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
오늘은 어제(7일) 대구칠곡CGV에서 보고 온 '더 레이븐'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제가 19세기 서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면 사죽을 못 쓰는데다가..
개인적으로 가장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 중 한명이라고 생각하는..
존 쿠삭이 에드가 앨런 포 역을 맡은 '더 레이븐'이라..
사실 이번주 개봉작 중에서 가장 먼저 보고 싶은 영화였었는데요..
그런데 '더 레이븐'이 이번주 개봉작임에도 불구하고..
집 근처 메가박스 북대구나 대구칠곡CGV에는 하루에 2~3타임 밖에는 상영을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연가시' -> '미드나잇인파리' -> '더 레이븐'..
이렇게 관람 순서가 뒤로 밀려버렸네요.. ^^;;
그나저나 이번주에만 벌써 개봉작 3편을 봤는데..
아직도 '헤이와이어'랑 '모모..'가 남았다니..
언제 다 본다죠?? ㅠ.ㅠ
어쨌거나 제가 엄~청 기대하고 기다려 왔던 영화 '더 레이븐'..
1849년의 볼티모어로 잠시 떠나보실래요?? ㅎ
실제 에드가 앨런 포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
다들 잘 아시겠지만..
'더 레이븐'은 코난 도일과 도스토옙스키 등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에드가 앨런 포의 미스테리한 죽음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영화인데요..ㅎ
비록 영화의 내용은 99.9% 픽션이지만..
전 영화 속 존 쿠삭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 1849년의 에드가 앨런 포가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알콜 중독이 되어..
평생동안.. 아니 죽고 나서도 한참동안..
세상에 인정을 받지 못하고 불행과 절망만을 안고 살았던 남자..
에드가 앨런 포..
그런 그의 모습을 나름데로 최대한 근접하게 표현하고자..
존 쿠삭은 11Kg이나 감량한체 핼쑥해진 모습으로 스크린에 등장해..
배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느낄 수가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에드가 앨런 포의 겉모습은 비슷하게 재현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영화 속 포의 활약은 영 신통치가 않더라구요..
존 쿠삭도 정말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촬영에 임한 것 같던데..
안타깝네요.. ㅠ.ㅠ
포의 소설 속 살인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 1849년의 볼티모어..
짙은 안개가 깔린 어느날 밤..
볼티모어의 빈민가에서 한 여성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잔인하게 살해된 모녀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볼티모어 경찰의 필즈 경감은..
곧 이 사건이 에드가 앨런 포의 단편 소설인 '모르그가의 살인' 속 내용과..
놀랍도록 일치한다는 사실에 주목, 포를 연행하기에 이르네요.. ㅎ
하지만 또 다시 포의 소설 '함정과 진자' 속의 방법으로..
잔인하게 살해된 그리즈읠드의 살해 현장에서..
포의 또 다른 소설 '붉은 죽음의 가면'을 연상시키는 단서가 발견되면서..
포와 볼티모어 경찰은 포의 예비장인(^^;;)인 찰스 해밀턴의 가면 무도회에 잠복을 하는데요..
그 순간 무시무시한 군마를 타고 무도회장에 난입한 괴한!!
영화는 이렇게 싱겁게 끝나고 마는걸까요?? ㅎ
부끄럽게도 사실 전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은 단 한편도 읽어보지 않았어요.. ^^;;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포의 소설 속 살인들과..
영화에서 범인이 재현해 놓은 살인을 비교해가며..
여러 소설 속 살인을 얼마나 개연성 있게 구성해 놓았는지는..
말씀드리고 싶어도 말씀 드릴 수가 없네요.. 에공~ ^^;;
다만, 영화 속 이야기만 놓고 제가 느낀 점은..
'더 레이븐'에서의 미스테리한 범인이..
소설 속 살인을 하나씩 재현해 가는 과정에서 고의로 흘리는 단서들이..
절묘한 짜임을 보여주기보다는..
솔직히 좀 억지로 끼워맞췄다는 느낌이 강하더라구요.. ㅎ
모르긴 몰라도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모두 읽어 보신분들이라면..
영화 속에서 포가 거론하는 책의 제목만 들어도..
다음 상황에 대한 이해가 쉽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저처럼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읽어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영화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억지 상황만 차곡차곡 쌓여간다는 느낌이 드실 것 같아요.. ^^;;
안개 자욱한 19세기 볼티모어와 경찰 유니폼만 떠오르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인베이젼', '닌자 어쌔신'을 연출했던 제임스 맥티그 감독..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뚜렷하면서도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어두우면서도 몽환전인 분위기의 화면 연출이 그것이죠..
어찌보면 외골수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의 그의 뚝심은..
이번 '더 레이븐'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나는데요.. ㅎ
안개 자욱한 볼티모어 밤거리에 을씨년스럽게 서 있는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어슴푸레한 새벽 공원에 앉아 있는 포의 모습 등..
영화 전반에 걸쳐 꾸준하게 어두운 분위기의 화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극적 긴장감을 끌어 올리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지더라구요.. ㅎ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데로..
제가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서인지..
억지로 짜맞춘듯한 스토리 전개 때문에..
전 맥티그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 스릴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네요.. ^^;;
제가 '더 레이븐'을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볼티모어 경찰의 멋진 제복과 존의 구렛나루였을 정도니까요.. ㅎㅎ;;
그럼 이쯤에서 여러모로 아쉬웠던 영화 '더 레이븐'의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다음에 또 다른 영화로 인사드릴께요~
남은 주말 오후 즐겁게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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