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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md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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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7 오전 11: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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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듯 한 한마디. 산만하다. 이 영화는 정말 너무나 정신이 없다. 처음부터 아기의 울음소리, 관객에게 짜증을 선사할 만큼 불편한 아기의 울음소리로 시작하고, 김태우와 배두나 역시 아기와 별반 다른 것이 없는 부부이다. 아이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싸움이 더 짜증나고 복잡하다. 너무나 정신 없는 그들, 관객이 그렇게 느끼는 것만큼 그들은 정말 정신 없는 신혼 부부이고, 어쩌면 그게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현 신혼 부부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첫 장면 몇 분만으로 `이 영화가 참으로 산만하게 진행되겠구나.`란 생각이 들게한다.
우선 이 영화의 큰 장점이 있다면, 비판할 것과 하고픈 이야기를 관객이 제대로 공감할만큼 나타내줬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맘에 드는데, 괜히 비판이란걸 해본답시고 조폭을 미화시키면서 정치가들이나 공무원들을 비판하는 류의 어리석은 비판이 아닌,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 술문화에 대한 비판이 가해진다. 술을 잘 못하는 남자의 고통을 우습게 묘사해주고, 성적인 농담들, 여성들 앞에서 쉽게 내뱉는 듣기 거북한 말들에 대한 일침도 놔주고 있다. 그리고 그 거리를 지저분하게 보여줌으로써(원래 지저분한건지, 아니면 감독의 의도된 세팅인지는 모르겠지만), 술로 찌든 더러운 거리를 관객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못 사는 사람들의 선한 모습과 술장사 하는 분들의 못된 모습을 대비시켜 보여줌으로서, 진부하긴 하지만 공감이 간다.
그리고 아줌마에 대한 묘사, 약간 과장되긴 했지만, 시부모님을 무서워하고, 남편은 술 먹고 늦게 들어오고, 아이는 항상 울고 있고, 그리고 자신의 젊을 때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가사 노동에 전념하는, 그래서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산만하지만, 이 영화를 그저 그런 산만한 영화로 매도하기 힘든 건,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중반부의 아이를 찾는 장면과 마지막장면은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면서 나오는 장면들에는 박수를 아끼지 않고 싶다. 또, 아줌마 한명이 이 거리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다는 설정 역시 코믹적인 요소보다는 무언가 의미심장한 요소로 많이 다가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렇지만 칭찬만 해주기에는 그리고 7천원이란 돈을 주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기분 좋게 앉아 있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도 많다. 코미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별루 안 웃긴다. 일본 영화 `메신져`, `비밀의 화원`, 그리고 이번 여름에 나온 `워터보이즈`에서 볼 수 있었던 에니메이션틱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웃음을 유발하려고 하지만 무언지 엉성하다. 몇주전에 본 `도둑맞곤 못살아`를 보면서도 느낀거지만, 우리나라 코미디가 조폭류의 억지 코미디가 아닌 영화는 약간 일본식 코미디의 뒤를 밟으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으로 아쉽다. 그리고 뛰어다니는 장면이 너무나 많이 나와서 지루함까지 유발한다. 몇몇 장면에서 관객에게 폭소를 유발하긴 하지만, 그 몇몇 장면으로는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의도된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산만한 스토리구조가 관객에게는 이 영화에 빠져들어가기 힘들게 만드는 크나큰 약점인 것 같다.
아주 재미가 있거나 그런 영화는 아니다. 그렇다고 떨어지는 영화도 아니다. 솔직히 `가문의 영광`이나 `보스 상륙 작전`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보고 나왔다. 그리고 배두나의 귀여운 아줌마 변신에 즐거워하면서 봤다. 어느 몇몇 쓰레기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소재에 도전하는 이 영화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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