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2010)
줄리아 로버츠는 여전히 사랑스러웠다. 나이를 먹었어도 말이다. 입은 여전히 컸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웃는 모습은 환하기 그지없다. 로마의 근사한 노상 식당에서 스파게티를 하나도 안 이쁘게 집어먹어도 어색하지 않고 사랑스럽다. 인도와 발리에 가서 한심한 방황을 해도 용서가 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등장했던 무시무시했던 살인범 역할의 느끼한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과 사랑에 빠져도 뭐 할 말이 없다. 그런데 한가지 영 켕기는 느낌 하나가 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고"자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 더 좋은 것을 "먹으"려고 하고, 더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이쁘고 잘 빠진 여자를 만날 때마다 "사랑하"고 싶어서 문제인가? 이 영화가 요즘의 한국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은 대목이 바로 그거다. 영화 한 편 가지고 왜 이리 난리냐고, 적당히 웃고 말라고 야단쳐도, 결혼생활에 불만이냐고 들이대도 할 말 없지만, 정확하게 짚고 넘어갈 것은 짚고 가자는 거다. 결국은 웃자고 하는 말이라도 말이다.
마음의 평정과 삶의 균형을 잡는데 이런 영화 한 편쯤은 봐줘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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