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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몽정기] 명랑하다.. 몽정기
ysee 2002-10-31 오후 10:15:13 1073   [3]
감독:정초신 주연:이범수, 김선아, 노형욱

<호>[몽정기] 명랑하다..


올해에 개봉된 한국영화들중 80년대의 시절을 담아낸 영화들이 있었는데, "해적 디스코왕 되다!", "남자 태어나다"가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두 영화를 관람한 영화 팬들은 알겠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는 소품들과 장면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8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 이유는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뒤를 돌아보게 하면서,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따뜻함을 느껴주기 위함이다. 경쟁을 하더라도 선의의 경쟁, 뚜렷한 목표[꿈]는 큰 것이 아니라, 참으로 소박하고 작은 것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내었다는 것이다.

옛 추억을 새삼스럽게 들추어내는 시대적 영화들은 분명히 무언가를 남겨주는 것은 사실이다. 영화의 흥망성쇠를 떠나 영화를 관람한 이들은 각자가 보고 느낀 점을 간직한 채 자신만의 추억을 되뇌며 잠시나마 흐뭇한 미소를 짓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성인들은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생각할 때면 그때가 "참 좋았다"란 이야기들을 하듯이 필자 역시 그 시절이 참으로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시대를 살아왔던 모든 이들이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정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다.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정과 희망이 있지만, 그 시절만큼은 못하다는 것이다. 급속도로 변해 가는 사회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더욱 치열해진 경쟁에 숨쉬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그러므로 인해 생기는 소외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재이기에 옛 시절을 떠올리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와 "남자 태어나다"가 담아내었던 80년대의 모습 속에서 희망과 꿈을 통해 따뜻함을 제공하였다면 이번에 80년대를 담아낸 영화 [몽정기]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성이라면 예외 없이 누구나 한번쯤 거쳐야 했던 신고식(?)과도 같은 추억을 담아낸 영화이다.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풀이한 [몽정기]는 성에 눈뜨기 시작한 사춘기 시절의 모습을 담아내면서도 첫 사랑의 아픔을 통해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는 진리(?)를 코믹하고, 따뜻함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필자도 겪은 "몽정기"! 아니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모두가 겪었던 "몽정기"의 시절로 들어가 보자...

영화를 연출한 [정초신]감독은 "시나리오 초기에는 암울한 배경과 스토리가 지배적이었지만, 각색과 촬영을 하면서 밝게 담아내려고 노력했으며, 80년대가 생각보다 아름답다란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재밌고, 명랑한 설정을 통해 따뜻함이 묻어 나오는 영화로 연출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그럼 재밌고, 명랑하고, 따뜻함이 제대로 묻어 나오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라고 필자는 말할 수 있겠다. 제목이 가져다주는 야릇한(?) "몽정기"는 남성들이라면 사춘기 시절에 원하지 않는 불청객(?)과도 같다. 사춘기라면 마치 자연의 섭리처럼 성에 서서히 눈을 뜨는 시기이다. 요즘이야 사춘기가 빨리 온다고는 하지만,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남성들이라면 중학교 시절에 가장 많은 이들이 사춘기를 겪었다. "사춘기는 성(性)"이란 공식이 성립될 만큼 그 시절엔 왜그리도 성에 관심이 많은지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올 뿐이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사춘기 시절의 해프닝을 영화 [몽정기]에서 제대로 표현해주었다. 인터넷이 날로 발달되는 현재는 웹서핑만 하면 얼마든지 여성의 모든 것을 알 수가 있지만, 그 시절에는 야한 잡지 아니 야한 사진한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웠었다. 여성의 나체 사진 한 장만 가지고 있어도 친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정도로 귀하고 귀한 물건(?)이었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교과서보다는 야한 도색잡지에 눈이 멀어(?) 그것만을 찾아다니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로 온통 여성에 대한 궁금증만이 가득한 시절이었다.

수업시간에 고개 숙이고 뚫어져라 무언가를 보고 있으면, 영락없이 야한 잡지나 야한 사진, 음란서적을 보고 있는 것이고, 쉬는 시간, 점심 시간, 하교시간에 보물(?)을 가지고 있는 친구 주변에 벌떼처럼 모여 여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까지 하며, 야한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 책상에 앉으면 교과서 속에는 글자들이 보이지는 않고 여성의 모습만 보이고, 눈을 감아도 여성만이 보이고, 잠을 자도 여성이 나타나 혈기왕성한 사춘기 소년들을 괴롭히기에, 마침내 어머니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속옷을 손수 빨거나 버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러한 모습을 영화에서도 보여주고 있기에 남성들에게 재미난 추억을 떠오르게 해준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이러한 장면들을 본다면 다소 눈살을 찌푸리겠지만, 남성들이 성장하면서 누구나 겪었던 일들이기에 그저 애교스럽게 보아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필자가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가장 재밌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웃음이 나오는 장면은 [몽정기]의 귀엽고 능글맞은 주인공들인 [동현:노형욱], [석구:전재형], [상민:정대훈], [영재:안재홍] 등이 갑작스럽게 찾아드는 야릇한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매달리는 철봉씬은 왜 저러는지 남성들만이 아는 동작(?)이기에 여성관객들이 이 장면이 궁금하다면 곁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질문해서 답을 알아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단순히 남성들이면 누구나 겪는 사춘기 시절 성에 대한 호기심만을 담아낸 작품인가..? 만약 그러했다면 이 영화의 생명은 이미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생을 다했을 것이다. 사춘기 시절의 성적 호기심은 영화의 전초전에 불구 하다. 영화의 진정한 핵심은 첫 사랑에 있다. 여성들이 학창시절 남선생님을 짝사랑했듯이, 남성들도 사춘기 시절 짝사랑했던 여선생님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교사가 되기 위해서 실습 나온 교생 선생님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영화 속의 사춘기 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교생 [유리:김선아]의 출현으로 또래가 아닌 연상의 여인에 대한 첫 사랑이 시작되고, 그 첫 사랑에 대한 아픔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교생 [유리] 역시 고교시절에 흠모했던 선생 [병철:이범수]과의 재회와 사랑을 이루고 싶은 [유리]의 적극적인 사랑 만들기가 가세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과 교생, 담임선생간의 관계를 넘나들면서 영화는 사춘기 소년들의 성에 눈을 뜨며,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터득하면서 거듭나는 성 지식과 때마침 찾아드는 첫 사랑의 상대를 향한 사랑에 열병을 안타깝고, 가슴앓이로 담아내고 있기에, 아린 첫 사랑의 추억도 살며시 건드려 주고 있다. 한번쯤 이러한 경험이 있는 남성들이라면 자신이 사랑하는 선생님이 다른 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쟁 아닌 경쟁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한 노력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교생선생님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말썽을 피우던 모범생처럼 행동하던 간에 피나는 노력은 쓸데없고 추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이다. 꾸밈이 없던 시절.. 한번은 누구나 거쳐야 했던 시절.. 여성에 대해 궁금한 게 너무나 많았던 시절.. 또래 여성들보다 연상의 여인에게 관심이 더 많았던 시절.. 첫 사랑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시절이기에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풀어낸 영화의 이야기는 육체적인 성장과 정신적인 성장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으므로 성장영화로서의 면모를 잘 그려낸 작품이기에 재밌고, 명랑하고, 아름답고, 슬프며, 따뜻함이 묻어 나오는 아련한 추억의 성장영화이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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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인 시각이라기보다 '남성의' 시각인 것 같아요. 여성들에겐 어떻게 보일지... 함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2002-11-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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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기(2002, Wet Dreams)
제작사 : 강제규필름 / 배급사 : A-Line
공식홈페이지 : http://www.mongj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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