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란 게 감독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결국 감독이 하라는 대로 배우는 다 그대로 하기 때문이다.
감독이 좋은 영화소재를 배려놓고 있구나 를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야구의 신 야구의 창조자 야구의 교과서 야구의 괴물 야구의 모든 것 이라
할 수 있는 고 최동원 선수와 선동렬 선수의 라이벌 을 그린 것인데
처음부터 아쉽게도 어수선하고 부산떨고 그러면서도 임팩트가 약하다.
군사쿠테타 후 국민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주도했다는 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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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테입이 범람해서 국민들 눈이 뿅 가고 밤낮 구별없이 신났고
날이면 날마다 술판 전국 방방곡곡 사방에서 부어라 마셔라 해댔고
프로야구 도입후 롯데 최동원 해태 선동렬의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서
마침내 국민을 미친야구몰이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왜냐하면 두 선수가 워낙
잘 던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마구 마구를 뿌리고 타자를 요리하는 초대형 몬스터였다.
부산 광주 롯데 해태 경상도 전라도
이렇게 어디서나 서로 부라리고 씨부리고 조사대는 이 지역 라이벌이
야구사에 길이남을 전설로 어깨대결을 하는 것이다.
바로 25년전 1987년 5월16일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에서 롯데 최동원의 돌직구를 그동안 단 한번도
게임에 출전하지 않았던 연봉 3백만원의 (3천이 아니라 연 3백) 해태의 박만수가
솔로홈런을 치면서 극적 2대2 동점을 만들며(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장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계속 마운드에 오르는 두 선수. 공은 회가 거듭할수록
오히려 더 스피드가 붙고 볼끝위력도 더 알차지는 놀라운 믿을 수 없는 괴력투를
선보인다. 그리고 15회말 2대2 무승부 로 4시간56분의 어깨혈투 두 남자의 투혼
한국야구역사상 가장 기억되는 경기가 끝난다.
최동원과 선동렬, 선동렬과 최동원은 서로 승자를 가리지 못한 채 1승1패1무의 기록
으로 영원히 야구사에 전설로 남으며 우리들 기억속에만 자리잡는다.
실제 경기는 많은 득점이 나는 난타전도 아니고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완전흥분경기도
아니고 또 뭐 큰 타이틀이 걸린 경기도 아니었고 단지 간만에 최동원과 선동렬의 맞대결
이라는 데 스포츠기자들의 관심이 있었는데 두 투수가 워낙 잘던져서 아마 전세계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그리고 이런 기록 다시 나오기 힘든 그런 대기록을, 15회까지 던지며
던질수록 투구내용도 더 좋아지고 투구속도도 더 빨라지는 그래서 타자들은 그날 완전
대굴욕의 날이었다는, 당시는 우리나라야구가 구원투수 교체투수 뭐 이런 개념이 아직
도입안된 상태라 투수가 부상으로 못던질 상황이 올 때까지 죽으라 던져야 했을만큼
투수의존도나 투수혹사가 아주 심했는데, 대기록을 달성했기에; 이런 자세한 내용은
당시 내용을 정리한 케이블야구방송의 다큐가 이 영화보다 훨신 더 재미있고 볼만하다.
사실 그날 경기는 완전 두 투수위주의 경기였기에 좀 지루했었는데 이걸 극복할려고
영화에서는 너무 내용을 오버하고 각색한 그래서 오히려 실화에 역효과만 초래한 거 같다.
항상 최동원을 따르고 그처럼 되고 싶어 했던 선동렬
항상 남이 보든 안보든 최선을 다할려고 했던 최동원
능글능글 어디서나 적응 잘했던 선동렬과 우직 강직 바른 말 하고 그래서
윗선들의 눈총도 받았지만 그래도 자기색깔 분명했던 최동원
하지만 아쉽게도 이점때문인가 롯데는 한참후엔 결국 최동원을 버렸다.
그리고 최동원 선수 사망후에 그를 추모하고 기리는 롯데. 이게 롯데다.
경기장에서 팬들의 응원문화를 차분하게 제 3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봐도 롯데가
다른 어느 팀들보다 쓸데없이 열렬하다. 매너가 없고 지저분하단 거다.
다른 팀이 이기고 있으면 경기장안에 뭘 투척하며 방해한다. 전통이다.
영화는 조승우 양동근의 배우적 개성을 잘 살리지 못한다.
또한 초중반 스포츠기자들이 이 선수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데
최정원의 역할도 많이 부족하다. 해설이 부산 최동원을 응원하는 듯 멘트를 날릴 때
엑스트라 전라도 팬이 욕설하는 게 오히려 기억에 남을 만큼이니 말이다.
결국 재밌는 스포츠영화란 차분할 때 차분하고 결정적일 때 좀 오버하는 연출로 가야하는데
여기선 차분할 때 오버하고 결정적일 때 차분하게 가는 바람에 마치 경기후 버려진 나뒹구는
쓰레기잡동사니 통처럼 그래 바로 그 통 의 모습으로 각본없는 드라마 스포츠의 진짜맛을
못느끼니 아쉬울 뿐이다. 차라리 선동렬의 개인사 50분, 최동원의 개인사 50분 그리고 마지막
20분-30분을 맞대결 경기로 찍었더라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가장 위대한 두 선수의 대결을 스포츠 영화지만 감동이 좀 약했고 야구경기의 흥분이 없고
그래서 젊은 층에겐 영화보기가 좀 고역일 수도 있겠다. 암튼 좀 부산스럽고
광주스러운 소음많은 구성이랄까, 최근 상영중인 머니볼과 완성도가 비교 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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