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역사 속 완성된 인물의 백스토리 “링컨”
자유인가, 전쟁인가, 위대한 선택의 숨겨진 이야기가 12개 부문 감독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외 12개 부분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션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휩쓴 <링컨>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링컨이 주인공이 되는 이 영화는 1861년부터 1865년까지 재임한 미국의 16대 대통령, 노예제도를 폐지한 인물이라는 결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과정을 담았다. 그러니까 남북전쟁이 4년째 접어든 1865년, 재임에 성공했지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종결과 수정헌법 13조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링컨의 고독한 얼굴과 한 인간의 내면에 앵글을 맞추고 있다.
영화는 미국 역사에서 자신 있게 위인이라 꼽을 수 있는 인물, 링컨을 가장 인간적인 내면을 포착 하면서 입체적으로 다루려 한다. 실패한 가장, 자상한 아버지 혹은 무신경한 아버지, 그리고 정치인. 그 중에서도 정치인으로서의 링컨의 얼굴은 고뇌어린 주름만큼이나 다채롭다. '부패로 통과되고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이 추진한 19세기의 위대한 입법'이라는 대사는 영화가 묘사하려 하는 링컨에게 가장 근접한 요소가 된다. 지금 당장 젊은이들의 피를 멈출 수 있는 종전이냐 앞으로 태어날 수백만 명의 인권을 보장하는 헌법이냐, 완전표결 현장에서 갈등스런 손을 들지 못하는 선택의 현장을 리얼하게 조명했다. 이 선택의 기로에서 링컨이, 아니 영화가 보여주는 행보는 흥미롭다. 링컨은 역사에 알려진 그 위대성과는 대비되는 역사 속 수정헌법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모으기 위해 정치 전문 브로커를 고용해 관직을 담보 하는 부정부패도 서슴지 않는다. 그뿐인가? 링컨은 전쟁 종결 협상을 위해 도착한 남부 정치 인사들의 발을 워싱턴 밖에 묶어두는 술수도 마다 않는 고도의 술수까지 동원하는데 링컨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최대 과제로 보이는 수정헌법의 결과를 우리는 링컨에서 우리에게 꿈은 있다의 킹목사를 징검다리로 현재 백악관의 주인은 ‘검은 케네디’ 오바마 까지 이어진 것이 미국의 인권사 다. 영화의 목적은 결과가 주는 반전보다는 역사책에서 비껴 나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어 다소 지루한 것은 이런 류는 우리 국회에서 늘 상 보아온 식상 때문인지 모른다. 욕설과 비방, 조롱이 난무하는 19세기 의회의 모습과 지금의 우리 의회가 매우 닮았다는데 19세기 미국의회와 21세기 우리의회가 오버랩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과를 안다 해도 수정안 통과 현장이 주는 긴장과 유머가 하이라이트가 된 이 영화는 흥미로운 사실과는 달리 영화가 온갖 부정부패와 협잡, 매관매직을 수단으로 삼은 인물임을 까발려도 링컨이라는 개인은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도덕하고 불완전한 사람들 속에서 모종의 수단을 이용해 목적을 이루는 것이 정치 현실이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그렇기에 링컨이라는 인물을 등장과 암살 직전의 퇴장까지, 거대란 실루엣의 뒷모습이 주는 신화적 아우라로 완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르는 이그러진 역사속 완성된 인물 탄생으로 부제를 달면 어떨까 싶다.
국민을 위한 전쟁의 종결이냐, 인류를 위한 자유의 선택인가! 세계를 바꾼 그의 위대한 선택! 미연방 역사상 가장 아픈 상처로 기억될 남북전쟁. 그 사이에 노예 제도. 스필버그는 링컨이라는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서 고전영화의 틀을 취하면서 전기 영화의 진부함이나 지리멸렬을 꼬집는 것은 무용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감독이 택한 고전적 플롯과 드라마, 심지어 촬영 방식은 그 또한 링컨이라는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방법론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촛불 속에 링컨의 초상을 오버랩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고전영화의 상투적 수법을 인용했음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링컨>은 관객들에게, 특히 세계사나 위인전으로나 겨우 접한 타국의 관객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말이다. 이 영화의 최대의 이슈인 수정헌법이나 남북전쟁의 상황은 150분이라는 상영시간동안 충분히 체득 가능하지만, 영화를 향한 집중도는 지극히 개인의 관심도에 맡기고 말이다. 이토록 기교를 부리지 않는 방식은 스필버그 감독이 오기적 발상인 것 같다. 링컨과 외관이 빼어나 놓은 듯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음악 감독 존 윌리엄스의 콤비네이션도 역사적 위인을 향한 예우적 차원에서 유감없이 동원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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