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보기에는 스케일이 아쉽고 극장에서 보기에는 스토리가 아쉬운...' 제 일행이 내린 결론인데 너무나 공감하고 있습니다.
로봇 비쥬얼의 완성도, 좋았습니다.
시간적 배경을 밤으로 설정하고 주로 바다씬을 많이 넣어 어둡게 처리했기 때문에 화면상에 어색함이나 어설픈 감도 거의 없습니다. (어두우면
다 예뻐보이고 멋있어 보이죠? ㅋㅋ)
설정도 좋았죠.
사람이 조종하는 로보트... 우리가 어린시절에 익숙하게 접해오던 로봇컨셉이거든요.
문제는 스토리입니다.
액션영화 볼때에 스토리 기대 안하고 그저 두 눈 호강시켜준다는 생각으로
두시간 즐기고 나오는 게 정석이라는 것 저도 압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퍼시픽림을 관람하기에는
스케일에 비해서 그리 액션이 화려하지도 않고
어이없는 드라마에 치중하느라 중간에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마코가 왜 부조종사가 될 수 없는가에 관한 부분에서 엄청난 드라마를 보여줄 듯 시간만 끌다가 어이없이 급마무리)
스토리가 빈약했으면 캐릭터들을 잘 살려내서 잔재미를 줄 수도 있었을텐데요.
우스꽝스러운 생물학자와 수학학자(?)가 등장하지만 이야기의 단서를 제공할뿐,
코믹함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구요.
조종사팀이 네팀이 있는데 중국팀과 러시아팀은 거의 엑스트라에 불과합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대륙기질이라든가
러시아팀의 찔러도 피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철함도 개그소재로 삼을 수 있었을텐데...)
로봇이 등장하는 헐리웃 대작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자연스럽게 트랜스포머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둘 중 하나 고르라면 저는 트랜스포머에 한표 주고 싶네요.
물론 트랜스포머도 액션에 치중한 영화이기 때문에 그럴듯한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캐릭터들의 특성이 잘 자리잡았고
덩치 있는 로봇들의 속도감 있는 격투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퍼시픽림보다 우위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퍼시픽림이 확실히 극장용 영화임에는 틀림 없지만,
엄청난 제작비와 영화 인프라로 만들어낸 영화라고 하기엔 '매우' 아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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