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작 5분전에 상영관에 입장을 하는데,
직원분이 10~15분 후에 영화가 시작될거라길래 설마...? 하긴 했었다.
그런데 상영시간인 8시가 지나도 영화가 시작을 안하고, 전관 시사회였음을 생각하자
그 마음은 혹시? 하는 기대감으로 바뀌었고, 정말로 감독님과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내 자리는 영화관의 가장 끝 줄이었다.
도대체가, 시사회에서 괜찮은 자리에 앉아본 적이 없다니깐.
덕분에 최다니엘을 실제로 처음 보는 기회였는데 표정 한번 제대로 볼수가 없었다. ㅠㅠ
이민정과 박신혜는 멀리서 봐도 얼굴이 참 작고 정말 날씬한게 확실했고. ^^;;
생각지도 못했던 짧은 무대인사의 흥분과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 '해결사'에서도 어눌한 말투로 큰 웃음을 주었던 송새벽의 연기로 일단 관객들을 제대로 웃겨주고,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영화 '시라노'를 볼때 주인공 시라노보다 그 부하에게 더 감정 이입을 해서 봤다는 극중 상용 (최니엘)처럼, 팬심 때문인지 (그렇게 대단한 팬도 아니지만) 엄태웅보다 최다니엘의 배역을 더 응원하면서 보게되더라.
그 때문인지, 눈물을 삼키며 본인의 진심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전할수 밖에 없었던 엄태웅의 고백보다는, 상용의 간결한 마지막 한마디 '사랑한다' 는 고백이 더 와닿았던;;;;
상용이 시라노 에이전시의 각본대로 대사만을 읊기보다는 이제 그만 본인의 마음을 직접 이야기해주길 바라게 되고, 실제로 정해진 대사를 집어치우고 화를 낼때 오히려 처음으로 멋있어 보였고 마지막에 바닷가에서 진심을 담아 고백을 할때의 그가 멋져보였다.
하지만, 혹시라도 나처럼, '지킥'에서의 까칠하지만 더없이 멋졌던 훈남의사 이지훈의 모습을 기대하는 관객이 있다면,일단 그쪽면에선 마음을 싹 비우고 영화를 보시길. ㅎㅎㅎㅎ
촌스러운 외모는 둘째치고, 찌질한 성격의 잘나가는 "뻔드" 매니저 역할을 맡은 최다니엘의 모습이
적응이 안될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멋있어지는건 당연지사.
코믹하기만 했던 초반 이야기 전개와 중후반부의 진지함 사이의 갭이
적절하게 배합되지 못하고 다소 붕 뜬 듯한 감이 있긴 했고,
특히 엄태웅과 이민정의 옛 이야기가 엇물려 나올때에는 다소 루즈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즐겁게 웃으며 볼수 있었던 영화였다.
근데, 도대체 시라노 에이전시에 의뢰를 하면 견적은 얼마나 나오는거임?
한번 작전에 투입되는 인원과 장비들을 대충 따져도 일이백은 껌일텐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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