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을 들다>(2009)와 <적과의 동침>(2011)의 조감독 출신 정익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영화사 별의별의 창립 작품인 <미나문방구>는 요즘 자취를 감추고 있는 학교 앞 문구점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감독의 연출부 시절 전작처럼 힐링 영화까지는 아니지만 착한 영화가 되려고 내내 노력한다. 주인공들의 연령대로 보아 20~30대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가보다 싶었는데 40~50대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물건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것은 <미나문방구>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모든 관객들의 추억을 잠시 건드리지만 병렬적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감동의 순간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불량식품부터 아이들의 교육문제까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각본의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오히려 특정 연대를 공략하여 영화의 줄거리와 연결시키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간만에 복귀한 봉태규는 전체적으로 딱딱하고 어색해보여 아쉽다. 그에 비해 세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최강희의 연기력은 발군이다. 주진모, 김원해 등 조연들과 많은 아역들의 연기도 좋다. 해외 블록버스터나 범죄 스릴러와 같은 자극적인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에게 어울리는 잔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