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0만 관객이라...그것도 개봉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놀라운 일이었다. 정녕...ㅡㅡ; 유동근이 엄청 웃긴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그냥 요즘 나왔던 코믹 영화들이나 조폭 영화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극장으로 향했다.(물론 영화는 공짜였으므로 극장에 가서 보긴 했지만..^^;;) 별 기대는 안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워낙에 흥행이라고 하니 어디 얼마나 잼나나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얼만 안 있어...난 내가 왜 여기 들어와 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나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연기 변신을 했다던 유동근의 연기는 어색하기 그지 없었고, 무지 사랑스럽고 귀엽다던 김정은의 캐릭터는 평소 김정은이 맡았던 이미지와 거의 흡사해서 식상할 정도였다. 게다가 듣기 민망할 정도의 말장난과 욕설들로 도배된 대사, 그리고 조폭들의 과장된 모습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인내심의 한계를 가져오게 했다. 물론 재미있고 웃긴 장면들도 꽤 있긴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 영화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지는 정말 의문이었다. 게다가 전반전에 완전히 조폭 코미디로 일관하던 영화의 흐름은 후반부로 가면서 어색한 멜로 영화로 돌변했다. 차라리 그냥 코믹 영화로 일관했더라면 웃기라도 했을 영화를 굳이 왜 그런 식으로 어색하게 마무리를 하려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개성 있는 조연들의 감초 연기,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눈물어린(?) 노력이 엿보이기는 했으나 영화는 기존의 조폭 영화 콤플렉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동시에 설득력 있는 마무리 또한 내지 못한 것 같았다. 지난 해, 개봉했던 두사부일체나 조폭 마누라와 같은 조폭 코미디 영화 등이 높은 흥행 성적과 인기를 안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여론과 평론가들에게 비난 아닌 비난과 실망감을 가져왔던 파장을 떠올려 볼 때, 가문의 영광은 그 영화들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ㅡㅡ;; 코믹 영화, 조폭 영화라는 소재를 가진 영화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조금은 업그레이드 된 코믹 영화를 보고 싶다. 영화를 보는 동안 웃음보다는 식상함과 씁쓸함을 가져다 주는 코믹 영화라면 우리 모두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