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로 보고 왔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동네 비디오가게에 붙어 있던 유령가면의 살인마 포스터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몰래 보았던 공포 영화 스크림. 당시 전세계적으로 호러계의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왔고, 15년전 헐리우드에서 틴에이지 슬래셔 호러영화의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지금도 여전히 공포영화계에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수작.
거장이던 '웨스 크레이븐' 감독을 젊은층까지 팬을 확대시킨 이 영화, 시리즈물 3편을 마지막으로 아쉽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것도 그다지 좋지 않은 평과 함께)
15년이 지난 현재, 원작의 주연배우들과 감독 모두 그대로 다시 한번 그때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뭉쳤다.
10년전의 충격적인 Ghostface killer 연쇄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뒤 오랜만에 작가가 되어 고향을 되찾은 시드니. 듀이와 게일 등 그 사건을 같이 겪었던 사람들과의 재회도 잠시 다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Ghostface 살인마에게 다시 쫓기게되는 시드니, 하지만 이번에는 단지 그녀만이 목표가 아니였다. 바로 그녀의 사촌 '질'역시 타겟이었던 것. 사촌 '질'과 그녀의 친구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다시한번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하는 시드니.
요새 헐리우드 호러계에서 이런 살인마 슬래셔 무비가 장기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는 거의 없었다. '쏘우'처럼 반전스릴러가 흥행하고, '링'이나 '그루지'같은 아시아 리메이크작들이 그나마 선전을 하던 와중 얼마 전부터 80,90년대 슬래셔 무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나이트메어', '13일의 금요일', '피라냐' 등이 리메이크되고 있는 추세다. 그렇기 때문에 스크림 4번째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 컸다.
하지만 역시 온갖 충격과 자극적인 영상들이 줄비하는 요즘세대 호러계에서 아날로그적 방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나보다. 15년이나 지났지만 스크림 시리즈는 전혀 달라진게 없었다. 오히려 감독이 자기가 세워놓은 '오리지날'을 뛰어넘으려 계속 1편에 딴지걸고, 그 스타일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지루하기 짝이 없고, 헛웃음만 나온다. 요새 관객들이 어떤가? 3D로 피튀는 공포영화를 보고, 뒤통수를 치는 반전에 목말라 있으며 자극에 대한 레벨이 15년전과는 비교가 안된다. (나 역시도....)
이제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시드니와 게일, 듀이 그리고 더 늘씬하고 잘빠진 젊은 배우들이 중심이기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진다. 이렇게 대실망을 하고 후반부를 향해 지루하게 달려가는데.....
하지만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다행히 결말에서 빵 터져주었다. 살인마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뒤통수 얻어맞는 기분과 짜릿함! 부디 4편 이렇게 망치지 말아주세요라는 관객들의 기분을 엿보기라도 한듯이 후반 20분은 그 15년전 긴장감과 흥분을 선사한 스크림의 오리지널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스크림3편 이후로 3편의 공포영화를 제작했으나 모두 부끄러울만큼 졸작을 만들어 낸 탓에 이제 웨스 크레이븐의 시대도 가는구나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다행히 스크림 4가 조금이나마 그 명성을 지켜주었으면 한다. 개봉전과 개봉후의 놀라운 평점차가 왜 그런가 궁금했었는데 결말덕분이 아닌가 싶다.
Good:
- 'Hello, Sydney?" 를 기억하는가, 그들이 돌아왔다.
- 오리지널 1편의 법칙은 그대로 공존한다.
- 감독의 장기인 자기 영화 패러디, 이번에 오프닝에서 제대로 발휘한다
- 1,2,3 의 살인마의 정체는 잊어라. 그 어느때보다 충격적이다.
Bad
- 1편의 관객들 지금 애 딸린 주부, 가장입니다 감독님. 지금 신세대들 이런 자극으로는 택도 없어요
- 고작 후반20분에 터트리려고 한시간 반동안 그저그런 공포물을 견디라는거???
- 웨스 크레이븐, 박수칠 때 떠나라. 스크림4마저 망하면 얼굴 어떻게 드나....
- 시드니의 극 중 대사 "The first rule of remakes: don't fuck with the original" -> 말에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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