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영화의 패턴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졌다. 웃길 것인가? 심각하게 제작비를 때려 넣을 것인가? 두가지이다. 전자는 참으로 고민없이 만들 수 있고 후자는 들어간 돈이 바로 홍보의 수단인지라 한국 영화의 앞날은 밝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가문의 영광'은 그 허접한 스토리 라인에도 불구하고 시트콤같은 상황 연출로 장면 장면에서 터지는 폭소에 옆사람의 등을 두드려가며 깔깔 댈수는 있겠으나 만화가 아닌 바에야 조폭 세 오라비들의 행각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라 큰 감흥이 오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한 컷, 한 컷은 기발하고 웃긴 상황으로 몰고 갔지만 그 컷들을 모아놓고 한편의 영화라고 우겨넣기에는 애초에 그 시놉시스가 너무도 부실했고 시나리오도 한참 수준 이하이다. 조폭영화에 러브스토리를 낑궈놓았다고 해서 그것이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다루었다던가, 김정은이 울부짖는 가족애를 강조하는 영화는 더더욱 아닐터 그저 한국영화사의 조폭이라는 시대의 조류에 한몸 내 던지는 그렇고 그런 '안전빵'인 영화가 되겠다.
그러나 앞에서도 몇번이고 이야기 했듯, 장면 장면의 폭소탄은 그럴듯 했다. 유동근의 손으로 내는 소리 연기나 발로 정준호를 툭툭 쳐대는 연기, 김정은의 본색드러나는 장면과 피아노 치는 연기등 몇몇 볼만한 장면들은 있었으나 여하간 이러한 속담이 제격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어차피 애초에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쓴다거나 감독의 영화혼을 불어넣을 생각이 없는 제작사의 기획의도대로 관객의 주머니나 털어보자는 상업영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제와서 '가문의 영광'만을 탓하자니 너무 그들에게 야박한 것이 아닌가?
조폭이라는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웃음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따뜻한 감동과 잔잔한 미소를 관객제위들의 가슴속에 깊이 박아 버릴 그런 영화는 언제 나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