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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yghong15 2010-11-01 오전 8:14:16 765   [0]
히말라야 느림의 시간 속에서, 이방인인 자신을 발견하다, 라고 제목을 좀 거창한 듯하게 달아놓은 건, 일종의 존중 표현이지, 솔직한 진심은 영화는 일단 재미있고 봐야해.이다. 쌩뚱맞게 단 제목은 아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작년에 읽었던 바슐라르 저, <공기와 꿈> 속의 한 문장을 떠올렸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 책 푸른하늘 장에 나오는 것으로 기억되는 한 싯구이다.

(푸른 하늘은)

박없는 거울

영화는 정말 박없는 거울 같다. 산 깊은 곳에서 홀로 숨멎게 고요할 푸른 호수와 수면에 말없이 내려앉은 구름을 상상해보라. 그 적막. 정지된 시간. 나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이방인이 된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이토록 어느새 느림의 시간과 괴리된 삶을 살고 있었나? 뼈아프고, 좀 화도 났다. 영화는 거울이 되어, 내가 서 있는 시간의 좌표를 비춘다. 내가 서 있는 좌표가 마음에 안든다. 감독에게 질문하고 싶었다. 감독님, 이 영화를 관객들이 좋아할까요?

'최'라는 실직한 기러기 아빠는 불법이민자 네팔인 도르지의 유골을 가족에게 전달하기 위해 히말라야 해발 3000미터(그것보다 훨씬 높았던가?) 고지 마을을 찾는다. 히말라야를 걸어서 오르는 사이 탈진하고, 탈진한 채로 나귀 등에 짐짝처럼 실려서 마을에 당도한 최. 히말라야에서 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무력한 한 인간일 뿐이다. 투박한 피리소리에 맑은 마음을 담아낼 줄 아는 도르지의 어린 아들, 아내, 부모를 만난다. 도르지의 죽음을 차마 말할 수가 없는 최는 돈만 전달하고 한동안 그 집에서 머문다.

최는 그곳에서 이방인이다. 영혼이 머문다는 히말라야 고지. 최는 그곳에서 지친 삶을 치유할 수 있을까? 모른다. 자료를 보니, 엔딩 장면이, 얼마간 동화된 최가 자신의 짐짝을 질질끌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장면이라고 쓰여있다. 그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장면인지 몰랐다. 시력이 아주 나빠, 옅은 자막 글씨도 읽은 게 거의 없으니까. 최가 더 높은 곳으로 걸어올라가는 거라면, 아마도... 최는 작고 소중한 새 희망을 찾은 듯도 하다.

중간중간 네팔의 언어가 우리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피리부는 아들이 엄마를 부를때, /엄마/하고 부른 듯도 해서 혼자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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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2008, Himalaya, where the wind dw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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