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고난과 졸음의 언덕. 굉장히 불친절하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영화 많은 분들이 기대하셨을 거다. 성인판부터 시작하여 어린이 판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책으로도 출간된 좋은 원작을 가진 영화라 뭔가 상당히 기대를 하시면서 보았을 거다. 마치 잘만든 문학작품을 바탕으로한 비극적인 멜로 영화 느낌으로다가. 개인적으로도 문학 작품을 영화로 만든 영화도 좋아하고 워낙에 원작이 좋았던 영화들이 재미있고 그러니, <오만과 편견> 같은 느낌의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잘만든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그런데 그것은 예고편을 보기 전까지의 생각이었다.
예고편을 감상해 본 후, 아 이건 뭔가 정신이 번쩍!! 이거 설마 설마, 극장에서 숙면에 푹 빠질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런 영화인가 하고 말이다. 결국 나는 숙면 당했다... 1시간여 아니, 더하려나? 2시간 9분의 러닝 타임 중 1시간 1~20여분간(?)을 보다가 졸면서 보다가 졸다가 보다가 졸다가를 반복하는 나의 모습.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 번 나의 영화 관람 능력치, 여러 장르와 지루함과 잔잔함을 견디고 그 영화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잘 수용할 수 있는 그런 내공에 관한 성찰을 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는 역시 아직도 내공 부족이요, 지극히 대중적인 영화만을 편식하는 관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자아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이기도 했다. 나는 왜 황금 같은 저녁 시간에 극장에 와서 졸고 있는 것인가. 이럴거면 도대체 왜 영화를 보러 왔는가. 이 건달 백수야 정신 좀 차려라. 할일이 그렇게도 없느냐. 비싼 밥 먹고 공짜 영화 보러와서 졸기나하고 잘하는 짓이다.
영화의 개인적인 감상은 굉장히 억눌리고 침울하고 답답하고 무언의 압박과 쓸쓸함과 쓰라림을 동시에 느껴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또 한 영화 연출 (카메라나 배경음 등) 자체가 <안티크라이스트>, <멜랑콜리아>를 연출 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그것과 상당히 흡사하고 또 한 라스 폰트리에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는 불편함과 불칠전성을 보여준다. 상당히 영화가 전개가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도 개인적으론 잘 모르겠고, 뭐가 뭐 어떤 내용인지 분간도 안되고. 영화 화면도 참 어지럽고 어둡고 침침하고 답답했다.
물론 뭔가 있어 보이는 분위기와 현장감, 생생함이 굉장하기는 하고,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 답게 폭풍우 치는 그런 모습과 언덕배기의 그런 미장센은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결론적으로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그닥 어떤 문학적이고 영화적인 흥미를 전혀 못느끼겠다는 것이고 그저 지루하고 답답한 고난의 연속이었으며 졸음과의 싸움, 자아 성찰의 시간이었을 뿐이다.
아직도 내공이 턱없이 부족하다.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더 쌓아 올릴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슬프다. 피곤한 신체 체력 상태였다고 치부해 버리긴 싫다. 그냥 재미없었고 견딜수 없는 고문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 <폭풍의 언덕> 집에 책이 있음에도 불구 아직도 안읽었는데.. 어린이 판인데.. 이런 내용일까? ㅠ ㅋ
+ 이렇게 영화를 불친절하게 만들어야 했을까?
+ 언젠가, 다시 봐야겠지. 나는 역시나 지극히 대중 취향 관객이구나!! 하하핫!!
+ 아... 슬픈 백수 건달이여. 영화 내공 좀 더 쌓아라. 우울하다. 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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