^ 시리즈마다 대 성공을 거뒀던 「트랜스포머」나 지난 2011년에 개봉했던 휴 잭맨의 「리얼 스틸」이 그랬던 것 처럼 '거대 로봇 = 흥행 성공' 이라는 공식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만한 「퍼시픽 림」이었는지 지금부터 한 번 살펴볼까요?? ^^

[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들의 흥행 성적표 ]

최후의 예거들이 벌이는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한 마지막 미션!!

 

    2013년 어느 날, 일본 근해의 태평양 심해에 갑자기 생겨난 다른 우주와 연결된 통로 브리츠. 그 브리츠를 통해 어마어마한 덩치를 자랑하는 우주 괴물 카이주(Kaiju)들의 지구 침공이 시작되는데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마닐라, 카보 등에 이어진 카이주의 공격을 인류가 가진 모든 화력을 동원해 가까스로 격퇴하기는 했지만, 매번 더 커지고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등장하는 카이주들과의 싸움이 점점 힘에 부치기 시작하는데요. 그렇게 점점 진화하는 카이주에게 맞서기 위해 전 인류가 똘똘 뭉쳐 예거 프로젝트를 발족시키기에 이르고, 드디어 인류가 카이주와의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는가 싶었지만 그것도 잠시 뿐. 전 세계에 30대에 달하던 예거들이 하나둘 진화된 카이주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하더니 2025년, 인류에게 남은 예거라고는 세계 유일의 마크5 예거인 호주의 스트라이커 유레카와 1세대 예거인 러시아의 체르노 알파, 세 쌍둥이 형제가 조종하는 중국의 크림슨 타이푼 그리고 5년전 이미 한 차례 3등급 카이주에게 파괴되었던 기체를 인류의 마지막 역량을 총 동원해서 복원해낸 미국의 마크3 예거 집시 데인저 이렇게 단 4기뿐인데요. 그나마 인류 연합으로부터 지원되던 자금도 끊기게 되자 인류 마지막 희망인 4기의 예거들은 최후의 반격을 위해 홍콩 쉐터톰에 집결하게 되면서 「퍼시픽 림」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퍼시픽 림」을 연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영상'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 이었다는데요. 일단 80m를 훌쩍 넘기는 예거와 카이주의 어마어마한 덩치에서부터 기존에 존재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속 로봇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예거를 디자인할 것을 담당 디자이너에게 최우선으로 주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긴 했지만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무지한 제가 보기에도 '새롭다'라기보다는 웬지 익숙하게 느껴졌던 예거들의 외형을 봐서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새로운 로봇'을 보여줄려고 했던 의도는 「퍼시픽 림」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게다가 카이주마다 생김새가 서로 다르긴 하지만 스크린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카이주들의 얼굴이 사뭇 심형래 감독님의 「용가리」나 일본의 「울트라맨」등에 등장하는 괴수들을 연상시키기도 했구 말이죠. ^^;;

 

    이렇듯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새로운 로봇, 새로운 괴수를 보여주고자 한 의도는 성공적으로 표현되지 못한듯해 보이는 「퍼시픽 림」. 하지만,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보다 약 10배나 더 큰 예거와 카이주의 대결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로봇을 좋아하시는 많은 남성분들께서 열광하시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게다가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봇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는 외계 종족인 것과는 달리, 「퍼시픽 림」의 예거들은 사람이 직접 탑승해서 조종한다라는 점이 로봇 매니아분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네요. ^^

누군가에게는 바라 마지않던 영화일수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

 

    2000년을 전후로 CG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이전까지 소설이나 만화책, 애니메이션 등으로만 접할 수 밖에 없었던 소재의 이야기들이 하나둘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고 또 그 중 몇몇 영화들은 영화팬들에게 엄청난 환희와 희열을 가져다 줬었는데요. 3D 영화의 붐을 일으킨 「아바타」에서부터 소설을 읽으면서 머릿 속으로 상상만 하는데 그쳤던 판타지 세계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구현해냄으로써 여러 판타지 매니아들을 황홀경에 빠뜨렸던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여기에 거대한 변신 로봇의 등장으로 전 세계의 영화팬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던 「트랜스포머」까지 이처럼 각자 서로 다른 장르에서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던 이들 영화와 마찬가지로 「퍼시픽 림」 또한 거대한 사이즈의 예거와 카이주를 앞세워 영화계의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우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다른 분들께서는 「퍼시픽 림」을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정표 대신 단지 엄청났던 사이즈로만 기억될, 그런 영화가 아니었나 싶네요. ^^;;

 

    물론 80m가 넘는 예거와 카이주의 전투, 인간이 직접 탑승해 조종하는 로봇 이 두 가지 특징만으로도 로봇 매니아분들에게는 엄청난 흥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보였는데요. 실제로 제가 관람한 상영관만 하더라도 남성분들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관람하러 오셔서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서로 열띤 토론(?)을 벌이시며 극장을 나서는 관객분들을 이곳 저곳에서 쉽게 뵐 수가 있었답니다. 그분들이 상영관을 나서시면서 (안 들을려고 해도 안 들을 수가 없을만큼.. ^^;;) 격앙된 목소리로 영화에 대해 말씀을 나누시는 것을 보며 '이 영화가 누군가에게는 꿈에 바라 마지않던 영화일 수도 있겠구나'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요. ㅎ 다만 저에게는 그저 그랬던 영화로 기억될 것 같지만 말이죠. ^^;;

'사람'보다는 '예거와 카이주' 쪽으로 너무 치우쳐 버린 무게추..

 

    「퍼시픽 림」이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거두절미하고 거대 로봇 예거와 카이주의 대결에만 스토리를 집중시키는 까닭에 종말 위기에 처한 지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전무하다시피 했었는데요. 베켓 형제, 마코와 스탁커, 한센 부자, 홍콩의 카이주 장기 밀매 시장 등 가족애와 관련된 이야기들를 중심으로 종말 위기에 처한 지구의 모습과 그 혼란 속에서도 여전한 인간의 탐욕 등을 보여주긴 하지만 하나같이 수박 겉 핥기으로 짧막하게 다뤄지고 있어서 있으나마나더라구요. ㅎ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크리스토퍼 톨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시리즈처럼 한두 캐릭터의 사연에 집중해(이렇게 영화를 만들면 러닝 타임도 늘어나게 되고 그와 더불어 제작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긴 하겠지만요. ^^;;) 종말 직전의 지구의 암울한 모습, 여기에 예거와 카이주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어우러졌다면 볼거리만 있는 영화가 아니라 스토리도 탄탄한 「퍼시픽 림」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물론, 「퍼시픽 림」과 같은 SF영화에 스토리까지 바라는건 사치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우린 이미 풍성한 볼거리 속에 탄탄한 스토리와 그 속에 메세지까지 담아 내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시리즈나 닐 블롬캠프 감독의 「디스트릭트9」과 같은 영화를 봐버렸잖아요. ^^;;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퍼시픽 림」의 연출자가 다름 아닌 호러킹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라는 점에 대한 기대감이 엄청났었기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이 한층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네요. ㅎ

로봇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거대 예거쇼만으로도 충분히 관람의 이유가 될 듯??

 

    사실 「퍼시픽 림」은 동북아 3개국 중 우리나라만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봉전부터 일부 국내 영화팬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중국의 크림슨 타이푼과 일본의 코요테 탱고는 엑스트라에 불과했죠?? ^^;; 덕분에 한국 로봇 매니아분들께서도 금방 화를 푸시지 않을까 싶네요. ㅎ

 

    어쨌거나 「퍼시픽 림」.. 호러킹이 만든 SF영화는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다를꺼라 기대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길예르모 델 토로도 호러킹이기 훨씬 이전부터 로봇 오타쿠였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데 그치고 말았는데요. ^^;; 로봇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80m도 넘는 거대한 예거와 카이주가 벌이는 여러 전투씬들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영화를 관람하실 때 비쥬얼보다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께서는 「퍼시픽 림」은 피하시는게 현명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ㅎ

 

    전 그럼 이만 「퍼시픽 림」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께요. 모두모두 즐거운 주말 되세요. ^^


(총 1명 참여)
spitzbz
이런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극명한 남성아이들 전용무비는.... 그냥 무조건 봐야한다는거....
이런 돈을 영상에 쏟아부은 작품은 영상자체만을 즐기다오기에도 부족하니.. 2-3번은 봐야 평가가 나오는데..
자칫 심각한 스릴러나 진지한 인생이야기를 기대하고 갔다가는 대재앙....
그냥 로봇을 보는게 현명 근데 난왜 아직도 못보고... 아이맥스 자리가 안생겨...   
2013-07-15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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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림(2013, Pacific Rim)
제작사 : Legendary Picture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pacific-ri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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