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ㅎ
어제 낮에는 날씨가 따뜻하더니 금방 또 추워졌네요.. ㅠ.ㅠ
다들 감기 안 걸리시도록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오늘은 어제 대구칠곡CGV에서 관람 하고 온..
《남영동 1985》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ㅎ
《부러진 화살》에서 사법부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을 통해..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셨던 정지영 감독님께서..
이번엔 우리네 아픈 현대사를 소재로 한 《남영동 1985》로 돌아오셨는데요..
과연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 주셨는지..
저랑 함께 살펴보실까요?? ^^
1985년 9월 4일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
온 가족이 개운하게 목욕을 마치고 목욕탕을 나서던 중에..
잠시면 된다는 한 마디에 안면 있는 형사들을 따라 나섰다가 순식간에..
복면이 씌워진체 어딘지 모를 어두컴컴한 방으로 끌려 온..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이하 민청련)의 초대 의장 김종태(박원상)..
자신이 왜 이곳으로 끌려온 것인지 전혀 영문도 모른체 김종태는..
다짜고짜 몽둥이 찜질부터 당하게 되는데요..
민청련은 김일성의 지령을 받아 조직하였으며..
폭력혁명을 통한 사회 전복을 목적으로 한다!!
라는 거짓 자술서 작성을 김종태에게 강요하는 경찰 고문수사관들..
하지만 김종태는..
"강제 연행!! 불법 감금!! 집단 폭행!! 난 꼭 이 반인권적 행위를 고발할꺼요!!"
라고 말하며 완강히 진술을 거부하죠..
그렇게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에서 지낸..
김종태의 22일 동안에 이야기가 막이 오른답니다.. ㅠ.ㅠ
《남영동 1985》는 단순하게 보면..
그동안 막연하게 이러이러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해왔던..
군부 독재정권하에서 행해졌던 잔인하고 끔찍한 탄압을..
화면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역사는 반복된다!!"
라는 이 말처럼 인류의 역사와 함께 수천년동안..
때로는 공개적으로 또 때로는 암암리에 언제나 존재해 왔던 고문..
특히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현대화 과정에서..
왕실이나 군사 정권 등에 의한 철권 정치 속에서 행해졌던..
서로 너무나 닮은 모습의 아픈 역사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널리 알려진 것만 해도 나치와 파시스트들..
동유럽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
영국의 MI6, 이스라엘의 모사드, 미국의 CIA등 첩보 기관이나 관타나모 수용소..
이란의 팔레비 왕조하의 비밀경찰이나 여러 아랍의 왕권 국가들..
이밖에도 제 3세계 국가 등에서 끊임 없이 행해졌고 또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고문..
정말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짐승은 인간인걸까요?? ㅠ.ㅠ
관객들에게 딜레마적 질문을 던지는 정지영 감독님..
《남영동 1985》는 이렇듯 단순하게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고 또 기록하기 위한 영화이지만..
가만히 스크린을 바라 보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정지영 감독님께서 관객들에게 던지는..
딜레마적 질문과 맞닥뜨리게 되죠..
제가 《남영동 1985》를 보면서 느낀 첫 번째 질문은..
지역 갈등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정지영 감독님은 영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지역 감정에 관한 여러 코드들을 노출시킴으로써..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나도 극심하게 행해져 오고 있는..
지역 감정에 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시더라구요..
영화 속에서 프로야구 광팬인 강과장(김의성)이 틈만 나면 듣는 라디오 중계에서는..
롯데 전설의 에이스 최동원을 격퇴시키는 해태와..
.741라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승률을 기록하며..
전설적인 시즌을 보냈던 85년 삼성의 에이스 김시진과 맞서는 해태 등..
경상도의 두 팀과 싸우는 전라도의 해태 타이거즈가 계속 등장하죠..
그 밖에 역시나 라디오를 통해 흘러 나오는 WBA 복싱 대구 경기..
삼성팬이라 말하는 장의사 이두한(이경영)과 경상도 사나이 이계장(김중기)..
여기에 김종태를 전라도 광주에서 나고 자란 것으로 설정한 점 등..
(김종태의 실제 모델인 故 김근태 의원님은 경기도 부천 출생이시죠.. ㅎ)
영화 곳곳에는 의도적으로 설정된 지역 감정에 관한 코드가 끊임 없이 등장하는데요..
그러면서 한편으로 정지영 감독님은 장의사가 겨눈 총구를 온몸으로 막아 선 후..
니 이러다가 죽는다고!!
그냥 해달라는데로 다 해줘라!!
그래야 나가서 니 아들도 볼꺼 아이가!!
라고 말하며 울부짖는 이계장의 모습을 통해..
이제 그만 두 지역이 서로 화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으시더라구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정지영 감독님의 질문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켜서 할 수 밖에 없는 그들도..
어떻게 놓고 보면 피해자일 수 있다..
라는 정지영 감독님의 인터뷰 내용처럼..
만약 관객 자신이 영화 속 경찰 고문관과 똑같은 시대, 똑같은 상황에서..
고문이라는 업무가 주어졌을 때 과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시죠..
아들과 주말에 야구장에 갈 생각에 들뜬 강과장..
대학 강사와 맞선을 본 애인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이계장..
어장 관리에 여념없는 김계장(이천희)..
운동권에 몸 담고 있는 여동생에 대한 걱정뿐인 백계장(서동수)..
물론 그 중에는 휘파람까지 불면서 고문 자체를 즐기는..
이실장 같은 괴물도 있지만..
《남영동 1985》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경찰 고문관들은..
평범한 우리네 모습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죠..
단지 그들에게 주어진 업무가 고문이라는 것만 빼면 말이죠..
사실 전 영화 속에서 그러한 장면들을 보면서 문득..
지금의 사회도 영화 속의 고문과 방식만이 다를뿐..
서로가 서로에게 크고 작은 고문을 끊임 없이 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인터넷에서 별 생각없이 써내려간 댓글등으로 타인에게 정신적인 고문을 가하고..
또 사회에서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헐뜯기도 하고..
때로는 모욕적인 언사와 행동들을 행하기도 하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영화 속 경찰 고문관들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남영동 1985》는 이런 여러 질문의 끝에..
교도소에 수감 된 이두한을 면회하러 간 김종태의 모습을 보여주며..
"과연 당신이라면 고문기술자를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지죠..
그런데 전 이 질문이 살짝 다른 의미로 들렸는데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고문의 후유증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공포에 질려있는 김종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십수년전 제가 군생활을 하던 당시에..
저를 바라보던 한 후임병의 눈빛이 떠올랐거든요..
군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거쳐가는 후임병들을 갈궈야 하는 위치의 짬밥이었던 그때..
제 앞에 서서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던 그 후임병의 눈빛이 갑자기 생각나면서..
(전 말로만 갈구던 고참이었으니 오해하시면 안되요~ ^^;;)
문득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는 영화 속 이실장과 같은..
공포스러운 괴물로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되더라구요..
그리고 앞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무심결에 하는 말과 행동 하나에도..
좀 더 배려심을 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구요.. ㅎ
이처럼 영화를 보면서 저로 하여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남영동 1985》..
여러분도 이 영화를 보시면서 많은걸 느끼고 또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
전 그럼 또 다른 시대의 아픔을 담고 있는 영화..
《26년》 보고 와서 또 리뷰 올리도록 할께요.. ㅎ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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