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내내, 난 이상하게도 얼마전에 본 에릭 로메르의 4계절 이야기중의 <가을 이야기> 와 데이빗 린치의<인랜드 엠파이어>가 생각났다, 영화의 시작에 (인물이 제외된) 빈 공간의 배치와 4개의 이야기속에 시간에 뒤엉킴(난 이 영화의 순서를 재배치하고 보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깐, <주문을 외울날> 그 다음에<옥희의 영화> 그리고 그 다음에 <폭설후>, 그리고 <키스왕>을 놓고 보면 이야기에 풍성함이 더 확장되리라고 믿고 있지만, 홍상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폭설 후>를 맨 마지막에 찍은 다음에 이 영화에 구조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인 것이다. 그리고 겨울이라는 스산하고도 쓸쓸한 풍경, 난 불현듯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그리고 브뢰겔의 그림들이 생각났다. 홍상수가 이토록 인물의 뒷모습을 배경하고도 매치하도록 찍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동시에 슬픈 감정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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