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아갈 수 있는 곳,
혹은 그리워 할 수 있는 곳,
매일 혹은 때때로 떠날 수 있는 곳....
내게 있어 '집'에 대한 개념은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아하~! 이런...
그런 '집'이 '사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건축학 개론 숙제를 하다가 두 사람을 좀 더 이어준 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한옥.
첫 눈이 내리면 만나기로 한 곳은 둘이 처음 갔던 한옥
개포동을 한 눈에 바라본 곳은 아파트의 옥상
'너를 좋아해'가 아니라 '그 땐 네가 공짜로 지어줘'라고 말하며
그린 그림도 '집'
방송국 선배가 유혹하며 들어갔던 곳은 그녀의 '집'
십 수년 만에 나타나서 지어달라 한 것도 '집'
병든 아버지와 함께 돌아가고 싶은 곳도 '집'
어머니의 사랑 때문에 울었던 곳도 30년 넘은 그의 집.
수십 년만에 서로의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를 나눈 곳은 제주도의 집
뉴욕의 단칸 방에서는 살 수 없다며 짜증을 부리게 된 이유도 '집' ....
모두 '집'을 통해 연결된다.
공기의 중요함은 잠시 숨을 멈춰봐야 알 수 있다던가?
내일 떠나기 위해 오늘 들어온 '집'이
우리가 살아가며 깨닫지 못했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됐다.
이 때문에 '첫사랑' 이야기라는 흔한 소재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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