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_2012
조디 포스터의 세 번째 연출작인 <비버>는 무기력증과 동시에 우울증과 잠에 빠진 중년남자의 이야기다. 멜 깁슨(월터)이 이 역을 맡고 있다. 아내 메러디스(조디 포스터)와 두 아들과 함께 살았지만, 결국 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웥터는 집을 떠난다. 그 날 모텔에서 술에 취해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돌아가는데 다음날 월터는 자신의 병을 고칠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그것은 인형(비버)을 소울메이트이자 대변자로 여기고 타인과의 모든 대화를 비버를 통해 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 막내아들과의 소통이 성공하고, 아내와의 관계도 회복한다. 게다가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장난감 회사에서도 아이디어 내고 큰 성공을 이룬다. 하지만 큰 아들 포터(안톤 옐친)과의 관계는 전혀 회복의 기미가 없고 오히려 비버의 존재 때문에 포터는 아버지를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서서히 자신 안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고 이를 부정하려하지만, 어쩔 수 없는 dna이다. 그것은 리포트 등을 대필해주는 포터 자신과 아버지 월터의 비버와의 관계가 상응한다는 점으로 보여준다. 또한 치어리더이자 우등생 노아(제니퍼 로렌스)와의 관계에서도 그녀가 갇혀진 것을 떨쳐버리게 해줌과 동시에 포터 자신도 아버지라는 존재를 인정하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이번 작품은 개인적으로 조디 포스터의 3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소통에 대한 고찰이 뛰어나고, 부자관계에 대한 해석도 좋다. 역시 한 걸음 떨어지거나 그 속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들이 더 깊고 객관적으로 그 관계를 잘 볼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부자관계에 대해서 더 그러하다(조디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이런 작품을 볼 때 마다 느끼는 점은 영화가 좋을수록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커져간다는 것이다. 월터와 같은 인물들이 우리 주위에도 엄청 많을 것이다. 혹은 내 자신도 이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문제는 관심과 소통의 부재인 것 같다. 소통의 해결은 좋은 청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과 자신의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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