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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을 버리고 재미를 택하다?? 퍼펙트 게임
jojoys 2011-12-14 오후 1:27:46 641   [1]

앗.. 부제가 좀 자극적인가요?? ^^;;

나쁜 의미로 저런 부제를 사용한건 절!! 대!! 아니구요.. ㅎㅎ

없는 글 솜씨에 이 영화의 특징을 딱 꼬집어 표현할려다 보니 저렇게 됐네요.. ^^;;

 

13일 롯데시네마 대구에서 열린 '퍼펙트 게임' 시사회를 보고 왔어요.. ㅎ

사실 코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영화를 보면서 훌쩍거리면 다른 분들께 폐가 될까 싶어..

그냥 보러 가지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야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써 도저히 안 볼 수가 없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영화를 보러 출발하기 전 약국에 들러 약까지 사먹고 극장으로 향했죠.. ^^;;

그래도 약을 먹어서인지 훌쩍거리며 다른분들께 폐가 되진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ㅎㅎ

 

그런데 롯데백화점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아직 시간이 7시 밖에 안되었더라구요..

시사회가 8시반이라 너무 일찍 온건가 싶어 극장에 올라가기 전 아이쇼핑 하면서 느긋하게 올라갔는데..

의외로 벌써부터 극장 로비가 가득찰 정도로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셔서 엄청 놀랐답니다.. ^^;;

 

게다가 하필이면 제가 빨간색 캐파카를 입고 가서인지..

여기저기서 '점마, 여자 옷 입은거 아이가??'

라고 수근거리셔서 진땀 꽤나 뺐네요..;;

아니.. 빨간색이라고 여자옷이라고 말씀 하시다니.. ㅠㅠ

하아~ 저도 대구 토박이지만 대구 남자분들 은근 보수적인 것 같아요.. ^^;;

 

어쨌거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보고 온 '퍼펙트 게임'..

영화 속 두 레전드들의 이야기 시작해 볼까요?? ^^

아.. 80년대 야구를 못 본게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ㅠㅠ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현재 성적에 상관없이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속의 영원한 에이스가 있으실텐데요..

 

삼성팬인 저에겐 배영수 선수가 바로 그런 선수죠.. ㅎ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데다 가을잔치의 단골 손님인 삼성에는

이선희, 황규봉, 김일융, 김시진, 박충식, 김상엽 등등..

뛰어난 투수들이 많았었지만..

전 그중에서도 특히나 영화 속 최동원 선수처럼 팀을 위해 진통제를 맞아가며..

자신을 활활 불태운 배영수 선수가 제 맘속의 영원한 에이스랍니다.. ^^

여러분에겐 어떤 투수가 그런 맘 속에 에이스이신가요?? ^^

 

아마도 제가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게 12살 무렵인 90년 초반이다보니..

진정 '에이스들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법한 80년대의 프로야구를 보지 못한 게..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써 항상 안타까운 마음인데요..

 

물론 현재 프로야구에도 에이스라 불리는 투수들이 있지만..

80년대의 에이스와는 개념이 많이 틀리죠.. ㅎ

요즘은 선발, 중간, 마무리의 분업화로 인해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는 반면..

80년대의 에이스들은 선발, 중간, 마무리 할 것 없이 말 그대로 '전천후 투수'들이었으니까요.. ^^;;

 

82년 OB의 박철순, 83년 삼미의 장명부, 84년 롯데의 최동원, 85년 삼성의 김시진, 김일융, 86년의 선동열..

그 밖에도 이상군, 윤학길, 박정현 등등..

팀의 에이스라하면 지는 경기일지라도 끝까지 완투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때 그 시절의 프로야구..

정말 진짜 남자들의 대결이 아닐까 싶은데요.. ㅎ

 

사실 알고보면 그 당시만 해도 에이스급 투수들 외에는 변변한 투수들이 없던 시절이라 그랬던거죠?? ^^;;

그렇기에 당시 에이스들은 뜨겁게 자신을 불사르고 금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경우도 많았구요.. ㅠㅠ

 

그렇게 수 많은 에이스들이 리그를 호령하던 그 시절에..

최고 인기 구단인 롯데와 해태의 두 에이스가 자신들의 모든것을 불사르며 펼친..

1987년 5월 16일 그날의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

별이 된 레전드.. 故 최동원(조승우)..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1981년 대륙간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 ^^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대표팀 중에서도..

특히나 대회 MVP까지 차지하고 돌아 온 최동원 선수에게..

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집중되는건 당연한 일이겠죠?? ㅎ

(실제로는 대회 MVP는 쿠바 선수가 받았고 최동원 선수는 최우수투수에 선정되셨다네요.. ㅎ)

 

고등학교 시절부터 철저한 에이스로 키워진 투수 최동원..

야구 이외에 다른 것에는 단 한번도 한눈을 판 적이 없는 정말 모범적인 선수로 묘사되었더라구요.. ㅎ

 

'퍼펙트 게임'이 최동원과 선동열이라는 두 전설적인 투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최동원 선수에게 영화의 무게 중심이 많이 쏠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더라구요.. ㅎ

 

아마도 영화가 최동원 선수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고독한 에이스로 그린 반면..

선동열 선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살짝 날라리(?) 에이스로 그려 놓은 것도 그렇고..

영화 전반적으로 최동원 선수에 대한 스토리 위주로 진행이 되어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한편으로는 기아팬분들이 살짝 아쉬우실 수도 있을 듯 하네요.. ^^;;

 

어떤분들은 배급사가 롯데라는 이유로..

영화 제작 단계때부터 최동원 선수 위주의 영화가 될꺼라 예상하셨더라구요..;;

롯데팬도 기아팬도 아닌 삼성팬인 제 입장에서 보기에도..

살짝 최동원 선수 위주의 영화이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

말이 필요 없는 국보 투수 선동열(양동근)..

 

81년 대륙간컵 우승 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최동원 선수를..

멀리서 존경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국가대표팀의 막내 선동열 선수가..

어느덧 세월이 흘러 리그를 호령하는 0점대 방어율의 사나이가 되었네요.. ^^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정한 에이스는 최동원이다!!'라는 세간의 수근거림이 은근히 못마땅한 선동열 선수..

틈만나면 김응룡 감독님을 찾아가 최동원 선수와의 대결을 부탁하지만..

매번 '넌 아직 동원이 따라갈려면 멀었어!!'라는 말만 들을 뿐이죠..

김응룡 감독님은 왜 선동열 선수에게 그런 말씀을 하신 걸까요??

영화를 보시면 아실 수 있겠죠?? ^^

 

제가 기억하는 선동열 선수의 선수 시절의 모습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던 모습이 아닌 일본의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마무리로 활약하시던 모습이 전부인데요..

선동열 선수가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상대팀은 경기를 포기했다던..

그 시절의 활약상을 직접 보지 못한게 야구팬으로써 그저 아쉬울 따름이네요.. ㅠㅠ

 

영화에서 그려지는 선동열 선수의 모습은..

오로지 야구만을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는 최동원 선수와는 전혀 다르게..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는 락커룸에서 쿨쿨~ 자다가..

갑자기 내려진 등판 지시에 몸도 안 푼체 마운드에 올라서는 폭풍 삼진을 잡아내는..

살짝 날라리 같으면서도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주는 그런 선수로 그려졌더라구요.. ^^

그런데 무비위크에 실린 선동열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니..

 술을 정말 좋아하긴 하셨나보네요.. ^^;;

자신은 술, 담배를 좋아해서 등판 전날 술 마시는 일이 많았었는데..

그때 故 최동원 감독님처럼 관리를 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있으시다네요.. ㅎ

그리고 시작된 87년 5월 16일.. 그날의 경기..

 

최동원 vs. 선동열..

 

86년 4월 19일 그들의 첫번째 대결에서는..

3회에 터진 해태 송일섭 선수의 솔로포가 결승점이 되면서..

선동열 선수가 완봉승을 최동원 선수가 완투패를 기록했고..

 

86년 8월 19일의 두번째 대결에서는..

1회말의 선동열 선수의 비자책 2실점이 결국 9회까지 이어지면서..

최동원 선수가 완봉승, 선동열 선수가 완투패를 기록했네요..

 

정말 영화 속 앵커의 말처럼 '용호상박'이라는 표현이 딱인것 같은데요?? ^^

그리고 드디어 누가 진정한 에이스인가를 가리기 위한 그들의 세번째 대결의 그날..

87년 5월 16일.. 그날의 경기가 펼쳐지게 되죠.. ㅎ

(위 사진과 경기 기록등은 신동백님의 글에서 차용한 것이랍니다.. ^^)

 

이 날 보여준 두 사람의 대결과 같은 경기는..

현대 야구에서는 두번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ㅎ

경기 내용도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도..

209개(최동원)와 232개(선동열)라는 어마어마한 투구수 때문일 것 같네요..

 

요즘에도 선발 투수를 저렇게 혹사시켰다가는..

바로 팬분들한테 감독님이 테러 당하실듯?? ^^;;

 

어쨌거나 혼신의 투구를 한 두 선수의 마지막 대결의 결과는..

직접 극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

 

영화 속에서 그려진 두 선수의 대결에 있어서도..

선동열 선수보다는 최동원 선수에게 좀 더 무게추가 기우는 것 같아 보였어요..

어깨가 으스러지는 고통 속에서도 힘겹게 한이닝 한이닝 버텨가는 모습이라던지..

경기가 끝난 후에 보여준 최동원 선수의 가슴 짠한 모습등에서 말이죠.. ㅎ

 

물론 선동열 선수도 손가락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속에서도..

끝가지 투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여러모로 최동원 선수에 비해 비중이 떨어져 보이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아팬분들이 보시기에 살짝 서운하실 것 같다는거지..

제 3자인 제 입장에서는 두 분 모두 너무 멋있으셨어요~ ^^

미칠듯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김용철(조진웅) 선수.. ^^

 

영화 '퍼펙트 게임'을 이야기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캐릭터가..

롯데는 김용철 선수와 감독(이도경), 해태는 김일권 선수인데요.. ㅎ

영화 중간중간 정말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해 주시거든요.. ^^

 

특히나 김용철 선수역을 맡은 조진웅씨의 활약이 대단하시답니다.. ㅎ

개인적으로 '솔약국집 아들들'이후 꽤 호감을 가지게 된 배우였는데요..

그동안 '추노', '신불사'등의 드라마부터 '글러브', '고지전'등의 영화에서..

간간히 잽만 날리시더니 드디어 이번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미칠듯한 존재감을 드러내시더라구요.. ^^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정말 영화속에서 김용철 선수가 입만 열었다하면..

극장안이 온통 웃음 바다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ㅎㅎ

 

아 그렇다고 웃음만 주는 캐릭터는 아니구요..

'내 오늘은 롯데의 4번이 아니라 최동원이의 1루수가 되가 뛸끼다!!'

'너거는 어얄래?? 앙?? 불구덩이던지 물구덩이던지 일단 뛰들고 보는기라!!'

같은 나름 멋진 대사도 해준답니다.. ^^

 

사실 영화 속에서는 김용철 선수와 최동원 선수가 경남고 동기동창이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굉장히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그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김용철 선수는 부산상고 출신이시고 최동원 선수보다 선배시라네요..

물론 사이도 좋았구 말이죠.. ^^

픽션이 많다는 점이 독일까?? 득일까??..

 

 사실 '퍼펙트 게임'은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름과..

마지막 대결에서의 경기 결과 외에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픽션이라고 보셔도 무방하답니다.. ㅎ

 

영화 속 감동을 더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 '박만수'라던지..

제가 알기로는 86년에 삼성팬들이 일으킨 해태 구단버스 방화 사건을..

롯데팬들이 일으킨 것으로 묘사해놓은점이나..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받지도 않은 상을 받은 것처럼 그려 놓은점..

그리고 실제로는 프로 선후배 사이이지만 영화에서는 고교 동창생으로 그려진..

김용철 선수와 최동원 선수의 관계 등등..

아무래도 영화로 만들다보니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허구로 재구성되었더라구요.. ^^;;

 

일단 영화 속 메인 에피소드인 5월 16일의 경기만 놓고 봐도..

최종 스코어만 실제와 같을 뿐..

득점 상황이나 출전 선수 명단, 두 투수의 경기 내용 등등..

대부분의 내용은 픽션으로 만들어졌답니다.. ㅎ

 

저도 그날의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영화를 보면서는 '와~ 정말 저런일이 있었어??'하면서 감탄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제 뒷자리에 앉으신 중년 신사분의 '뭐꼬?? 이거 완전 다 거짓말이네??'라는 혼잣말을 듣는 순간..

역시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허탈한 기분도 들더라는.. ^^;;

 

물론 거의 대부분 픽션으로 구성되어 있는 덕분에..

영화가 지루함 없이 더 집중해서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은 확실한 영화였어요..

하지만 그날의 두 선수의 대결을 기억하시고..

그날을 추억하기 위해 영화를 보실 분들에게는..

완전히 허구로 이루어진 이야기가 상당히 실망스러우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그날의 경기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적어도 이제 나이 지긋한 4~50대 신사분들이 되셨을테니..

영화의 재미와 흥행을 위해 전체적인 스토리를 픽션으로 꽉 채운 선택이 그리 나빠보이진 않네요.. ㅎ

충분히 재밌고 감동적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1987년 그날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은..

극장을 찾는 경우가 드문 고연령층이다보니 영화의 재미를 위해..

선수들의 실명 외에는 모두 픽션으로 채워 넣은게 충분히 이해도 되고 재미도 있었어요..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선수들의 실명을 사용하는 영화이기에..

실화에 가깝게 그려져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영화였네요.. ㅎ

 

30대 야구를 좋아하는 아저씨인 저도 자칫 영화속 이야기가 모두 진짜인줄 믿을뻔 했으니..

저보다 연령이 어린 10대, 20대나 야구에 관심이 없으신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영화 속 이야기만 보시구서는..

선동열 선수는 매일 술 마시고 운동도 열심히 안하는 천재 선수로..

김용철 선수는 고등학교 때 부터 친구를 시기하고 질투해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사건건 최동원 선수에게 욕하고 시비나 거는 그런 속 좁은 선수로 기억되실까 싶어..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

 

마전 개봉했던 '머니볼'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실화에 근거해 최대한 실제 이야기에 가깝게 만들어진 덕분에..

야구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꽤 지루한 영화라는 평이 지배적이라..

그다지 관객 몰이를 못한것을 생각해보면..

'퍼펙트 게임'처럼 완전히 허구로 재구성한 제작사 측의 입장이 이해가 되기도 하구요..

 

진실성이냐 재미냐..

영화를 제작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딜레마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래도 제 리뷰를 읽으신 분들은 영화 속 이야기만 보시고..

선동열 선수나 김용철 선수에 대해 오해하시는 일 없으시길 바라면서 리뷰 마칠께요.. ㅎㅎ

영화를 막 보고 나섰을 때는 만점을 주고 싶을 정도의 감동이었지만..

리뷰를 써 나가다보니 정말 실명과 몇가지 단편적인 사실 외에는 실제 이야기가 없는 것 같아..

별 2개 빼서 8점이에요.. ^^;;

그래도 리뷰 내내 말씀드렸지만 영화 자체는 꽤 재밌게 잘 만들어졌으니..

개봉하면 극장에서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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