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원작의 인기와 배우 김수현의 티켓파워로 어마어마한 예매량을 기록하며 개봉 첫날부터 정상에 올랐다. 이미 검증 받은 내용이고, 박정률 무술감독의 지도로 액션도 멋지게 완성되었다.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도 제 몫을 다한다. 그 중에서도 김수현은 <아저씨>의 재림이라 할만하다. 성실한 연기와 착한 몸매에 서비스 신까지 더해지면 영화관에서 10~30대 관객들, 특히 여성들이 환호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호흡이다. 만화와 영화가 가지는 호흡의 길이는 전혀 다른데, 웹툰을 너무나 충실하게 따라간 나머지 전반부와 후반부의 속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전반전은 경기를 코믹하게 잘 운영했는데 후반전은 선수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처진다. 후반부에 조금 더 타이트하게 몰아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철수 감독의 전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쫄깃한 맛을 내내 유지했던 점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조차 ‘웃음-지루함-감동-지루함’의 패턴 속에서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주인공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을 사람들과 어머니의 정에 뭉클해지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감상할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