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바가 아니다.
어린시절 찰톤헤스톤 할아버지의 혹성탈출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원숭이가 지배하는 혹성을 탈출하려고 하지만 실은 그곳이 지구였다는 멋진 반전영화로
기억하는 나로서는 팀버튼의 혹성탈출은 뭥미?였다.
그러나 오늘 나는 또한번 충격에 휩싸이고 만다.
17일 개봉이라 기대감을 가지고 활이나 볼까싶어 예매싸이트를 뒤적이던중...
어이쿠나 오늘 하루 2회 상영함을 체크와 동시에 급예매 성공! ㅋㅋㅋㅋㅋ 대박!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사실 기대감은 없었다. 전혀 모르는 감독이었고, 한번의 실패를 목격했기에..
스파이더맨, 127시간으로 잘알려진 제임스프랭코만 믿고 갔다. 이넘 너무 멋짐.(남자인 내가 봐도 ㅋ)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원숭이 수렵씬이 펼쳐진다. 난 여기서 벌써 느낌이 왔다.
스피디한 편집과 박력넘치는 카메라워킹! 아무것도 아닌 장면임에도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나의 이러한 우려(?)는 무려 영화가 끝이날때까지 지속되고 마는데...
아니 끝나고 다시 자리에 털썩 주저앉게 만들었으니 ㅋㅋ (엔딩크레딧 올라간다고 바로 나가지 마세요 ㄷㄷ)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도 감독이지만 시나리오 작가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이거 감독이 쓴건가? ㅎㅎ)
이미 리메이크까지되고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이렇게 까지 밀도있게 그려내기는 절대 쉽지않다.
(물론 요즘 유행하는 프리퀄이니 리부트니 스핀오프격의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지만)
스토리의 전개가 작은공간에서 큰공간으로 점차 확장해 나가면서도 전혀 힘에 부치지 않았다.
오히려 빠른 속도감과 놀라운 상상력의 디테일들이 이야기의 몰입도를 증폭시켜 주었으며,
주, 조연, 원숭이(?) 할것없이 배우들의 개성넘치는 연기 또한 매우 훌륭했다.
인간과 자연, 순리와 역행, 과학과 윤리, 공존과 전쟁등 다양한 철학적 떡밥까지 던져주는
이 영화는 사기꾼 마감독의 트랜스지방3의 트라우마를 잊게 해준 고마운 영화로 기억될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겠지만은
나랑 이영화는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다.
난 알바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