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들 사이에서 불안하고 어색한 눈빛으로 앉아있는 드리스.
뚜렷한 직장도 없이, 삶의 목적도 없이 그렇게 살아가던 드리스에게,
필립은 거짓말과 같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그렇게 둘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그동안 자신을 불쌍한 장애인으로 여기고,
도와주어야 하는 존재로만 생각하던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는 다르게
드리스는 필립을 그저 '사람'으로 대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누가 보기에도 어울리지 않았던 필립과 드리스 둘은
둘만의 시간과 추억을 차곡하게 쌓아가면서 '친구'가 되어갑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는데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함을 유지합니다.
모든 것이 서툴면서도 순수한 드리스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합니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그저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딱히 영화 전면에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대놓고 내세우고는 있지 않지만,
생각없이 웃게 만드는 드리스의 유쾌함 속에,
필립을 생각하는 그 따뜻한 우정의 향기가 자연스럽게 발현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비슷한 시간, 문화를 공유하고 살아온 사람들이
친구가 되기에 더 수월하다는 말을 하고는 합니다.
그 말이 틀렸다고는 할 수는 결코 없겠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친구라고 하는 것은
같은 마음을 가지고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바쁘게 살아간다고 잊고 지냈던 친구에게
먼저 연락한 통 해서,
함께 영화관 나들이를 하기에
가장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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