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는 논란을 몰고 다니는 감독인 모양입니다.
오래 전에 '도그빌' 이라는 영화를 비디오로 보며 이해하려고 두번이나 돌려받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가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작품이란 걸 최근에 알았습니다.
'안티 크라이스트(ANTI CHRIST)'
제목만 보면 반 기독교적인 내용의 영화로 추측되지요.
제목 끝, 영어 단어 'T' 를 여성을 상징하는 기호로 표시한게 의미심장해 보이기도 합니다.
'여성 비하' 내지는 극 중에 나오는 '여성 살해' 모티브나 이미지로 해석되네요.
영화 광고의 자극적인 카피와 포스터가 강렬하게 다가와, 왠지 꼭 보고 싶었습니다.
시사회 가기전에 잠깐 리뷰들을 보니, 난해한 종교 영화면서 자극적이고 잔혹한 장면 등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였습니다.
기독교, 성경 , 원죄의식 등의 사전 지식이 있어야, 영화 이해에 어느 정도 접근 할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더군요.
보는 내내, 영화 속 상징들을 이해하고 감독의 의도를 파악해 보려고 했던 것도 같습니다.
나에게는, 내공 부족, 이해 난망, 난공불락이었습니다.
신과 인간, 종교란 무엇인가! 철학 공부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네요.
그렇지만, 평점 1점 주면서, '1점 주는 것도 아까운 쓰레기' 라는 혹평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네요.
초반부, 성교 장면의 성기 노출이나 여주인공이 자학적으로 음핵을 절제하는, 후반부의 적나라한
장면들이 충격적이고 잔혹하지만, 주제를 살리려는 감독의 의도로 이해합니다.
그래도 많이 불편했지요.
생각보다 관객들이 나가는 분 없이, 차분히 관람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참 독특한 영화 한 편 또 봤다는 느낌입니다.
지금은 영화를 만들지 않는, 김기덕 감독 생각이 겹쳐지네요.
영화 엔딩 자막,
"이 영화를 '타르코프스키'에게 바칩니다"...(나는 이렇게 읽었는데 틀릴 수도 있음)
이 자막을 본 순간, 1990년대 초.중반쯤, 대학로 어느 극장에서 봤던
그 유명한 러시아의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충격적인 영화 '희생' 의 불타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구원에 관한 종교적인 영화였지요.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라스 폰 트리에' 가 '타르코프스키' 에게 보내는 '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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