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민즈 워> ★★☆
감질맛 나는 액션과 로맨틱하지 않은 로코의 결합!
액션과 로코! 남성과 여성을 어우를 수 있는 두 장르의 재미를 모두 잡는다면 그만큼 이상적인 오락영화도 없겠지만. 사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자칫 잘못하면 액션은 긴장감과 볼거리 부족해서 감질맛나고, 로맨틱은 액션과 유머에 뒷전으로 밀리다가 정작 달달한 감성을 놓치기 쉬우니까요! 그러다보면 전반적으로 재미가 부족하거나 지루한 것은 아니지만, 강한 매력포인트는 지니지는 못하는 이도저도 아닌 엉거주춤하고 어수선한 영화가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 실패의 수순을 따라가는 <디스 민즈 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커플이 아니라 삼각관계에 빠진 세 남녀를 내세우면서 차별성을 두었지만, 계속 양다리를 걸치는 여성과 이를 뻔히 알면서도 자존심 싸움에 나선 두 남자의 모습은 "로맨틱한 감성"을 김 빠진 콜라마냥 맛을 버려놓았습니다. 양손에 두 남자를 쥐고서 비교하고 간을 보는 상황이 웃음을 터뜨리긴 하지만, 동시에 사랑에 관한 우리의 양심과 환상을 쿡쿡 찌르는 썩 기분좋지 않은 불편함을 불러일으킵니다.
어째 <트와일라잇>의 성공을 염두해 둔 것으로도 보이는데, 그 영화는 순도높은 "여성 판타지"를 담아낸 탓에 암묵적으로 타부가 용인되면서 인기를 얻는 것입니다. 그와 달리, 이 영화는 삼각관계를 남자의 시선으로 엮는 순간부터 판타지일 뿐이라는 면죄부를 잃고서, 오히려 "순수한 사랑"이라는 또 다른 판타지와 반목하는 불쾌함을 자극하게 됩니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저울질하며 비교/평가하는 여자의 태도가, 여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속이고서 경쟁하는 남자들의 태도가 썩 기분좋지는 않으니까요.
그러한 이유로 몇몇 장면만 그럴싸한 정도일 뿐, 극장문을 나서는 순간에 이 영화에 대한 "로맨틱함"은 남아있기 어렵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영화는 낙하산 엔딩장면에 괜히 "코미디"를 살리려다가 끝까지 뒷맛이 찝찝하도록 결정타를 날리더군요. 개그센스가 그닥 똑똑해 보이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액션이 딱히 매력적인 것도 아닙니다. 카리스마따윈 전혀 없는 악당은 뭔가 보여줄 듯 어깨에 힘만 잔뜩주더니만, 소박한 차량 추격씬만 보여주고 불쌍할정도로 싱겁게 퇴장해버립니다. 한 여자를 놓고 벌이는 소동극은 CIA 특수요원이라는 설정이지만 도청과 몰래카메라 수준이고, 두 남자가 벌이는 맨몸액션도 <미스&미세스 스미스>의 두 부부의 난투극을 떠올려보면 시늉만 하다마는 인상입니다. 나쁘다기 보다는 액션영화로서의 쾌감을 기대한다면 별다른 감흥을 얻기 힘드네요.
결과적으로는, 액션과 로맨틱함은 다소 부실한 가운데 코미디가 산발적으로 고군분투하는 형상입니다. 그래도 밥상에 차려놓은 가짓수가 많다보니까 액션/멜로/코미디를 다 조금씩 맛보다보면 무난하게 러닝타임을 즐길 수는 있습니다. 거기에 훈남훈녀 배우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으니까요. 일회성 킬링타임용 팝콘무비로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딱히 남다른 인상을 남기기는 어려운 영화로 보입니다.
원본 : http://aciiacpark.blog.me/10015248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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